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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기 바이오 시장, VC 포트폴리오 관리도 변화 임상 순연·인력 감축·해외임상→국내임상 등…"아껴야 산다"

임정요 기자공개 2022-12-13 08:15:43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8일 17:2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바이오텍들의 조달 환경이 팍팍해지면서 벤처캐피탈 등 투자사들의 포트폴리오 관리도 엄격해지고 있다. 임상 계획을 최소화하거나 인력을 줄이더라도 당장의 비용 절감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국내 바이오 VC 심사역들은 8일 "임상은 한번 시작하면 비용 지출을 조절하기 어려우니 되도록이면 천천히 돌입하고, 비임상 시험도 여유를 갖고 시작하라는 가이드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환자 투약을 개시할 경우 중도에 멈출 수 없기 때문에 되도록 사전 계획을 잘 짜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들은 "임상 계획에 대한 승인만을 목표로 하는 회사들도 적지 않아 보인다"며 "일단 임상 승인만 받아두고 투자 분위기가 풀리면 그때 펀딩을 통해 임상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투자금이 확보될 때까지 선두 파이프라인 외 다른 파이프라인은 가능하면 비용집행을 하지 말라고 제안하고 있다"며 "CRO·CDMO에는 미안한 말이지만 그쪽으로 나가는 비용들도 가능하면 집행을 지연하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했다.

기존에 해외 임상을 준비하던 회사는 국내 임상으로 계획을 수정해 환율 부담을 줄이려는 모습이다. 직접 개발 대신 조기 기술수출이나 공동개발을 통해 개발비 부담을 완화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투자 유치 과정에서도 변화된 분위기가 감지된다. 대주주 지분율 하락 우려 때문에 밸류에이션을 낮춰 펀딩하는 걸 꺼려했던 바이오텍들도 의사결정을 바꾸고 있다. 운영자금 조달 역시 주식 발행이 아닌 제3의 대안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 바이오 VC 심사역은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주식을 발행하는 것 보단 액수가 적더라도 정부과제 등을 통해 연구비를 마련하는 방식도 있다"며 "바이오텍의 특성상 유형자산이 아닌 기술특허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IPO 등 회수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금이 있는 VC들도 선뜻 후속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시리즈 조달에 성공한 바이오 업체들 상당수는 VC가 아닌 투자사나 일반 기업들을 통해 자금을 모집했다.

바이오 투자사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회사들로부터 월별 자금상황을 공유받고 있다"며 "핵심은 현재 얼마의 통장잔고가 있건 가진 돈으로 최소 2023년 말까지 버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거다"로 말했다. 이도저도 안되면 결국 연봉 삭감이나 인원 감축이라는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1년 사이에 국내 비상장 바이오텍에 근무했던 C-레벨 임원 상당수가 회사를 떠난 것으로 파악된다. 바이오 VC 심사역은 "자금 조달 여건이 올해보다 내년 좀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상장 바이오텍 중에서도 상장 유지 조건을 맞추지 못해 퇴출되는 사례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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