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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김신근 현대투자파트너스 이사, '버블·금융위기' 경험하며 역량 키운 테크 전략가인프라·PEF·VC 등 투자 경험, 하이즈항공·NFC·텔로팜·라이드플럭스 등 선제 발굴

이종혜 기자공개 2022-12-12 08:15:17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7일 1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투자파트너스는 테크 초기기업 투자에 집중해온 벤처캐피탈(VC)이다. 주주 구성 측면에서 보면 현대그룹의 신사업발굴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CVC로 볼 수 있지만, 다른 곳과 달리 재무적투자자(FI) 역할에 주력해왔다.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사)로 최근 5년간 테크 투자 토대를 닦아왔다. 투자 전문성을 고도화한 주역이 바로 김신근 이사다.

벤처투자에도 10년 위기설이 제기되곤 한다. 올해부터 투자 환경이 급격하게 달라지면서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제 위기의 '파고'를 모두 경험해 본 심사역이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이사는 업계에 일찍 입문하면서 IT버블과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직접 경험했다. 이를 통해 투자 전략에 변주를 주는 경험을 해봤다. 김 이사는 '기술 기업'의 중요성을 체득했다.

성장스토리 : 엔지니어 출신, 은행·자산운용·VC·PE 등 리스크 관리 '탄탄'

김신근 이사(사진)은 12년차 테크 전문 심사역이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기계항공공학부를 졸업했다. 김 이사는 한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병역특례를 경험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삼성전자 CTO 전략실로 입사해 개발혁신센터에서 시스템 기획 업무를 2년간 담당했다. '엔지니어'보다 경영에 관심이 생긴 김 이사는 2008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대학에 입학했다.

이후 김 이사는 자본시장을 경험하게 됐다. 시기는 본격적으로 다운스트림이 시작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다. 신한은행 IB그룹 프로젝트투자부에 입사해 전남 FI 자동차 경주장 PF 사업, 부산정관 에너지 등 SOC(사회간접자본) 인프라 투자를 경험했다. 특히 이때 선제적 '리스크' 관리부터 경험했다.

김 이사는 대형 프로젝트와 투자, 리스크 관리 경험을 쌓으며 어느 '한 부분'보다는 사업의 전 과정을 모두 볼 수 있는 VC에 매력을 느꼈다. 기업의 성장 과정에 함께 호흡하는 ’생생한‘ 모습이 좋아보였기 때문이었다. 2010년 LB인베스트먼트에서 처음으로 벤처투자를 경험했다.

2015년에는 JB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표펀드매니저 겸 본부장으로 기회를 얻어 자리를 옮기게 됐다. 기술가치평가에 기반한 PEF펀드, 800억원 규모의 TCB펀드 등을결성했다. 이 펀드를 이용해 화장품 소재 기업인 엔에프씨(NFC)에 40억원 투자해 회사가 상장하면서 멀티플 4배 정도 회수에 성공했다.

현대투자파트너스가 2017년 신기사로 변모하면서 새롭게 합류했다. 그간 테크 분야에 전문성을 쌓은 김 이사에게 초기기업을 발굴할 수 있는 최적의 하우스였다. 김 이사는 하드웨어, 기술기업 위주로 투자를 집행했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는 △라이드플럭스 △와이엠텍 등이다.

◇투자철학:차별성을 갖춘 핵심 기술 경쟁력 확보

김 이사의 투자 원칙은 명확하다. 핵심 요소 기술을 보유한 회사 위주로 발굴했다. 현재까지 약 50여개의 기업에 투자했다.

현대투자파트너스에서도 테크 투자를 전담하고 있다. 김 이사는 사람은 변하기 때문에 더욱 기술에 대한 투자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회사와 기술적 차별성을 갖춘 '밸류체인' 기업에 주로 투자해왔다.

예를 들어 화장품 소재 전문 기업 엔에프씨(NFC)가 대표적이다. 2016년 투자 검토 당시 코스메틱 브랜드들이 급성장하던 시기였다. 이른바 마케팅을 잘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가 많이 집행됐을 때다. 김 이사는 엔에프씨의 기술력에 주목했다. 다른 브랜드와 달리, 국내 화장품소재업계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췄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난용성 물질인 세라마이드를 수용화하는 기술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계면활성제인 레시친을 유화하는 기술도 독자 개발했다. 이런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기초화장품, 자외선차단제의 주원료인 세라마이드, 레시친, 레시틴 등을 생산했고 기업공개(IPO)에도 성공했다.

