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리사이클링 줌인]성일하이텍 주주 다양성, 리스크 아닌 '든든한 우군'③2000년 성일하이메탈 창업 동지 엑시트 안해...삼성물산·삼성SDI 장기 보유할듯
박상희 기자공개 2022-11-07 08:21:01
[편집자주]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산업이 개화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2020년 전후로 확대되면서 2025년부터 폐배터리 시장이 본격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 규모는 2025년 3조원, 2030년에는 1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급부상하고 있는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2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재활용 업계 리더인 성일하이텍의 주요 주주(특수관계인 포함) 구성은 창업주나 오너일가 등으로 비교적 단순한 코스닥 기업과 비교된다. 삼성SDI, 삼성물산과 같은 전략적 투자자(SI)는 물론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가 포진해 있다. 2000년 창립 당시 종잣돈(씨드머니)를 보탰던 임무현 대주전자재료 회장 등도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된다.성일하이텍의 복잡한 주주 구성은 잠재적 지배구조 리스크가 아니라 든든한 우군 역할을 하고 있다. 2000년 성일하이텍의 전신인 성일하이메탈 설립 당시부터 함께 한 주요 주주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 삼성SDI 및 삼성물산을 비롯한 SI도 장기간 성일하이텍과 동행할 것으로 점쳐진다.
◇대주전자재료 오너일가 지분 투자 눈길...창업동지 이경열 사장도 13% 보유
성일하이텍의 전신 성일하이메탈은 모바일, IT기기 등 전자제품 제조과정이나 폐가전에서 나오는 금속재생재료를 처리해 금, 은, 팔라듐 등 1차 금속을 제조한다. 성일하이메탈에서 2차전지 원료 제조 관련만을 따로 분리해 2017년 3월 인적분할 하면서 탄생한 기업이 바로 성일하이텍이다.
성일하이텍의 주주구성은 성일하이메탈과 긴밀한 관련이 있다. 2000년 성일하이메탈을 창업할 당시 자본금을 넣었던 주주가 여전히 성일하이텍의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성일하이텍의 최대주주는 창업주인 이강명 대표이사로 19.58%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1992년부터 1999년까지 대주전자재료에서 근무했다. 이후 대주전자재료를 떠나 2000년 창립한 회사가 바로 성일하이메탈이다.
성일하이메탈 설립에는 여러 명이 자본금을 보탰다. 창업 동지인 이경열 성일하이텍 사장은 이강명 대표와 고등학교 동창이다. 이 사장은 성일하이텍 지분 13.4%를 보유하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동생으로 알려진 홍승표 성일하이메탈 대표도 창업 동지다. 홍 대표는 성일하이텍 지분 5.64%를 보유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대주전자재료 오너일가의 지분이다. 임무현 대주전자재료 회장을 비롯해 자녀인 임성지 씨, 임해지 씨가 성일하이텍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임 회장을 비롯한 대주전자재료 오너일가의 보유 지분은 성일하이텍 상장 전 4.58%를 보유했다. 상장 이후 지분율은 공모(신주모집) 과정에서 다소 희석됐을 것으로 분이다.
성일하이텍 관계자는 “이강명 대표가 대주전자재료에서 근무할 당시 그를 눈여겨 본 임무현 회장이 개인적으로 지분을 투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초 대주전자재료에서 투자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아 임 회장이 개인적으로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주전자재료 역시 2차전지 밸류체인에서 알짜배기 소재 기업으로 우뚝 섰다. 대주전자재료는 실리콘음극재 상용화의 길을 열면서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성일하이텍과 대주전자재료 간 매출 거래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계열사 '경영 참여 목적' 지분 보유, 1년간 보호예수 신청도
성일하이텍 주주 구성에선 SI의 존재도 두드러진다. 삼성SDI와 삼성물산 등이 SI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 기업은 성일하이텍 지분 13.8%를 보유하고 있다고 8월 공시했다. 삼성SDI가 보유한 지분 8.81%(104만8340주)를 비롯해 삼성물산(4.9%, 58만2430주), 삼성벤처투자(0.09%, 1만589주) 지분까지 한꺼번에 묶어서 신고했다. 삼성 계열사의 지분율(13.8%)은 성일하이텍 최대주주 이강명 대표이사 측(32.98%)에 이은 2대 주주에 해당한다.
특히 이들은 성일하이텍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후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투자가 아닌 경영 참여 목적으로 성격으로 신고했다. 또 상장 과정에서 특히 삼성SDI와 삼성물산은 성일하이텍 지분을 보유한 다른 투자자들과 달리 상장후 1년간 자발적으로 지분을 팔지 않겠다는 보호예수도 약정했다. 이를 감안하면 삼성 계열사의 성일하이텍에 지분투자가 단순히 시세차익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짐작케 한다. 향후유기적인 사업관계를 위한 우호지분 역할의 성격이 강하다.
삼성 계열사가 일찌감치 성일하이텍에 눈독을 들인 것은 앞서 가는 기술력 때문이다. 성일하이텍은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는 2차전지 재활용 시장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일하이텍은 국내 유일 습식제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성일하이텍의 최대 매출처(고객사)다. 성일하이텍이 폐배터리에서 양극재의 주요 원재료(코발트, 니켈, 리튬 등)를 뽑아내면, 이 원재료를 사 가는 곳이 바로 삼성물산이다. 작년 성일하이텍이 올린 매출액 1385억원 가운데 66%인 918억원이 삼성물산으로부터 나왔다.
성일하이텍이 뽑아낸 원재료는 삼성물산을 통해 전구체(양극재의 중간원료) 및 양극재 업체를 거쳐 최종적으로 배터리 제조회사로 흘러간다. 삼성SDI는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 중 한 곳이다. 삼성SDI → 성일하이텍 → 삼성물산 → (전구체·양극재 업체) → 삼성SDI 라는 순환형 사업구조가 이뤄지고 있다.
성일하이텍 관계자는 "삼성물산 등이 최대 매출처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삼성 계열사 측에서 장기 보유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다만 삼성SDI 등에서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경쟁사인 SK ON이나 LG에너지솔루션 측과도 직간접적으로 거래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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