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 '아시아→북미' LG생건 글로벌 노하우 이식하나 북미 M&A 전문가, 아시아 넘어 해외 판로 확대 기대
변세영 기자공개 2022-12-21 08:05:55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0일 10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 모태인 롯데제과에 LG생활건강 출신 이창엽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앉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 체제에서 LG생활건강은 중국에 치우친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북미로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근거로 업계에서는 롯데제과가 LG생활건강의 글로벌 노하우를 전수해 신(新)시장인 북미 개척에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그룹은 최근 2023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 부사장을 롯데제과의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1967년생인 그는 30년 이상 글로벌 소비재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다. 1993년 한국P&G를 시작으로 Hershey(허쉬) 한국 법인장, 한국코카콜라 대표 등을 역임했다.
무엇보다 이 대표의 경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부분은 북미사업이다. 2019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LG생활건강에서 사업본부장(COO)과 미국 자회사인 '더 에이본 컴퍼니' 대표를 거쳤다. 중국 의존도를 낮춰 단일국가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북미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LG생활건강 사업본부장이었던 이 대표는 M&A(인수합병)를 통해 빠르게 북미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2019년 미국 더에이본(구 뉴에이본)을 인수하고 2020년 피지오겔 아시아북미지역 사업권, 지난해에는 미국 헤어케어 브랜드 보인카 등을 각각 인수했다. 올해 4월에는 1억2000만 달러(1460억원)를 투자해 미국 색조브랜드 더크렘샵 지분 65%를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이 대표가 합류함에 따라 롯데제과가 LG생활건강의 글로벌 방향성을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LG생활건강이 중국에서 북미로 활로를 넓힌 것처럼, 롯데제과도 크고 작은 M&A를 통해 아시아를 넘어 북미지역에서 입지 확대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제과는 1990년대 후반부터 일찌감치 중국에 진출하며 해외사업을 시작해 왔다. 일례로 지난 2011년 롯데지주의 식품계열 해외출자 내역을 살펴보면 롯데차이나푸드, 롯데칭다오푸드, 산동펑청삼강식품유한공사 등 중국 4개 지역에 각각 생산법인과 이를 총괄하는 지주사를 세우고 전문적으로 관리했다. 그러다 2017년 사드 사태가 터지면서 중국 내 식품사업 규모가 작아졌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제과 종속기업 현황을 보면 칭따오 법인 1개만 남았다.
중국 외에도 싱가포르, 인도,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미얀마 등에 법인을 두고 아시아 지역에서 활발한 해외사업을 전개한다. 반면 글로벌 식품 격전지인 북미에서는 업계 경쟁사에 비해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 CJ제일제당을 비롯해 풀무원, 대상 등은 일찌감치 북미로 눈을 돌렸다. 지난 7월 신세계푸드도 대체육 법인 배러푸드에 출자하며 발을 내디뎠다. 반면 롯데제과의 경우 북미지역에서 단순 사무소 형태로 사업장을 운영하는 것을 제외하면 아직 뚜렷한 활동이 없는 상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신임 대표가 글로벌 사업 전문가인 만큼 롯데제과가 글로벌 종합식품회사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해외 사업확장, 브랜딩 제고, 조직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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