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코난테크놀로지 2대 주주 등극 노림수는 자체 기술력·인력 탁월, AI 서비스 컴퍼니 변신…포털보다는 메타버스 등 미래 시너지 기대
이장준 기자공개 2022-11-01 13:09:53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8일 11: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이 자회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가 보유한 코난테크놀로지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로 등극했다. AI&디지털 인프라 서비스 컴퍼니로 전환하는 과정에 필요한 기술력과 연구개발(R&D) 인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다.코난테크놀로지는 과거 SK커뮤니케이션즈와 포털 검색 등 시너지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AI 기술의 확장성을 고려할 때 SK텔레콤과 궁합이 더 잘 맞으리라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은 성장형 AI 서비스 에이닷(A.)과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운영하고 도심항공교통(UAM) 시대를 준비하고 있어 코난테크놀로지와 협업할 접점이 많다.
◇코난테크놀로지-SK커뮤니케이션즈 검색 솔루션 시너지 약화
SK텔레콤은 27일 224억원을 들여 코난테크놀로지 지분 20.77%를 장외 취득했다. 그동안 완전 자회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가 보유하고 있던 물량이었다.
이번 인수로 SK텔레콤이 코난테크놀로지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아울러 양사는 AI 기술협력을 포함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1999년 4월 설립된 AI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검색엔진과 비정형 빅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와의 인연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검색사업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이듬해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하는 네이트, 싸이월드 통합검색 솔루션을 제공했다. 여기 힘입어 2009년 기업검색솔루션 시장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네이트와 싸이월드 시너지가 크지 않자 SK커뮤니케이션즈는 종업원지주회사(EBO) 방식으로 싸이월드를 분사시켰다. 네이트도 포털로서 경쟁력이 약화했고 네이트의 메신저 네이트온 역시 카카오톡 등 다른 SNS에 밀려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코난테크놀로지로서는 SK커뮤니케이션즈와 시너지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신 SK텔레콤과 협력할 경우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도 SK텔레콤과 협력을 강화하고 이번 매각 자금을 바탕으로 자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코난테크놀로지, 확장성 기대되는 AI 기술력 보유
코난테크놀로지는 오픈소스가 아니라 자체 AI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크게 자연어를 처리하는 텍스트 AI와 영상을 분석하는 비디오 AI 영역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텍스트 AI로는 AI 강화 검색, 분석, 챗봇 등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국세청, 잡코리아 등이 코난테크놀로지의 빅데이터 검색 엔진 솔루션을 활용했다.
방송사 대선 개표방송 온라인 선거 결과 예측에 활용되는 다양한 분석 툴도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다. SK하이닉스의 기업 통합 업무 지원 챗봇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이들 분야에서 1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비디오 AI 부문은 크게 AI 기반 영상 처리와 음성 처리로 구성돼 있다. 자체 개발 딥러닝 프레임워크를 통해 국방 및 보안 분야에 특화한 영상 처리 역량이 있어 3대 주주(7.8%)인 한국항공우주(KAI) 역시 항공기의 고장 사전 예측 및 사고방지에 이를 활용한다.
AI 기반 음성 처리 기술로는 음성 인식 및 합성 엔진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음성 데이터로 디지털 자산 일종인 보이스 스킨(Voice Skin)을 제작하거나 개인화 음성을 합성하거나 사용자 목소리를 인물 별로 구분해 인식할 수 있다.
지난해 코난테크놀로지는 비디오 AI 영역에서 2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는 텍스트 AI와 구축형 중심 사업 비중이 크지만 점진적으로 비디오 AI와 구독형 중심 사업으로 성장할 계획을 안고 있다.
이 같은 자체 개발 AI 기술은 미래 시장으로 확장성이 기대된다. 엔터테인먼트, 로봇, 메타버스, 국방, 항공우주, 디지털 트윈, 자율비행, UAM 및 드론에 이르기까지 타깃 가능한 시장이 무궁무진하다.
◇AI 기반 서비스 SKT 2.0 비전과 결 맞아
코난테크놀로지의 성장 방향은 SK스퀘어와 분할 이후 홀로서기에 나선 SK텔레콤의 비전과도 결이 맞다. 유영상 대표는 'SKT 2.0'을 선포하며 △유무선통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아이버스(AIVERSE) △커넥티드 인텔리전스(Connected Intelligence) 등 5대 사업군으로 업을 재정의했다.
이를 기반으로 AI&디지털 인프라 서비스 컴퍼니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최태원 회장 역시 올해 SK텔레콤의 무보수 미등기 회장직을 맡으며 AI 사업과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에 힘을 싣고 있다.
SK텔레콤은 2016년 9월 국내 최초로 한국어 AI 비서 '누구(NUGU)'를 선보였고 지난해 3월에는 AI 전략 태스크포스(TF) '아폴로'를 신설했다.
올 들어서는 5월 야심작인 성장형 AI 서비스 '에이닷(A.)'의 오픈 베타 버전을 출시했다. 초대형 AI 기반의 언어 생성 모델 GPT-3를 기반으로 SK텔레콤이 한국어 특화 버전을 자체 개발해 B2C로 처음 내놓은 AI 서비스다.
사용자가 직접 캐릭터와 음성을 선택할 수 있고 지속적인 교감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에 맞춘 개인화 서비스로 업그레이드된다. 최근에는 취향에 맞춰 영상 콘텐츠를 알아서 보여주는 'A. tv'와 'A. 게임'을 업데이트했다.
여기에 코난테크놀로지의 검색 기술과 음성 합성 기술을 활용해 에이닷 기능을 차별화하고 품질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양사는 실무 TF를 구축해 시너지를 낼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의 AI 반도체 자회사 사피온과도 협력해 신규 B2B 시장 창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도 코난테크놀로지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다. 아바타의 목소리는 다른 플레이어와 소통이 필수적인 메타버스에서 중요한 요소다.
코난테크놀로지 역시 다양한 음성 API를 출시해 '코난 보이스 플랫폼'을 구축해 메타버스 시장에 진출할 계획도 갖고 있다. 단일 및 다화자 음성 합성 및 개인화 음성 합성 API는 이미 개발을 완료했고 감정표현 음성 합성이나 화자 인식 API도 개발하는 중이다. 유명인이나 특정 개인의 목소리를 분석해 억양이나 감정 등을 재현할 수 있어 음성 비서, 게임 등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 도심항공교통(UAM) 부문에서 협업할 여지도 있다. 이미 코난테크놀로지는 KAI의 항공기술과 융합해 디지털 트윈(물리적 자산을 가상 공간에 동일하게 구현하는 기술)에 도전하고 있다. UAM, 무인기 자율비행, 항공우주산업 등 진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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