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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 내부 잡음, 임준택-홍진근 갈등부터 시작됐다 임 회장, 연임 빠진 수협법 개정안에 강한 질책…서봉균 기획 부대표 임기 못 채우고 사의

김형석 기자공개 2023-01-02 08:18:56

이 기사는 2022년 12월 30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의 임기 말 내부 갈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9월 최측근으로 분류된 홍진근 지도경제 대표이사와 갈등에 이어 최근에는 핵심 임원인 서봉춘 기획담당 부대표가 사표를 제출했다.

서 부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기 전 임 회장의 강한 질책에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 부대표가 총괄해온 수협법 개정안에 중앙회장의 연임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개정안에 회장 연임 대신 지도사업 대표가 회장 대행을 맡는다는 문구가 포함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 홍진근 대표와 노량진개발 이견…사퇴 압박까지
(왼쪽부터) 임준택 수협중앙회장과 홍진근 지도경제 대표이사. 사진=수협중앙회

임준택 중앙회장과 홍진근 대표와의 갈등이 수면위로 드러난 것은 지난 9월이다. 수협 사상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리는 노량진개발사업에 대해 양측의 의견차이가 격화됐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노량진복합개발사업과 관련, 최고 입찰가(토지) 대신 추후 대물 취득 조건 강화 등 사후 보장을 받는 쪽을 더 선호했다. 반면 홍 대표는 우선 최고 입찰가를 쓴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임 회장은 지난 9월15일 비상임이사인 조합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임시총회에서 홍 대표에 대한 해임건의안 부의를 추진했다. 홍 대표 측은 노량진복합개발사업 과정에서 임 회장 측근 인사에 대한 수의계약 논란을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중진 조합장들의 중재로 총회 대신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일단락됐다. 이사회의 중재안에 따라 홍 대표는 내년 3월 임 회장 퇴임에 맞춰 사퇴하기로 했다. 기존 홍 대표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임 회장도 추진 중인 노량진개발사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중앙회장 연임 불발 책임…서봉춘 부대표 사표 제출

서봉춘 대표가 사표를 제출한 이유 역시 임 회장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초 임 회장은 수협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불발에 대해 보고받고 서 대표를 크게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수협중앙회는 중앙회장 연임 허용 등을 담은 수협법 개정을 위해 국회와 협의를 진행해왔다. 올 초에는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과 서삼석 의원,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이 수협법 개정안을 내놨다.

현행 제도에서는 중앙회장 선거 20여일 뒤에 조합장 선거가 진행된다. 현행 수협법에 따라 중앙회장 선출권을 가진 조합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차기 중앙회장을 선출한다. 이 때문에 신임 중앙회장과 새로 선출된 조합장과의 업무 공유가 어려웠다. 특히, 3선을 지내 퇴임을 앞둔 조합장과 중앙회장 후보자 간 청탁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해당 법안은 결국 통과가 불발됐다. 중앙회장 선거 일정 변경에 기존 조합장들이 반발한 영향이다. 기존 조합장들은 중앙회장 선거가 조합장 선거 이후 치러질 경우 투표권을 상실하는데 반대했다.

임 회장 역시 해당 수협법 개정안에 대해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임 회장이 요구한 수협법 개정안은 중앙회장 선거를 조합장 동시선거로부터 1년 후에 실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해당 법안이 통과하면 임 회장의 임기는 2024년 3월로 연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회에서 논의된 개정안에는 회장의 임기 연장 대신 지도경제 대표가 차기 중앙회장 선거까지 회장 대행을 맡는 것으로 변경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난 9월 임 회장과 홍 대표 간 갈등이 봉합됐지만, 이후에도 서로 껄끄러운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협법 개정안이 당초 계획한 방향에서 벗어나 홍 대표의 입지를 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부분에서 임 회장이 크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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