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PE 애뉴얼 리포트]유니슨캐피탈, 메디트 매각으로 '유종의 미' 눈앞엄지·디홀릭커머스 투자 광폭 행보, 3호 신규 펀드레이징 돌입
서하나 기자공개 2022-12-27 08:20:14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3일 08:3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유니슨캐피탈(UCK, 이하 유니슨)은 올해 중견·중소기업 중심 투자 전략을 고수하면서 포트폴리오 밸류업과 메디트 매각 등에 주력하며 숨가쁘게 달려왔다. 특히 연내 메디트 매각이 성사될 경우 상당한 차익이 예상돼 과거 공차에 이은 두 번째 성공 신화를 쓸 전망이다.유니슨은 올해 2호 블라인드펀드를 80% 이상 소진하면서 3호 펀드 결성 작업에 착수했다. 내년에는 기존 포트폴리오의 밸류업에 한층 드라이브를 걸면서 펀드레이징, 투자처 발굴 등 활발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F&B·패션플랫폼 투자, 중견·중소기업 타깃 집중
유니슨은 올해 3월 냉동만두와 냉동밥으로 유명한 엄지식품을 인수하며 힘찬 출발을 했다. 엄지식품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마영모 회장의 보유 지분 99.5% 중에서 70%를 30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이다. 엄지식품은 1989년 국내 최초로 냉동 손만두 제조를 시작해 CJ, 대상, 이마트, 동원, 하림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유니슨은 엄지식품의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판매 채널을 다양화하면 추가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해 인수를 결정했다. 앞서 커피 원두 제조사 학산(테라로사), 온라인 신선식품 플랫폼 오아시스 등에 투자하면서 식음료(F&B) 산업에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베팅에 영향을 끼쳤다.
두 번째 투자처는 일본에서 패션 플랫폼을 운영하는 디홀릭커머스가 낙점됐다. 유니슨은 11월 디홀릭커머스의 지분 60%를 400억원에 사들였다. 이에 따라 디홀릭커머스의 지분 100% 기업가치는 600억원으로 평가됐다.
디홀릭커머스는 2001년 설립된 1세대 한국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한국에서 다홍(DAHONG)이란 소형 여성 패션몰을 연 것을 시작으로 2006년 중국에서 '쓰상치이', 2008년 일본에서 '디홀릭' 등 패션 플랫폼을 오픈했다.
유니슨은 디홀릭커머스의 일본 내 브랜드 인지도, 월간 250만명에 이르는 방문자 수(MAU) 등을 높이 사 인수를 추진했다. 인수 과정에선 우여곡절도 겪었다. 사실 유니슨은 약 3년 전 디홀릭커머스를 눈여겨 보고 경영권 인수를 추진했으나 최종 무산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상황이 뒤바뀌었다. 추가 성장을 위해 자금 조달이 불가피해지자 인적, 전략적, 자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유니슨을 찾아가 인수를 제안했다. 유니슨은 바이아웃 투자에 강점이 있는 하우스인 만큼 즉각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사업 재정비 작업 등을 단행했다.
◇'8000억 규모' 3호 블라인드펀드 결성 착수
그러는 사이 2호 블라인드펀드는 빠르게 소진됐다. 펀드 소진율은 디홀릭커머스의 투자를 포함해 80%까지 올라섰다. 유니슨은 2019년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우정사업본부 △행정공제회 등을 주요 기관투자자(LP)로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했다. 투자 기간은 2023년까지로 소비재·건강기능식품·서비스 분야를 타깃으로 삼았다.
유니슨은 2019년 12월 2호 펀드의 첫 번째 포트폴리오로 치과용 3D(3차원) 스캐너 전문회사 메디트를 인수했다. 메디트 지분 50%+1주를 3200억원에 인수하면서 블라인드펀드에서 900억원을 활용했다. 이후 에프앤에스리테일(브랜드명 사뿐)의 경영권 지분 약 70%를 인수했고, F&B 브랜드 SCBH(브루클린더버거조인트, 효도치킨)를 약 300억원에 인수했다. 이밖에 교통단속 및 CCTV 시스템 기업 토페스(TOPES), 신선식품 배송업체 오아시스,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테라로사'의 운영사 학산에도 잇달아 투자했다.
유니슨은 하반기 국민연금의 우수운용사 선정을 시작으로 3호 블라인드펀드 결성의 닻을 올렸다. 이 펀드의 목표 결성액은 기존보다 약 3000억원 커진 8000억원으로 잡았다. 국민연금은 유니슨의 1호 블라인드펀드가 청산 전임에도 IRR 12%를 넘어서면서 최소 2000억원에서 2500억원 사이의 출자를 약속했다. 국민연금으로부터 운용 역량을 인정받으면서 내년 본격적으로 타 LP를 확보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사다난한 메디트 매각, 제2의 공차 신화 쓸까
유니슨은 하반기 메디트 매각을 추진하면서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냈다. 8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매각 주관사로 참여한 메디트 본입찰엔 칼라일·GS그룹,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블랙스톤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하며 흥행했다. 이후 칼라일·GS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며 속도를 냈다.
하지만 11월 칼라일·GS그룹에 부여한 우협기간이 연장되지 않으면서 새 국면을 맞이했다.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임박한 상황에서 촉박하게 주어진 우협 기간과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 등이 거래 불발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후 메디트 인수 기회는 조단위 드라이파우더를 보유한 MBK파트너스로 넘어갔다. 삼정KPMG는 수개월 전부터 주요 고객이자 오랜 파트너인 MBK파트너스에 메디트 인수 제안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MBK파트너스는 카카오모빌리티와 메가스터디교육 등 매물 인수를 우선적으로 검토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서 메디트 인수전으로 눈을 돌렸다.
업계에선 MBK파트너스의 메디트 인수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점치고 있다. MBK파트너스의 경우 올해 동진섬유를 마지막으로 이렇다 할 인수 기록이 없었다. 유니슨 역시 두 번 연속으로 협상이 결렬되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니슨은 연내 SPA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거래가는 2조원 중반대가 유력하다. 만약 이번 메디트 매각이 성공할 경우 유니슨은 수천억원 규모의 차익을 올릴 예정이다. 과거 공차코리아에 이은 성공 신화를 쓰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셈이다. 유니슨은 2019년 3500억원에 공차 매각에 성공했다. 5년 전 공차 지분 70%를 360억원에 매입한 지 약 5년 만에 내부수익률(IRR) 50%를 넘긴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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