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人사이드]강신숙 신임 수협은행장 취임 첫 과제는공적자금 상환 뒤 체질개선 본격화…이사회 및 지배구조 개편도 추진해야
김형석 기자공개 2022-11-18 07:05:40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7일 1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신숙 수협은행장(사진)이 임기를 개시한다. 수협은행 사상 두 번째 내부 출신 행장이자, 첫 여성 행장으로 선임된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막중하다.수협은행은 공적자금을 전액 상환하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몸집을 키우고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도 준비하고 있다. 공적자금 상환에도 당국 추천인사가 이사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이사회 개편을 통해 경영 독립도 과제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재무 구조를 개편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수협은행은 지난 17일 주주총회를 열고 차기 행장으로 강신숙 은행장을 선임했다. 그의 임기는 18일부터 2년이다.
강 행장은 더벨과 통화에서 "내부에서 연속으로 행장이 선출된 것은 뜻깊게 생각한다"며 "협동조합 은행의 정체성 회복과 100년 은행의 기틀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 행장이 당면한 첫 과제는 유동성 리스크 해소와 수익성 확대다. 수협은행의 지난 6월 말 기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20%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은행이 30일간의 잠재적인 유동성 위기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제약조건 없이 활용 가능한 고유동성자산을 충분히 보유토록 한 지표다. 다만 문제는 중장기(1년) 유동성 지표인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이다. 같은 기간 수협은행의 NSFR은 103%로 당국 규제 하한선(100%)보다 3%포인트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국내 은행의 평균 NSFR(1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수협은행이 NSFR을 높이기 위해서는 예·적금 등 예수금을 대거 확보하거나 은행채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서야 한다.
자본건전성 역시 은행권 중 가장 낮다. 지난 6월 말 기준 수협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은 13.26%다. 같은 기간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평균 자기자본 비율(17~18% )보다 4~5%포인트 낮은 수치다.
수익 다변화도 필요하다. 수협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1206억원) 대비 9% 증가한 1315억원을 기록했다. 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4007억원을 기록한 결과다. 다만, 수수료이익 등 비이자이익에서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230억원 손실에서 올해는 285억원 손실로 오히려 적자폭이 커졌다. 특히 이 기간 기타영업손실은 429억원에서 467억원으로 확대됐다.
중장기적으론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본격화해야 한다. 수협중앙회는 최근 공적자금 조기상환 기념식을 갖고 금융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수협중앙회는 수협은행으로부터 연간 700억~800억원의 배당금을 받아 오롯이 공적자금 상환에 활용했다. 공적자금 상환이 마무리된만큼 해당 자금을 활용해 지배구조 개편과 사업 재편에 나서야 한다.
수협은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 체제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수협은행에 증권 자산운용 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를 더해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수익성을 높일 방침이다. 비은행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작업엔 다양한 M&A가 검토될 전망이다.
이사회 구조 개편도 필요하다. 수협법과 수협은행 지배구조내부규범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이사회 구성에 사실상 정부가 관여하고 있다. 수협은행 이사회는 은행장을 비롯해 사외이사 4명, 비상임이사 2명 등 7명으로 구성된다. 사외이사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해양수산부, 수협중앙회가 각각 1명씩 추천한 인사들로 배치된다. 비상임이사는 예보와 수협중앙회 측 인사로 꾸려야한다.
이중 사외이사 4명이 모두 이달 말 임기가 종료됐거나 이달 말 만료된다. 이달 말 임기 만료되는 이사회 구성원은 한명진·김성배·정왕호 등 사외이사 3명이다. 한명진 이사는 기획재정부장관 추천 사외이사다. 이 밖에 김성배(금융위원장 추천), 정왕호(수협중앙회장 추천) 이사도 임기가 종료된다. 해양수산부장관 추천 사외이사인 김종실 이사는 지난 5월7일 임기가 만료됐지만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았다.
강 행장 체제 하에서 이사회 구성을 새롭게 하고 조직 다지기에 나서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협은행은 같은 협동조합 금융기관인 농협보다 단순한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수익 창출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금융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수익 확대를 통해 금융 계열사 인수를 위한 실탄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수익성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지배구조에서는 당국의 간섭이 크다"면서 "여기에 중앙회가 배당 확대를 추진할 경우 은행 부담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