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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금융 '차기 회장' 인선 시계 빨라진다 이번주 임추위 구성 마무리될 듯. 관 출신 낙하산 인사 가능성 커져

김형석 기자공개 2022-11-07 08:19:12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7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인선 절차에 돌입한다. 기존에 이달 20일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 예정이었지만, 내부에서는 최대 일주일 정도 앞당기는 것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차기 회장 인선은 안갯속이다. 앞서 탄탄한 경영실적을 기반으로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의 연임설이 돌았지만 보험개발원장과 수협은행장 등이 잇따라 관 출신 인사가 내정, 출마하면서 낙하산 인사 가능성에도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이달 14~18일쯤 임추위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다음주에 임추위원 구성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는 당초 20일쯤 임추위를 구성하기로 한 것보다 최대 일주일 이상 빨라진 셈이다.

현재 농협금융 임추위원장에는 함유근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이 밖에 사외이사 2명(이순호, 이종백)과 배부열 농협금융 부사장(사내이사), 안용승 남서울농협 조합장(비상임이사)까지 총 5명이다. 다만 임추위는 일정 등을 고려해 다른 위원이 추가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는 만큼 향후 구성원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당초 농협금융 안팎에서는 손병환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탄탄한 경영실적 때문이다. 농협금융의 실적은 손 회장 취임 후 고공행진 중이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출범 10년 만에 처음으로 순이익 2조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2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971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8247억원)대비 1470억원(8.1%) 증가했다. 3분기 중 당기순이익은 62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늘었다.

수익성 지표인 ROE와 ROA는 각각 11.03%(농업지원사업비 전 12.32%), 0.53%(농업지원사업비 전 0.59%)를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27%로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 개선됐다.

특히 농협금융은 경기 불확실성을 대비해 충당금 적립액이 1년새 2배 이상 증가했음에도 순이익은 오히려 늘었다. 농협금융의 올해 누적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51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2%(2677억원) 급증했다. 대손충당금 적립률 역시 177.23%에서 265.76%로 상승했다.

손 회장은 2012년 농협의 신경분리(금융과 유통사업 분리) 이후 첫 내부출신 인사인 점도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농협 한 관계자는 "농협금융 회장 자리는 은행장보다도 금융권 전반에 대한 이해력과 경영능력이 필요한 자리"라며 "농협 내부 출신으로 은행장을 비롯해 내부에서 손 회장 만큼 금융 관련 핵심 요직을 거친 인사를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금융권에 불고 있는 낙하산 인사 열풍은 손 회장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당초 민간 출신 인사 선임이 유력했던 주요 금융기관장에 잇달아 관 출신 인사가 선임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에는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에 최원목 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이 취임했다. 최 이사장은 행시 27기로 공직에 입문해 주(駐)영국대사관 재경관,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국장, 대통령비서실 국정과제1비서관 및 경제금융비서관 등을 지냈다. 이밖에 여신금융협회장에는 정완규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행시 34회)이, 보험개발원에는 허창언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선임됐다. 내부출신 인사가 선임된 것은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이 유일하다.

이어 차기 수장 선임을 앞둔 수협은행과 BNK금융 역시 관 출신 인선설이 돌고 있다. 수협은행은 지난달 말 차기 행장 후보를 공모했지만 5명 모두 민간 출신이 출마하자 추가 후보자 공모를 진행했다. 현재 추가 공모에 등록을 마친 신현준 신용정보원장(행시 35회)이 유력한 차기 행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최근 차기 회장 후보군에 외부 인사를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BNK금융은 지난 2018년 지주 사내이사와 지주 업무집행책임자(지주 사장 이상), 자회사 대표 중에서 내부 승계로 회장을 선임한다는 '최고경영자(회장) 경영승계 규정'을 통해 외부 인사를 제한해왔다. 이번 규정 변경을 두고 일각에선 관 출신 인사 내정설까지 돌고 있다.

그동안 농협금융이 정부 낙하산 인사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던 점도 관 출신 인사 선임설이 돌고 있는 이유다. 제로 이전에는 농협 출신인 초대 신충식 회장이 3개월 만에 물러난 뒤 신동규·임종룡·김용환·김광수 전 회장까지 모두 옛 재무부 관료 출신들이 수장으로 선임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 회장은 2년간 견실한 실적을 냈고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지원도 받고 있어 1년 연임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면서도 "최근 관 출신 인사가 주요 금융기관에 선임되고 있어 농협 내부에서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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