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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텔레콤 미션]사이버보안 위협 확대에 '양자암호' 키운다⑤AI, 블록체인 등 접목 가능…SKT·KT 'QKD' 방식, LGU+ 'PQC' 독자노선 접근법 차이

이장준 기자공개 2022-11-16 11:14:19

[편집자주]

텔레콤(telecom)은 전기 통신 서비스 업체를 뜻한다. 하지만 통신사의 비즈니스는 단순히 통신망을 깔고 다달이 요금을 받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존 통신 기술을 고도화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이종산업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하려 한다. 각 사가 새로운 사업에 접근하는 전략과 경쟁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4일 11: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문자 그대로 네트워크 위에 모든 것이 이어지는 초연결시대를 앞두고 사이버보안 위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2030년께 본격 상용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기존 보안 시스템은 무력화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통신사들은 양자컴퓨터로도 '뚫리지 않는 방패' 양자암호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양자암호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등 신사업과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먹거리로도 손색이 없다.

다만 접근법에는 일부 차이가 있다. SK텔레콤과 KT는 양자키분배기(QKD, Quantum Key Distributor)로 대표되는 하드웨어 역량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반해 LG유플러스는 소프트웨어 성격이 강한 양자내성암호(PQC, Post-Quantum Cryptography)를 주력으로 한다.

*출처=SK텔레콤(위), LG유플러스(아래)

◇SKT, IDQ 인수 이후 '3대 넥스트 빅테크'로 힘 실어…양자보안 폰 성과

"메타버스와 AI반도체, 양자암호를 시작으로 본격화될 SKT 2.0의 해외 진출은 ICT 강국 대한민국이 차세대 글로벌 ICT 시장을 리드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올 초 MWC22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양자암호를 주요 미래 먹거리로 보고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앞서 2018년 SK텔레콤은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를 인수했다. 이후 유럽과 북미, 아시아 주요 국가 통신·금융·공공망에서 양자암호통신 이용 사례(Use Case)를 쌓았다. 현재는 SK스퀘어 산하로 편입됐지만 여전히 SK텔레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 말 SK텔레콤이 제안한 QKD 기반 네트워크 통합관리규격 표준이 유럽전기통신표준화기구(ETSI) 산하 산업표준그룹에서 승인되기도 했다. QKD는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제3자가 해킹할 수 없는 암호키를 만들어 송신자와 수신자에게 나눠주는 기술을 말한다.


지난 2년간 SK브로드밴드, 유알정보기술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과기정통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주관하는 디지털 뉴딜 사업을 수행하기도 했다. 공공·의료·산업 분야 총 17개 기관에 양자암호통신 시범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하며 레퍼런스를 쌓았다. 통신 3사 가운데 SK텔레콤의 수주 실적 점유율은 절반을 넘는다.

나아가 국내 강소기업과 손잡고 양자암호 에코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케이씨에스와 함께 양자난수생성기(QRNG)와 암호통신 기능의 반도체를 하나로 합친 '양자암호 원칩'을 개발하고 있다.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팹리스) 비트리와는 차세대 QRNG 칩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SKT-IDQ-비트리 컨소시엄은 2020년 세계 최초 QRNG 칩을 상용화에 성공했고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A 퀀텀'에 내장됐다. 올 들어 세 번째 양자보안 폰인 '갤럭시 퀀텀3'를 선보였다.

◇KT, 독자 기술 고도화…한화시스템·안랩 등 협력 체제로

KT 역시 2017년부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양자암호통신 공동 연구를 수행했다. 2019년에는 세계 최초로 양자암호 네트워크 상용 시험망 구축에 성공하는 성과도 거뒀다.

올 5월에는 국내 통신사 최초로 국내 최장거리인 1km 구간에서 무선 양자암호 전송에 성공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300m 구간에서 연구가 진행됐는데 한강 동작대교 북단에서 남단까지 1km 구간을 검증했다. 자유공간에서 양자전송과 장거리 정밀지향 등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7월에는 양자암호 전용회선 서비스를 출시하고 공공분야와 단체,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B2B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사진=KT 융합기술원 연구원들이 한강에서 무선 양자 신호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양자암호를 접목할 수 있는 사업군에 있는 기업들과 협력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월 한화시스템과 함께 항공·우주용 양자암호통신 기술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해당 기술을 확보하면 산악, 해상, 공중은 물론 오지에서도 안정적인 보안통신을 제공할 수 있다. 방산과 위성을 비롯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차 등 미래 인프라에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8월에는 안랩과 양자암호에 기반을 둔 가상사설망(VPN) 기술을 상용화했다. KT 융합기술원이 2020년 개발한 특허 기술을 토대로 구현했는데 기존 유선 중심에서 무선으로 활용성을 넓혔다는 의미를 지닌다. 추후 양사는 양자암호 VPN 구독형 서비스 출시하고 공동 마케팅도 추진하기로 했다.

나아가 KT는 최근 양자암호통신에서 양자 채널을 일원화하는 장비를 개발했다. 기존에는 고객의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회선과 양자 신호를 전송하는 회선 등 광케이블을 한 쌍으로 구축해야 했다. 이를 일원화하면서 구축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LGU+, 양자내성암호 외길…외부 환경 영향 적어, 가격 경쟁력 우위

LG유플러스는 하드웨어 기반인 양자키분배기(QKD)를 활용하는 SK텔레콤, KT와 다른 길을 택했다. 소프트웨어 성격이 강한 양자내성암호(PQC)에 집중하고 있다.

PQC는 기존 암호키 분배 방식을 사용하지만 복잡한 수학 알고리즘을 사용해 해독을 어렵게 만든다. 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와 비교해 연산속도가 1000만배 빠르지만 양자컴퓨터로도 해독하는 데 무한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앞서 2019년 말 LG유플러스는 서울대학교 산업수학센터, 크립토랩과 함께 양자내성암호(PQC) 기술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듬해 6월 세계 최초로 PQC 광통신장비를 개발했고 산업 의료 분야에 시범서비스를 제공했다. 기술을 고도화한 끝에 올 4월 국내 최초로 PQC 전용회선 서비스를 출시했다.

*사진=LG유플러스 직원들이 양자내성암호 기술이 적용된 광전송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PQC 서비스는 기술적으로 거리 제약이나 태풍, 기온 상승 등 외부 환경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 전송장비 자체에 키를 전달하는 알고리즘을 직접 집어넣어 고객이 쉽게 쓸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특히 경제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보안 키를 보낼 별도 장비를 만들지 않아 고객의 환경에 물리적 장치가 추가되지 않는다. 이를 기반으로 시장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지닐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로서는 QKD와 PQC 가운데 특정 기술의 우위를 논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금융사나 게임 및 플랫폼,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등 영역에서 보안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들 3사가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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