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수백억 손실 이화운용 펀드, 엑시트 과정 '설왕설래' 대규모 손실 책임 전가…선관주의 의무여부 쟁점

조영진 기자공개 2022-11-30 08:46:11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5일 14: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펀드 판매사의 구상권 청구를 추진중인 가운데 이화자산운용이 현지 운용사에 대규모 원금손실에 대한 책임을 돌리고 있다. 펀드로 투자한 일본 부동산 관리회사가 대주단에 협조해 자산 강제매각을 도왔다는 주장인데, 집합투자업자로서 이화자산운용이 선관주의 의무를 다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금융투자는 이화자산운용에게 구상권 청구를 추진하고 있다. 펀드 판매사로 투자자 보호차원의 선제적 보상안을 제공하긴 했지만, 이번 원금손실 사태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운용사의 책임이 상당하다는 입장이다.

대출만기 연장 실패로 편입자산이 강제 매각되는 과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와 추가 인수의향자의 경쟁을 통해 매각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스토킹호스 방식 등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는 것이 판매사 주장이다. 아울러 대출만기 바로 다음날 즉시 이뤄진 자산 매각에 대해 수익자는 물론 판매사도 관련 계획을 전혀 공유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이화자산운용은 편입자산의 관리를 실질적으로 맡아온 현지 자산운용사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대주단이 로드스타 캐피탈 측에 편입자산을 임의 매각하는 과정에서 현지 자산관리사인 '세빌스 에셋 어드바이저리(SAA)'가 적극 협조했다는 주장이다.

SAA가 자산 강제매각 과정에서 공개 및 경쟁 입찰을 실시하지 않고 대주단의 수의계약에 협조했기 때문에 더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없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SAA에게도 책임을 묻겠다며 일본 현지 법무법인을 통한 민형사상 법적조치를 예고한 상황이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SAA는 강제 매각에 앞서 한 차례 공개입찰 공청회를 진행, 약 40개사에 자산매입의향서를 거둬들이고 7개사로부터 CA(비밀유지확약서)를 제출받는 등 매매가 산정에 공을 들인 것으로 관측된다. 이 중 3개사가 구체적인 매입가를 제출했고 현지 금융기관인 L사가 약 36억엔의 가장 높은 매입가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공개입찰 공청회에서 로드스타 캐피탈이 가장 높은 금액을 써냈기 때문에 이후 강제매각 과정에서 대주단이 로드스타 캐피탈과 계약을 바로 진행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두고 이화운용이 SAA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강제매각 이전 SAA가 주관해 이뤄진 공개입찰 공청회에 이화운용 측은 배석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편입자산 선정도 자문사를 통해 진행했을 뿐만 아니라 첫 해외부동산 펀드의 매각마저 현지 운용사에 맡긴 터라 이화운용의 현지관리가 미흡했다는 의혹을 쉽게 떨쳐내기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화운용은 대규모 원금손실에 대한 책임을 SAA측에 묻겠다는 상황이지만, 아직 어떠한 법적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사안에 대해 이화자산운용은 공식적인 답변을 피했다.


한편 일본 부동산에 투자해 손실이 발생한 이화자산운용의 펀드는 '이화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30호'다. DB금융투자와 한화투자증권이 각각 184억원, 17억원어치씩 판매해 200억원을 모집했고 현지 담보대출로 350억원을 추가 조달했다. 펀드 편입자산인 '네스트호텔 도쿄 한조몬'의 매입가는 약 500억원이다.

일각에선 도쿄올림픽을 앞둔 시점이라 매입가에 일부 프리미엄이 붙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네스트호텔의 평가가치는 꾸준히 하락하기 시작했다. 임차인의 경영악화로 분배금 지급은 일찍이 중단됐고, 최근 담보대출 만기연장마저 실패하면서 약 358억원 가격에 강제매각된 상황이다.

이화운용은 담보대출금 350억원을 상환하고 남은 8억원과 예비금 명목으로 보유 중이던 20억원을 수익자들에게 분배했다. DB금융투자 창구를 통해 184억원을 납입한 수익자들은 매각분배금으로 24억원을 수령, 약 160억원의 원금손실을 입었다. 국내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이 수령한 최종수익률은 마이너스(-) 85.4%다.

이에 DB금융투자는 대규모 원본손실 펀드의 판매사로서 최근 일부 피해보상을 실시했다. 수익자 전원과 손실금의 40%를 보상해주는 자율협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지며, 지급한 피해보상금 규모는 약 60~70억원으로 추산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