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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3사는 지금]SK브로드밴드, IPO 숙제는 어떻게 풀까④FI '5년 내 상장' 조건, 신규 투자자 유치도 가능…밸류업 청사진 필요

이장준 기자공개 2022-12-20 14: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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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미디어 산업 지형을 흔들면서 유료방송 업계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 등 업권은 구분되나 사실상 같은 고객군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 계열 대표 사업자 SK브로드밴드, KT스카이라이프, LG헬로비전은 최근 각기 다른 성장 전략을 꺼내 들었다. 이들 3사가 그동안 걸어온 길을 짚어보고 주요 사업 경쟁력과 미래 먹거리 등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6일 12: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브로드밴드는 2015년 SK텔레콤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상장 폐지됐다. 하지만 머지않아 다시 기업공개(IPO)를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티브로드와 합병할 때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이며 5년 내 상장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아직 시간은 남아있지만 여유를 부릴 순 없는 상황이다. 케이블TV 가입자 규모는 날이 갈수록 줄고 있고 인터넷TV(IPTV) 역시 언제까지 성장을 담보하기는 어렵다. 데이터센터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절실한 이유다.

물론 IPO가 여의찮으면 신규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이 역시 유선통신·유료방송 사업을 넘어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청사진을 인정받을 때 가능한 시나리오다.

◇SKB, FI 엑시트 과제…미뤄진 IPO 재개 언제쯤

2019년 2월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은 기업가치 제고 및 미디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양사 종속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을 추진하겠다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논의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최종 합병 승인을 받아 2020년 4월 딜이 종결됐다.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 티브로드동대문방송, 한국디지털케이블미디어센터 등 3사를 흡수합병했다. 이때 미래에셋대우(현 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이 FI로 4000억원(지분 8%)을 투자했는데 추후 5년 이내에 IPO를 통해 구주매출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조건이 붙었다.

FI는 IPO에 무산에 대비해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과 동반매각요청권(드래그얼롱)도 획득했다. IPO가 차질을 빚으면 FI는 드래그얼롱을 통해 최대 주주인 SK텔레콤의 지분도 함께 제3자에게 팔 수 있다.

이 경우 SK텔레콤은 경영권을 잃게 되므로 이를 피하려면 FI 지분을 되사야 한다. SK텔레콤은 만기수익률 기준 3.5% 수준의 수익률을 보장했다. IPO를 성사하지 못하면 FI가 제공한 원리금을 SK텔레콤이 떠안아야 한다.


하지만 2020년 예정됐던 SK브로드밴드 IPO는 코로나19 등 이유로 미뤄졌다. 나아가 당시 SK브로드밴드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해 기존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제도를 폐지하고 감사 제도를 도입했다. 남찬순·김선구·오윤·정갑영 등 사외이사들이 물러난 자리에 김진원 감사가 부임했다.

이는 당분간 IPO를 추진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 상법상 자산총계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이사회 과반을 사외이사로 채워야 하므로 사외이사 제도 구축은 상장을 위한 선결 조건이다. 추후 SK브로드밴드가 다시 감사 제도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제도로 전환한다면 IPO 재개 시그널로 볼 수 있다.


◇신규 투자자 유치도 가능…성장 비전 인정받아야

SK텔레콤으로서는 IPO를 통해 FI에 보장한 수익률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합병 직전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기업가치는 각각 3조6000억원, 1조3000억원 수준을 인정받아 단순 합산 밸류에이션이 5조원가량 된다.

2025년까지 FI 엑시트를 보장해야 하나 아직 SK브로드밴드는 잠잠하다. IPO를 하기에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올해 SK스퀘어 산하의 SK쉴더스와 원스토어도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가치를 충분히 평가받지 못한다고 판단해 IPO 추진을 철회하기도 했다.

물론 IPO 외에 새로운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방안도 있다. 다만 다른 FI를 찾는 것은 기존 FI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보장해줘야 하기에 SK텔레콤의 부담이 커질 뿐이다.

결국 성장에 대한 비전에 공감하는 장기 파트너를 구해야 할 전망이다. SK쉴더스 역시 현재 스웨덴 발렌베리그룹 계열 사모펀드(PEF) 운용사 EQT파트너스로부터 투자 유치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단순 FI가 아니라 SK스퀘어와 공동 경영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2019년 말 IPO를 위해 '금융통'인 최진환 전 ADT캡스(현 SK쉴더스) 대표를 CEO로 선임하기도 했으나 최근 SK그룹 인사를 통해 교체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양사 CEO를 겸하기로 했다. IPO가 됐든 신규 투자자 유치가 됐든 유 대표는 SK브로드밴드의 기업가치를 제고할 청사진을 보여줘야 하는 미션을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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