김 이사는 좋은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요건으로 3가지를 꼽는다. 그는 "좋은 심사역이 되기 위해선 통합적인 사고, 커뮤니케이션 능력, 겸손함 등이 필수적이고 이 태도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트랙레코드1 : VC 단독 발굴 스마트팜 '텔로팜', 글로벌 시장 공략

스마트팜 텔로팜은 김 이사가 VC업계에서 최초로 발굴한 스타트업이다. 이정훈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교수가 창업한 텔로팜은 반도체 가공기술을 이용한 머리카락 두께의 반도체 탐침센서를 식물에 부착해 식물의 수분 흐름 속도, 병충해 감염 등을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텔로팜은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한 브라질 커피농장, 뉴질랜드 키위, 아보카도 농장 등으로 진출했다. 이를 통해 UAE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하며 ICT와 농업의 접목을 통해 혁신적인 미래농업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김 이사는 2019년 텔로팜을 첫 발굴해 10억원을 투자했다. VC업계에서는 첫 투자였다. 이후 텔로팜은 HB인베스트먼트 등 유수의 VC로부터 30억원을 후속투자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김 이사는 후속자금을 모으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텔로팜 비즈니스에 필요한 해외 고객사를 연결, 기존 포트폴리오 기업과 상호 간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텔로팜은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를 미래 승부처로 보고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와인과 각종 과일, 아몬드부터 대마초까지 대규모 농업이 이뤄지는 캘리포니아에서 농장 단위로 계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 엘니뇨·라니냐와 같은 기후 변화로 물 부족이 심각한 캘리포니아에서는 물을 줄이는 기술이 간절히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트랙레코드2 : 수중 선박 청소로봇 타스글로벌, 친환경 테크 대표

친환경 수중 선박 청소로봇 기업 타스글로벌에는 팔로우온을 집행했다. 2019년에 초기에 10억원을 투자하고, 2020년 10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김 이사는 타스글로벌 역시 차별화된 기술력에 매료돼 후속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타스글로벌은 가장 경제적이며 친환경적인 수중 선박 청소로봇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해다.

타스글로벌은 선박 운항 효율을 끌어올려 친환경 기술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로봇 기술을 활용해 선체 부착물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수중 선박 청소로봇은 기존 선박(300~350m) 표면 청소 때 7명의 잠수사를 투입해 1주일 정도 걸리는 작업시간을 8시간 만에 더 깨끗이 청소를 완료할 수 있다. 로봇청소 장치로 선박 밑바닥에 붙은 따게비 등 오염물질 제거 작업을 할 때 나오는 오염물질과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지 않고 모두 필터로 빨아들여 정화 작업을 하는 장치다.

부착물이 제거되면 선박 무게가 감소해 운항 효율이 오르게 되고 이산화탄소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이 업체는 로봇의 수중 자율 운항 기술과 딥러닝 기반의 선체 구조 분석 기술을 접목했다.

타스글로벌 역시 부산항에 들어오는 HMM, 에버그린 등 고객사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19개국에 30여개 특허를 출원했다. 이와 함께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

◇업계 평가 및 향후계획 : 도래할 기술 전망 투자자, 스마트HIP4호 대표 펀드매니저

올해 신규 펀드인 스마트HIP 4호(370억원)을 결성했다. 김 이사는 처음으로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았다. 현재 첫 투자처를 검토 중이고 연내에 첫 투자를 계획 중이다.

특히 김 이사는 언맨드, 즉, 비대면 디지털 전환에 주력하고 있는 기업을 발굴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 팩토리, 헬스케어 등을 중심으로 무인화가 발생하고 있는 곳을 비롯해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 섹터로 단단한 투자를 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 김 이사를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투자 철학' 고수하고 있는 전문 심사역으로 평가한다. 한국성장금융에서부터 김 이사를 지켜본 김민엽 현대투자파트너스 신임 대표는 "김 이사는 향후 사회가 변화하면서 도래할 기술에 대한 기준점을 갖고 전문적인 투자를 해왔다" 라며 "테크 기업을 초기에 선제적으로 발굴해 긴호흡으로 밸류업을 돕는 파트너고 리스크 관리에도 능하다" 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현대투자파트너스에게는 '성장' 변곡점이 되는 해다. 그간 기술중심 기업에 초기투자에 주력하며 기반을 다져왔다면, 지난 10월 김민엽 신임 대표 체제가 되면서 그로스 이후 단계까지 투자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펀드 사이즈도 800억원 이상으로 늘려 중·후기 팔로우온 투자를 적극적으로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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