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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올투자증권은 지금]오너 경영인 이병철 회장, 경영능력 '시험대' 올랐다①고강도 구조조정, 30% 인력 감축 예고...리먼 사태이후 또 한번의 변곡점

오찬미 기자공개 2022-12-29 08:18:47

[편집자주]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KTB투자증권에서 사명을 변경하며 새 도약기를 맞이했다. 2018년 이병철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확보한지 4년만의 변화다. 부동산금융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 후 고속 성장하자 업계에서도 존재감을 확립했다. 하지만 금리 급등과 경기 침체로 당장 올 말부터 위기 극복을 위한 시험대에 올라있다. 비상 경영 체제를 통해 연말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다올투자증권의 현 상황을 더벨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2일 14: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올투자증권은 이병철(사진) 회장 체제로 개편된 후 고속 성장기를 지나 변곡점을 맞고 있다. 내년이면 이 회장이 취임한 지 만 2년이 된다. 2018년 그룹 경영권을 확보해 회장까지 오른 그는 다올투자증권의 정체성을 '부동산금융'으로 강화하며 업계내 인지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하지만 비약적인 성장이 무색할 만큼 최근에는 고강도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고위직 임원들이 모두 퇴사 대상에 오르면서 '세대 교체'라는 명분으로 30% 가량의 인원 감축이 진행되고 있다. 전무급 이상 임원들도 자리에서 물러나고 조직은 통폐합됐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회사를 매각한 경험이 있는 그에게 올해 다올투자증권의 유동성 위기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또 한번 경영 능력을 입증해 낼지가 과제로 남겨져 있다.

◇남달랐던 창업가정신, 마중물 된 매각자금...KTB투자증권 경영참여 발판

이병철 회장은 2018년 다올투자증권의 전신인 KTB투자증권의 지분을 사들여 최대주주에 오른다. 20년간 KTB투자증권을 이끌어온 권성문 전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있었지만 2016년 KTB투자증권의 지분 매입 후 그를 설득해 전 회장의 지분을 모두 매입하면서 약 2년만에 회장직에 올랐다.

그룹 경영권을 확보한 그는 현재 다올투자증권의 지분 약 25%를 보유한 오너 경영인이다. 30대에 처음으로 부동산 투자시장 개척에 나선 후 지난 20여년간 필드에서 성과를 쌓아온 만큼 경영 능력은 탁월하다. 자타가 공인하는 부동산 금융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2001년 국내 최초의 리츠(REITs)를 설립했으며 2004년 최초의 민간 부동산신탁회사인 다올부동산신탁(하나다올신탁)를 세웠다. 이어 2006년 국내 첫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다올자산운용(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설립하면서 포트폴리오를 탄탄히 마련했다.

2008년 국제 금융위기를 몰고 온 리먼 브라더스 파산 직후 14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대규모 미분양이 났던 반포자이아파트를 사들여 부동산 업계의 전설로 떠오르기도 했다. 연 10% 이상 수익이 났다. 하지만 리먼 사태의 파동이 커지면서 그는 2010년 하나금융에 다올부동산신탁 지분 58%를 510억4000만원에 매각하게 된다. 이 회장의 지분 25.8%(258만주)도 포함돼 그는 227억원을 손에 넣는다.

회사 매각 후에도 이 회장은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눈에 들어 43세의 젊은 나이에 하나금융지주 부동산그룹장을 지냈다. 이때 하나금융의 자금력이 뒷받침되며 그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해외 부동산으로 확장된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이 2012년 회장직에서 물러나자 이 회장은 2014년 보유하고 있던 하나다올신탁 지분 20%를 하나금융지주에 넘긴 뒤 하나금융그룹에서 나와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창립한다. 두번째 매각으로 224억원을 확보하면서 다올부동산신탁을 통해 총 451억원을 손에 쥐게 된다. 매각 자금은 이 회장이 KTB투자증권 회장직에 오르는 데 마중물이 됐다.

◇저축은행 인수하며 '다올그룹' 공식화했는데...고강도 구조조정 착수

2021년 KTB투자증권 경영에 본격 참여하면서 이 회장은 숙원사업인 자회사 KTB네트워크 IPO를 빠르게 추진했다. 프리IPO 과정에서 KTB투자증권은 보유하고 있던 KTB네트워크 지분 35%(2800만주)를 매각해 1540억원을 마련하는 데 성공한다.

그해 유진저축은행도 인수한다. 유진에스비홀딩스 지분 60.19%를 2003억원에 사들이면서 100% 자회사인 유진저축은행을 계열사로 편입했다. 저축은행을 포트폴리오에 넣으면서 증권, 자산운용, 벤처캐피탈(VC), 프라이빗에쿼티(PE), 신용정보까지 6가지로 금융사업을 확장했다.

2022년에는 다올투자증권으로 사명 변경을 마치며 마침내 다올 그룹으로의 새출발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올해 다올투자증권은 부동산PF발 유동성 위기가 본격화 돼 예상치 못한 위기에 직면했다. 리먼 사태 이후 그가 당면한 두번째 위기다. 당시에도 국내 부동산 시장이 급격한 침체를 맞아 부동산신탁과 자산운용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자 애정을 갖고 있던 회사를 팔 수 밖에 없었다.

이 회장은 대규모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며 체질 개선과 위기관리 강화로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로 했다. 핵심 인력 이탈과 평판 리스크 확대라는 부담이 따르지만 조직 축소를 통한 유동성 위기 탈피를 우선적으로 선택했다.

조직 개편과 인력 감축의 비중이 제일 큰 곳은 IB쪽이다. 영업 전문 계약 직원들이 대거 계약 해지를 당하면서 IB부문 인력이 큰폭으로 줄었다. PF 사업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계약직이 우선 해고됐다. 채권 딜 부서도 동일 업무나 유사업무를 하는 팀을 통합했다.

1년씩 임기를 연장하는 고위직 임원들은 이달 말 대거 퇴직을 앞두고 있다. 조직 개편이 이뤄지며 부문이 본부로 통합되고, 본부가 센터로 합쳐져 관리자급 임원 자리가 대폭 축소된 영향이다. 다올투자증권의 핵심 사업부인 IB조직은 2부문, 3본부, 1실 체제에서 1부문, 2본부, 2센터, 1실 체제로 큰폭으로 축소된다. 전무급인 IB 고위 본부장들은 이번에 대다수 교체돼 이사 및 상무급 인사가 대신 본부장에 올랐다.

나이와 상관없이 희망 퇴직 신청도 받았다. 이들은 12월 31일자로 퇴사를 앞두고 있다. 근속기간별로 차이가 있지만 연봉을 기준으로 최대 18개월분을 지급하는 조건이다. 회사 내부가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싸이자 자발적으로 퇴직하는 직원들도 있다. 팀으로 움직이다 보니 조직장이 퇴사하면 함께 따라나가는 분위기가 형성돼 부문장이나 본부장 퇴사시 함께 퇴직하는 이들이 상당수다.

내부 상황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고위 관리자를 많이 둘 필요가 없어 조직을 통합하게 됐는데 이때 퇴직하는 이들도 있고 계약해지도 많아 약 30~40%가 축소될 것 같다"며 "사표를 제출한 일부 관리직 임원은 아직 수리가 안된 상황이라 연말이 돼야 정확한 퇴직자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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