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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올투자증권은 지금]VC만 내놓았다....똘똘한 저축은행 매각서 제외③자산 매각도 셈법에 따른 '선택과 집중'...배당 효자 저축은행은 '보유'

오찬미 기자공개 2023-01-03 13:32:02

[편집자주]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KTB투자증권에서 사명을 변경하며 새 도약기를 맞이했다. 2018년 이병철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확보한지 4년만의 변화다. 부동산금융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 후 고속 성장하자 업계에서도 존재감을 확립했다. 하지만 금리 급등과 경기 침체로 당장 올 말부터 위기 극복을 위한 시험대에 올라있다. 비상 경영 체제를 통해 연말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다올투자증권의 현 상황을 더벨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6일 10: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이 생존을 위한 '자회사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벤처캐피탈인 다올인베스트먼트와 미국 자회사 다올벤처스를 모두 매물로 내놓았다.

그룹 내 벤처캐피탈 관련 계열사를 모두 매각하는 것인 만큼 사실상 벤처투자 라이선스를 반납하는 수순으로 해석된다. 다올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지난해 성공적으로 IPO를 마쳤기 때문에 제값을 받을 수 있을 때 매각에 나선다는 의중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수한지 얼마 되지 않은 다올저축은행을 매각 대상에서 배제한 점은 눈길을 끈다.

◇VC '일괄 매각'...IPO 완료하며 매각 '적기'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수익성이 큰 폭으로 꺾인 자회사들을 매각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벤처투자업으로 분류된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 52%와 100% 자회사 다올벤처스를 매물로 내놓았다. 사실상 벤처캐피탈 사업을 정리하고 관련 라이선스도 반납하겠다는 이병철 회장의 의중으로 읽힌다.

다올투자증권은 다올자산운용, 다올프라이빗에쿼티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들 자회사를 통해 금융투자업과 집합투자업 라이선스를 보유 중이다. 따라서 꼭 벤처투자 라이선스를 갖고 있지 않더라도 충분히 사모펀드 등을 통해 유사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 등 다올인베스트를 탐낼만한 금융지주사가 있다는 점도 매각 추진의 이유로 꼽힌다. 금융지주나 대형 증권사는 벤처캐피탈을 인수하면 비금융수익을 확보하는 길이 열린다. 이에 많은 금융지주가 벤처캐피탈 인수를 지속적으로 고려해왔다.

한풀 꺾인 벤처투자 사업성도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을 고려하게 된 배경으로 거론된다. 올해 벤처투자업종의 수익성 악화가 본격화되면서 다올인베스트먼트의 실적은 크게 꺾였다. 작년 1000억원에 육박하던 투자조합수익은 올해 3분기 약 170억원에 그쳤다. 단기적으로 실적 개선의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이 회장의 판단이 있었다고 보여진다.

다올인베스트먼트는 2021년 말 IPO를 완료했다. 덕분에 다올투자증권은 투자금 회수를 어느 정도 마무리했다. 상장 직전 프리IPO에서 지분 35%를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에 넘기며 1540억원을 매각 대금으로 받았다. 이번에 잔여 지분 52%에 대한 매각 희망가는 약 2000억~25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부채를 포함한 순자산이 희망 매각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2021년 IPO 당시 공모가 시가총액이 7000억원이었는데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서 기업가치가 크게 감소한 여파가 컸다. 따라서 현재 거론되는 희망 매각가에는 상당 부분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태국 법인인 다올타일랜드(Daol Thailand)도 다올인베스트먼트와 함께 매각 대상에 올랐다. 다올그룹은 2008년 현지 증권사이 파이스트(FAR EAST)를 인수하며 태국에 첫 발을 내딛었지만 지난 14년간의 사업을 접고 태국에서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60.49%와 다올자산운용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9.4%를 1000억원 수준에 매각하는 것이 목표다. 다올타일랜드의 자회사이자 현지 증권사인 Daol Securities Thailand(전 KTB ST)도 2019년 현지에서 IPO를 추진했지만 중단했다.


◇저축은행, 유동성 보장...배당도 '효자 노릇'

지난해 인수를 완료한 저축은행은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올투자증권은 2021년 7월 유진SB홀딩스 지분 51%를 2003억원에 매입하는 형태로 유진저축은행 경영권을 확보했다. 수신 기능이 있는 다올저축은행(전 유진저축은행)은 고금리 시대에 자체적인 현금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도가 상당했다.

자산을 담보로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다올저축은행의 현재 종합통장대출에 대한 총 여신 약정 한도는 1조5497억원이다. 이 중 실행된 대출잔액은 1조1874억원이다. 미사용약정금액이 약 4309억원 남아 있다.

다올투자증권이 부동산PF 등 대체투자 금융주선에 강점을 갖고 있는 회사인 만큼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도 상당하다. 다올투자증권을 통해 대출처를 확장한 결과 다올저축은행의 2021년 순이익과 총자산이익률(ROA)이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순이익은 그룹 계열사 가운데 선두다. 다올저축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영업수익 2916억원, 순이익 549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83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덕분에 후한 배당을 실시했고 모회사인 다올투자증권 현금흐름 개선에 도움을 주며 톡톡한 효자노릇을 해냈다.

올해 다올투자증권은 다올저축은행에서 나온 배당으로만 120억원을 확보했다. 다올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맞은 만큼 현금창출력이 우수한 다올저축은행의 그룹 내 위상이 한층 제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시장 관계자는 "지금 당장 다올투자증권에게 필요한 것은 현금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지탱해줄 수 있는 자회사"라며 "배당도 두둑히 해주는 저축은행은 매각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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