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공급 노리는 티이엠씨, 관건은 '삼성전자 허들' 상장 후 고객사 확대 계획, 핵심은 TSMC…지분투자·기술보안 철저한 삼성 설득 관건
조영갑 기자공개 2023-01-11 09:14:21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9일 10: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는 티이엠씨가 매출 포트폴리오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큰집' 삼성전자의 양허를 구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2대 매출처인 삼성전자가 TSMC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치열한 선단 경쟁을 벌이고 있는 탓에 티이엠씨의 대만 진출 로드맵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티이엠씨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향후 고객사 확장의 로드맵을 밝혔다. 티이엠씨는 증권신고서에서 "대만, 일본, 중국 등 해외에 소재한 글로벌 반도체 제조 기업에 대한 매출을 기존 보다 확대해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매출처 편중 위험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대만 고객사란 글로벌 최대 파운드리 TSMC를 뜻한다.
티이엠씨는 2015년 설립된 반도체 공정용 특수가스 제조 기업이다. 주력인 엑시머 레이저 가스(Excimer Laser gas)를 비롯해, 제논(Xe)과 크립톤(Kr) 가스, 불화메탄(CF)계열, 일산화탄소(CO), 황화카보닐(COS) 등 특수가스가 주요 매출 포트폴리오다. 법인 설립 3년 만에 SK하이닉스 2기 기술혁신기업에 선정되면서 SK하이닉스 1차 협력사로 거래를 텄다.
유원양 대표를 비롯해 원익머티리얼즈 출신의 테크니션들이 의기투합해 설립했다. 유 대표를 포함해 전상훈 전무(제조기술총괄), 최찬규 전무(공정기술총괄), 조익선 전무(SV총괄) 등 회사의 핵심 인력이 모두 원익머티리얼즈 출신이다.
지난해 포스코와 공동으로 네온가스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반도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네온가스는 웨이퍼 노광(리소그래피) 공정에서 사용되는 엑시머 레이저 가스의 핵심 재료다. 지난해 4월 SK하이닉스 공급을 시작으로 하반기 삼성전자 역시 고객사로 편입시키면서 소재 분야의 흔치 않은 '듀얼 서플라이어'로 등극했다.
티이엠씨는 상장 이후 공모자금을 토대로 거래처 편중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티이엠씨의 기존 주요 거래처는 SK하이닉스와 일본 도시바(키옥시아)다. 2020년 60%, 2021년 62%의 매출액이 SK하이닉스에서 나왔으며, 키옥시아에서는 2020년 31%, 2021년 25%의 매출액이 발생했다. 양사에서만 90% 가량의 매출이 발생한 셈이다. 다만, 지난해 3분기부터 삼성전자와 거래를 트면서 양상이 바뀌었다. 하반기 삼성전자에서만 68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총매출 대비 30%의 비중이다.
티이엠씨는 CAPEX(자본지출) 투자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글로벌 공급선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공모자금 중 절반인 350억원 가량을 충북 보은의 C공장 증설에 투입한다. 기존 소량의 거래를 진행했던 중화권 고객사(YMTC, TSMC)가 타깃이다. 방점은 대만 TSMC에 찍혀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인 TSMC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특수가스 수급처를 물색하고 있다.
보통 반도체 파운드리는 기술 보안을 이유로 후공정 장비는 물론이고, 전공정의 핵심인 케미컬 레시피를 경쟁사와 차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삼성전자와 거래하는 회사가 TSMC를 뚫기 어려운 배경이다. 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새 거래처로 이름을 올린 삼성전자가 향후 티이엠씨의 대만 진출 행보에 제동을 걸 가능성을 점친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특수가스 수급이 어려워진 탓에 특수가스 파이프라인을 둘러싸고 반도체 메이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기술보안이 철저한 삼성전자가 경쟁사인 TSMC로의 수출을 달갑게 볼 리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삼성은 티이엠씨의 지분 8%(공모 후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벤처투자(SVIC)는 지난해 2월 출자펀드 'SVIC 52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를 통해 티이엠씨의 보통주 88만주를 약 77억원에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보통 협력사들과 기술공유 및 수급망 강화 등 전략적 제휴를 위해 SVIC 주도의 지분투자를 활용한다. 원익홀딩스(2.3%), 동진쎄미켐(4.8%), 솔브레인(4.8%), 에스앤에스텍(8.0%)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지분투자를 받았고, 거래가 확대일로에 있는 상황에서 삼성 경쟁사를 대상으로 영업을 확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이 경우 기존 거래처와의 가격협상력을 높이는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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