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M 컨퍼런스 2023]'오너가 직접 뛴다' 한독·일동제약의 JPM 활용법[현장줌人]김영진 회장·윤웅섭 부회장…R&D 인력들과 동행, 파트너사 미팅 참여
샌프란시스코(미국)=최은진 기자공개 2023-01-17 09:50:00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6일 16: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신약개발의 중심축은 전통 제약사가 아닌 바이오벤처다. 전통제약사도 연구개발(R&D)을 하지만 '제네릭'이라는 고루한 이미지에 갇혔다. 최근엔 대기업까지 가세하면서 전통제약사의 설 자리는 더 좁아진 분위기다.하지만 조용히 '한방'을 노리며 역량을 쌓아가는 제약사들이 많다.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여한 제약사들은 대단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않았지만 저마다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분투했다. 특히 '오너'가 직접 뛰며 파트너사를 만난 한독과 일동제약이 눈에 띄었다. 이들 오너는 K-바이오의 미국 현지 교류회 '코리아 나이트'에도 참여해 국내 관련 인물들과의 스킨십도 늘렸다.
◇김영진 한독 회장, 해외 파트너사 미팅…항암·희귀질환 관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41회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을 찾은 한독측 인사는 김영진 회장과 권소현 이노큐브 대표이사였다. 김 회장은 창업주인 고(故) 김신권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한독 지분 13.65%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 가족회사인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과 함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노큐브는 2021년 9월 한독이 2억원을 출자해 만든 오픈이노베이션 전진기지다. 권 대표는 한독 C&BD(Corporate & Business Development)를 총괄했던 인물로 한독에서만 12년을 근무했다.
김 회장과 권 대표는 행사가 개막하는 첫날인 9일 오전 7시께 더벨 기자와 만났다. 개막도 하기 전부터 행사장을 찾은 김 회장 일행은 파트너사들을 만나고 있었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선 가장 빠른 2006년부터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한 가운데 수많은 해외 파트너사들을 만나고 스킨십하기 위해 김 회장이 직접 행사장을 찾았다.
기자를 만난 김 회장은 "해외 파트너사들이 많기 때문에 JPM 행사는 이들을 한번에 만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며 "공동개발하는 파이프라인 등을 업데이트 하고 추후 협업가능한 게 있는지 논의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한독은 일본 의약품원료업체인 테라벨류즈(Theravalues Corporation), 미국 희귀질환치료제 개발기업 레졸루트(Rezolute), 이스라엘 마이크로바이옴 바이오텍 바이옴엑스 등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엔 CAR-T 연구 임팩트바이오(ImmPACT Bio)에 13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특히 한독은 희귀질환과 항암 관련 분야를 특히 눈여겨 보고 있다. 현재 담도암 환자 대상 'HD-B001A(CTX-009, ABL001)'의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희귀질환 분야에서는 상당히 공격적인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제넥신과 함께 지속형 성장호르몬제 GX-H9(HL2356)을 공동연구하고 있고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PNH) 및 비정형용혈성요독증후군(aHUS) 치료제 '솔리리스' 등을 국내에 선뵈기도 했다.
김 회장은 "항암과 희귀질환으로 압축해 파이프라인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라며 "관련 파트너십을 맺을 글로벌 바이오텍들도 눈여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웅섭 부회장, 릴리 '코러스' 방식 주목…'조코바' 개발 의지 확고
일동제약에서는 오너 3세인 윤웅섭 대표이사 부회장이 직접 현장을 찾은 건 물론 파트너사 미팅에도 나섰다. R&D를 총괄하는 최성구 사장, 이재준 글로벌 사업본부 부사장, 피연희 글로벌 사업본부 BD&Licensing그룹 상무 등도 동행했다.
일동제약은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를 공동개발한 일본 시오노기는 물론 파킨슨, 내쉬, 안구건조증, 항암 등의 파이프라인 개발을 위한 파트너사 미팅도 진행했다. 특히 윤 부회장은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코러스(Chorus)' 방식을 활용해 일동제약만의 R&D 모델을 만들어가겠다는 목표로 현장을 뛰었다.
릴리의 코러스는 2001년 신약개발 후보물질 개발 및 초기 임상만을 위한 자동실험시스템이자 독립연구기관이다. 성공률 높은 특정 파이프라인의 개발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실패하면 바로 드롭하는 등 R&D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더벨과 만난 윤 부회장은 "일동제약을 R&D 중심 제약사로 탈바꿈 하는 데 집중하고자릴리의 코러스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외에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여러개의 파이프라인들이 있다"고 말했다.
윤 부회장은 조코바에 대한 의미도 분명하게 전달했다. 관련 치료제의 자국화를 염두에 둔 결단이라는 설명이다. 일본 시오노기와도 국가 재난 발생 시 기술이전 등 자국화에 합의하겠다는 약속도 받아냈다.
윤 부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물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조코바는 계속 추진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며 "치료제의 자국화가 필요하다는 철학은 일동제약 R&D의 방향성과도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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