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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리사이클링 줌인]'2040년 87조 시장'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 개화하다[총론]전기차 밸류체인 기업 총출동, 성일하이텍·새빗켐 코스닥기업 시장 주도

박상희 기자공개 2022-11-03 08:09:09

[편집자주]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산업이 개화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2020년 전후로 확대되면서 2025년부터 폐배터리 시장이 본격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 규모는 2025년 3조원, 2030년에는 1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급부상하고 있는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31일 09: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전환점으로 전기차(EV)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맞물려 리튬이온 2차전지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다. 전기차 생태계 밸류체인은 최근 들어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으로 확장되는 모양새다. 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은 이제 막 개화 단계로, 2040년 글로벌 시장규모가 8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대표 배터리 기업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는 물론 자본력이 있는 기업들 상당수가 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국내에서 의미 있는 실적을 내고 있는 기업은 대기업군이 아니다. 올해 기업공개(IPO) 공모 시장을 뜨겁게 달군 성일하이텍, 세빗켐 같은 중소기업들이다.

◇리튬·니켈 가격 급등세,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시장 관심 증폭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은 배터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엔진이 내연기관의 심장이었다면, 앞으로는 배터리가 엔진의 역할을 대신한다. 전기차 원가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배터리 시장은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와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전기차의 배터리 수명은 10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평균 7~8년 주기로 배터리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전기차 배터리 교체 주기 도래에 발맞춰 폐배터리가 쏟아져 나온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기차 판매가 증가할수록 폐배터리 배출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2030년부터 전기차 폐배터리가 매년 10만개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출처: 성일하이텍

관련업계는 2025년부터 전기차용 폐배터리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용 배터리 재활용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5년 3조원에서 2030년 12조원, 2040년 87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기차의 심장으로 불리는 배터리는 매립과 소각이 불가능하다. 배터리 내부에 코발트, 리튬, 망간 등이 환경오염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전기차가 진정한 친환경차로 거듭나기 위해선 폐배터리 처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온 이유다.

여기에 최근 원자재 가격 폭등도 폐배터리 시장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실제 니켈과 리튬 등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광물의 경우 수요가 늘며 가격이 치솟고 있다. 코발트와 흑연 등 일부 광물은 중국을 비롯한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큰 상황이다. 특히 리튬의 경우 리튬이온 배터리에 반드시 필요한 소재지만 생산량을 단시간에 급격히 늘리기도 어렵고 리튬 정제 국가가 칠레와 중국으로 크게 쏠려 있어 공급 차질이 우려된다.

◇페배터리 재활용 산업, 美 IRA 수혜 전망, 국내 대기업 계열 속속 진출

특히 전 세계 각국에서 배터리 재활용 소재 사용 의무와 관련된 정책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2차전지 재활용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영향이 배터리 재활용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IRA법에 따르면 내년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리튬 등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를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공급받아야 한다.

미국은 지난해 ‘첨단배터리연방컨소시엄(FCAB)’을 구축했는데, 주목할 점은 단기·장기 목표에 모두 배터리 재활용 관련 정책 목표가 제시됐다는 점이다. 2025년까지 단기 목표에는 리튬·니켈·코발트·흑연 등 핵심 소재 회수율 향상이 담겼다. 2030년까지 장기 목표는 미국 내 배터리에 사용되는 원재료의 90%를 재활용 메탈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형성하겠다고 제안했다. IRA와 FCAB는 국내 기업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는 지점이다.

한국 정부도 폐배터리 관련 법제화를 서두르고 있다. 정부는 최근 폐배터리를 폐기물이 아닌 순환자원으로 인정하는 법안을 발표했다. 환경부는 지난 9월 자원순환기본법을 개정해 '순환자원 선(先)인정제'를 도입(연내 법 개정·내년 상반기 고시 제정한 뒤 이를 통해 전기차 폐배터리를 순환자원으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폐배터리가 더 이상 폐기물관리법의 규제를 받지 않게 되면서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향후 전기차에서 폐배터리가 쏟아지면 기술 및 규모의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이 주도권을 쥘 수밖에 없다. 전기차 밸류체인에 있는 기업들이 너도나도 시장 선점을 위해 달려들고 있다. 국내 대표 배터리 기업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가 이 시장에 뛰어들었음은 물론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가 손을 잡고 폐배터리 사업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 현대글로비스가 폐배터리를 수거해오면 현대모비스가 다시 이를 제조해 교체용 배터리에 활용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그밖에 에코프로씨엔지(에코프로 계열), 에네르마(GS건설 계열), 포스코HY클린메탈(포스코 계열) 등도 법인을 설립하며 사업화를 위해 공장건설 등을 시작했다. 기존 비철제련 강자라고 할 수 있는 고려아연, 영풍 등도 재활용을 통한 황산화제품 공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이제 막 개화한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실적을 내고 있는 업체는 많지 않다. 벨기에의 유미코아, 중국의 화유코발트, GEM, Brunp(CATL 자회사) 등 소수 업체만 기술력과 생산 시설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실적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와중에 국내 업체 중에선 성일하이텍과 세빗켐 등 코스닥 상장사가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의 주도주로 손꼽히고 있다. 국내 폐2차전지 재활용기업 중 처음으로 코스닥 시장 상장에 나선 성일하이텍은 지난 7월 치른 수요예측에서 국내 IPO 역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성일하이텍과 세빗켐은 상장 이후에도 안정적인 주가 추이를 그리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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