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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성과평가]이영창 신한투자증권 대표, 라임사태 발빠른 수습...사옥매각 타이밍 '굿''초대형 IB로 도약+고객과의 신뢰 회복' 큰 숙제

오찬미 기자공개 2022-12-12 15:14:57

[편집자주]

코로나19 확산 기간 증권사들은 역대 최대 실적을 줄줄이 갈아치웠다. 실적에 힘입어 대부분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재선임에 성공했다. 올해는 업황 부진과 함께 정반대 상황이 연출됐다. 14개 증권사, 15명의 CEO들의 임기가 올해로 끝난다. 어려운 가운데 호실적을 거둔 곳도 존재하지만 대부분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 더벨은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증권사 CEO들의 경영 행보를 돌이켜 보고 향후 전망에 대해 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7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대표(사진)가 이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라임운용사태' 위기를 빠르게 수습하며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업적을 쌓았다. 그렇게 재임에 성공했지만 올해 또한번 인사평가 시험대에 올랐다.

올해는 신한투자증권이 사옥을 적기에 매각하는데 성공해 고금리 시대에 내부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시티은행 출신 스타PB들을 영입해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강북과 강남에 센터를 구축한 것도 그의 역량이 빛난 부분이다. 다만 '초대형 IB'로의 도약, 그리고 고객들에 대한 신뢰 회복은 남겨진 숙제다.

◇라임사태 구원투수, 리더십·전문성 높은 평가

이영창 대표는 2020년 신한투자증권 대표로 취임했다. 당시 라임 사태의 책임을 지고 전 경영진이 갑작스럽게 물러난 상황에서 신한의 새 인사 키워드는 '쇄신'이었다. 대우출신인 이 대표는 그렇게 내부 쇄신의 과제를 안고 지난 2년간 대표직을 수행했다.

WM부문 전문가인 그는 특히 라임 사태가 초래한 문제를 꾀하기에는 적임자였다. 당시 신한은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독일 헤리티지 DLS를 통해 고객 손실이 발생하며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이때문에 고객 신뢰 회복이 가장 시급한 과제였다.

이 대표는 리테일, 딜링, 기획 등 다방면에서 자신의 역량을 나타내면서 차분한 리더십으로 신한투자증권을 이끌었다. 내부통제 시스템을 정비하고 조직과 인력을 쇄신하면서 체질을 개선했다.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상품 심사를 제조단계에서부터 강화하는 한편 운영 리스크 전담 조직을 새로 만들었다. 금융감독원이 분쟁 조정 결과를 발표하기에 앞서 라임펀드 투자자에게 원금 손실의 최대 70%를 먼저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보상안을 내놓으며 빠르게 경영을 정상화했다.

덕분에 이 대표는 2021년 12월13일까지인 임기를 꽉 채우고 2022년까지 1년 더 연임하는 데 성공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체제에서 자회사 CEO 임기는 '기본 2년+연임 1년'을 보장하고 있는데 이 기간을 꽉 채우며 그동안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내부 평가를 받은 셈이다.

◇사옥 적기 매각으로 자본 확충 성공

재임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주어진 임기는 끝났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고객 신뢰를 받기 위해서도 신한투자증권은 그동안 좋은 성과를 냈던 이 대표가 안정적으로 경영을 이어가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

최근 금융당국이 헤리티지 펀드에 대해서도 전액배상 권고 결정을 내린 가운데, 이에 대해 고객들의 신뢰 회복을 위한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 아직 '초대형IB' 인가라는 큰 숙제도 남겨져 있다.

2022년 이영창 대표는 지난 2년간보다 더 많은 경영 성과를 냈다. IB부문 강화를 위해 올 초 대우증권에서 함께 일했던 김상태 사장을 각자 대표로 직접 추천해 호흡을 맞추며 IB 진열을 재정비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신한투자증권의 사옥 적기 매각이다. 부동산 시장이 정점이던 올해 7월 이지스자산운용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컨소시엄에 여의도 사옥을 6395억원에 매각했다. 자본 확충이라는 결실이 올 3분기 재무제표에 반영되면서 신한투자증권은 49조3727억원의 총자본을 통해 몸집을 55조원 이상으로 키울 수 있게 됐다.

신한투자증권 내부 관계자는 "신사업 추진해야 할 게 많은데 건물 매각으로 자본이 확충돼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졌다"며 "부동산 경기가 그나마 괜찮을 때 매각을 잘 해서 대내외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창립 20주년 또 한번의 쇄신, 역량 집결 자산관리서비스 구축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사명도 신한금융투자에서 신한투자증권으로 변경했다. 사명 변경과 함께 기업의 문화와 사업 방향도 개선하고자 노력했다.

내부적으로 AWS(아마존웹클라우드서비스)를 구축해 디지털 컴퍼니로서의 기반을 갖췄다. 매해 3년동안 당기순이익의 10%씩을 IT부문에 투자하겠다고 선포하고 디지털화를 진행중이다.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신한 콩클라베'를 열어 주니어보드(과장급 이하의 젊은 실무자들)가 낸 안건을 적극 수용하며 수평적 문화도 앞장서서 확립하고 있다.

그의 전문성이 집결된 성과도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청담과 광화문으로 금융센터를 확장 이전해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강남·강북 금융 메카를 확립했다. 씨티은행 출신의 스타 PB 20여명을 데려와 자산관리 시너지를 꾀했다. 당시 증권사에서 인재영입 경쟁이 붙었는데 이 대표가 자산관리 부문에 정통하다 보니 PB들이 필요로 하는 자산 배분 전문가 등 자원 제공을 약속해 설득에 성공했다.

앞선 관계자는 "덕분에 회계사, 변호사, 세무사, 부동산 전문가, 해외 투자 전문가 등 자산 배분 전문가 집단을 한 팀으로 묶어 원스톱으로 컨설팅이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됐다"며 "이 부문에 잔뼈가 굵은 이 대표가 본인의 역량을 살려 출범한 본부"라고 설명했다.

오는 8일 신한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현재 조용병 회장이 연임에 성공해 차기 회장으로 낙점되면, 이 대표의 재임 여부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이달 열리는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에서 신한투자증권 사장이 최종 결정된다.

이 대표는 지난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PI본부, 경영지원본부, 리테일사업부를 거쳐 자산관리(WM) 사업부문 임원으로 장기간 근무했다. 2013년 12월까지 준법감시본부 부사장을 맡았다. 2020년 신한투자증권에 합류한 이후 2022년 연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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