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 텔레콤 미션]하늘길 열린다…인프라·서비스 공략하는 통신 3사④UAM 실증사업 참여…기술 고도화, 국내외 경쟁력 갖춘 파트너 포섭 주력
이장준 기자공개 2022-11-15 13:13:06
[편집자주]
텔레콤(telecom)은 전기 통신 서비스 업체를 뜻한다. 하지만 통신사의 비즈니스는 단순히 통신망을 깔고 다달이 요금을 받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존 통신 기술을 고도화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이종산업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하려 한다. 각 사가 새로운 사업에 접근하는 전략과 경쟁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0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는 정부가 2025년 도심항공교통(UAM) 상용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도록 실증사업을 시작한 원년이다. UAM 시장은 2040년 국내에서는 13조원, 전 세계적으로는 6090억달러(830조3715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저탄소·저소음 기체를 활용하는 만큼 ESG 측면에서도 더없이 훌륭한 사업 아이템이다.물론 기체, 인프라, 서비스에 이르는 모든 영역을 단일 사업자가 아우르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에 통신사들은 인프라와 서비스에 집중하고 다른 산업군의 경쟁력 있는 파트너를 미리 포섭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CEO가 직접 주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미국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을 추가로 우군으로 끌어들였다. KT는 현대차그룹과 지분을 교환하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막 오른 K-UAM 시대, 컨소시엄 꾸려 도전장
UAM은 전기 구동 수직 이착륙 소형기체(eVTOL)를 활용한 항공 이동 서비스다. 국내에서는 2020년 6월 산학연관 40개 기관이 모여 'UAM 팀코리아(UTK)'를 결성했다. 지난해 3월 K-UAM 기술 로드맵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2월 그랜드챌린지(GC)에 지원할 6개 컨소시엄에 사전정보요청서(RFI)를 배포했다.
내년 8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2024년 4월부터 12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그랜드 챌린지 실증 작업 1·2단계를 진행하고 2025년 시범 지역을 대상으로 UAM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추후 2035년이 되면 UAM 이용이 보편화되고 자율비행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K-UAM 그랜드챌린지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비행시험장 우선 배정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또 1단계 참여자 가운데 성과를 거둔 기관에는 2단계 참여 우선권을 주고 상용화 시범사업 선정 시 우대한다.
이에 통신사들은 컨소시엄을 꾸려 실증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UAM을 안전하게 관제하기 위해 필요한 기체와 지상을 연결하는 안정적인 통신 체계 구축을 담당한다. 이들은 UAM 이착륙장(버티포트·Vertiport)을 구축하거나 기체를 개발하는 등 역할을 수행할 최적의 파트너를 찾았다.
SK텔레콤이 가장 선제적으로 움직였다. 작년 1월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 한국교통연구원과 UAM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올해 4월에는 여기에 한국기상산업기술원까지 SK텔레콤 컨소시엄에 합류했다.
SK텔레콤은 항공교통 통신 네트워크 모델을 실증하고 구축하는 역할을 맡았다. 여기에 관계사인 티맵모빌리티 역량을 더해 모빌리티 플랫폼도 구축하기로 했다.
KT는 현대자동차, 현대건설, 인천공항공사와 손잡고 컨소시엄을 꾸렸고 작년 11월 대한항공까지 여기 새롭게 합류했다. 지난달 KT는 국내 통신사 가운데 처음으로 UAM 전용 5G 항공망 구축을 완료하고 성능 검증을 마치는 성과도 거뒀다.
LG유플러스는 올해 5월 들어 카카오모빌리티, GS칼텍스, 제주항공, 파블로항공,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LG유플러스는 드론 솔루션·서비스 전문기업 파블로항공과 교통관리시스템을 공동개발·연구한다. 영국의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가 기체를 제작하고 GS칼텍스가 버티포트를 구축하고 제주항공이 운항 서비스를 제공한다.
◇CEO가 직접 신사업 이끄는 SKT…모빌리티 혈맹 구축한 KT
SK텔레콤은 유영상 대표 체제로 전환된 후 UAM 시장 선점에 상당한 힘을 싣고 있다. 그는 'SKT 2.0' 비전에서 새로 업을 정의하며 5대 사업군 중 하나로 기존 지상교통 등 물리적 요소를 지능적으로 연결하는 '커넥티드 인텔리전스(Connected Intelligence)'를 꼽았다. 이에 UAM 사업추진 TF를 꾸리고 직접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국내 컨소시엄 외에 해외에서도 든든한 파트너를 만들었다. 올 2월 미국의 UAM 기체 제조사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과 전략적 업무 협약을 맺었다. 조비는 UAM 기체인 evTOL의 최장 비행기록을 갖고 있고 미국 연방항공국(FAA)의 상업 비행용 허가인 G-1 인증을 가장 먼저 받았다.
양사는 CEO 주도로 정기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조비의 기체를 도입해 국내 UAM 서비스 초기 실증 영역에 필요한 연구 데이터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
KT는 업무 협약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시장 공략을 위한 '혈맹'을 맺었다. 같은 컨소시엄에 소속된 현대차그룹과 자사주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상호 지분을 취득했다. 양측은 한국자율주행산업협회 이사회로 공동 활동하는 등 모빌리티 관련 긴밀한 협력을 이어왔다.
KT와 현대차그룹은 인공위성 기반의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Advanced Air Mobility) 통신 인프라 마련에도 나선다. KT는 자체 통신위성과 연계해 AAM 운항에 필수적인 관제 및 통신망 구축 등을 담당하고 현대차그룹은 기체 개발과 버티포트 건설 등의 역할을 맡는다.
추후 KT그룹 내 미디어·콘텐츠 계열사들이 만드는 콘텐츠가 현대차그룹의 차량 인포테인먼트 플랫폼과 연동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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