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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M 컨퍼런스 2023]유한양행의 글로벌전략, 렉라자 잇는 'YH35324'[현장줌人] 윤태진 상무 "졸레어 특허임박, 기술수출 기대"…미국법인은 초기물질 발굴

샌프란시스코(미국)=최은진 기자공개 2023-01-12 10:06:28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1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한양행이 갑자기 사이언스 중심으로 큰 길리어드가 될순 없다. 우리의 벤치마크는 다케다다. 레이저티닙(제품명 렉라자)을 필두로 글로벌 전략을 적극 추진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공식초청도 받지 못한 유한양행이 15명의 인력을 파견했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레이저티닙으로 한창 핫한 시절에도 20명을 파견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꽤 많은 인력이 동원됐다. 유한양행의 미국법인(YUHAN USA) 대표이사도 함께 나섰다.

유한양행과 미국법인이 이번 행사에서 추구하는 방향은 완전히 다르다. 한쪽은 팔고 싶고 한쪽은 사고 싶다. 유한양행은 자사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술이전 및 파트너링을 논의하고 미국법인은 초기물질 발굴 및 바이오벤처 투자처 물색 임무를 맡았다.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 현장에서 만난 윤태진 유한양행 전략실장(상무)과 윤태원 미국법인 대표이사에게 참여 배경에 대해 들어봤다.

◇YH35324 후기임상 이끌 파트너사 물색, 빅파마 7곳과 미팅

"현재 집중하는 파이프라인은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다. 집중적으로 파트너링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가급적 규모가 큰 빅파마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다"

윤 상무는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온 분명한 목적은 파트너링이라고 설명했다. 렉라자 다음으로 성장동력을 'YH35324'에서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물질은 2020년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도입했다. 총계약금액이 1조4000억원으로 유한양행이 도입한 후보물질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현재 국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아직 임상 톱라인이 발표되진 않았지만 기존약물인 노바티스의 '졸레어' 대비 IgE 억제 효과 및 효능 지속성이 높다는 판단 하에 렉라자 다음 성장동력으로 타깃하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를 중심으로 후기 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 파트너사를 물색 중이다.

졸레어의 특허 만료는 2024년으로 임박한 상황이다. 후속약물을 발굴하고 싶어하는 노바티스 입장에서도 유한양행의 'YH35324'는 탐나는 물질일 수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이 개발하던 시절에도 노바티스는 해당 파이프라인에 상당한 관심을 표했다. 유한양행이 기대하는 기술수출 시점은 내년 말이다. 노바티스를 포함한 글로벌 빅파마를 대상으로 논의하고 있다.

윤 상무는 "졸레어 매출이 약 4조원이라는 점은 고려하면 내부적으로 'YH35324'에 대한 기대감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2차치료제로 진입해 라인을 높이고 적응증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왼쪽은 윤태진 전략기획실장(상무), 오른쪽은 윤태원 미국법인 대표이사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상업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블록버스터 약물이 어떻게 개발되는 지에 대한 노하우를 익혔다는 설명이다. 당장 임상 3상을 성공해 글로벌 시장에 선두주자가 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걸 깨달았다는 얘기다. 우선 시장 진입 및 안착에 성공한 뒤 차츰 존재감을 넓히는 전략을 추진하는 셈이다. 관련 약물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주간동안 진행하는 미팅건수만 빅파마 대상 기준 7건에 달한다.

윤 상무는 "전임상 및 1상단계에서 막연히 기술수출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임상 2상 정도는 끌고가야 한다는 걸 배웠다"며 "적어도 PoC(개념입증)는 확인한 후 큰 밸류로 좋은 파트너에 기술이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법인 역할 확대, 방향성은 '항암제·내쉬·CNS'

유한양행이 기술수출 및 파트너링에 매진한다면 미국법인(YUHAN USA)은 초기물질 및 유망 바이오텍 발굴을 위해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찾았다. 미국법인은 2018년 유한양행이 20억원을 출자해 만든 해외 오픈이노베이션 전진기지다. 미국 보스톤과 샌디에이고에 각 사무소를 두고 운영한다. 자체 수익원이 없기 때문에 유한양행의 출자에 의존한다. 설립 후 4년간 유한양행으로부터 231억원을 지원받았다. 매출은 전무하다. 연구기능도 없다.


그럼에도 유한양행은 미국법인의 필요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교두보가 필요하다는 공감대 때문이다. 2019년 현지채용으로 미국법인 수장이 된 윤 대표는 유한양행 내 거의 유일한 외부인력이다.

미국 바이오텍과 접점을 늘리기 위해선 현지 벤처캐피탈(VC)과의 스킨십이 핵심이다. 윤 대표의 주도 하에 5am벤처스의 바이오 펀드에 주요 전략적투자자(SI)로 약 200억원을 투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윤 대표는 유한양행 본사가 부족하거나 요구하는 역량을 보강하는 게 미국법인의 역할이라고 설명한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유한양행 연구소 인력 1명을 지난해 말 파견받기도 했다.

윤 대표는 "미국 벤처는 돈만 있다고 다 투자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들을 설득하고 파트너십을 맺는 충분한 과정이 필요하다"며 "유한양행 본사가 필요로 하는 역량을 적기에 제공할 수 있도록 현지 업계와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관심사는 TPD를 활용한 항암제,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CNS 등이다. 관련 기업과의 협업은 물론 학계와의 공동연구도 고민하고 있다.

미국법인의 역할이 확대된 건 유한양행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재수립된 결과도 영향을 미쳤다. 그간 유망 기술의 지분을 확보한다는 명분 아래 수십여개의 국내 바이오벤처에 약 3000억원을 투자했다. 엑시트 한 사례는 5건에 그친다.

이에 내부적으로 기업에 지분투자하는 건 최소화 하고 파이프라인 중심으로 투자하는 전략으로 선회하기로 했다. 미국법인이 VC나 대학 등과 공동연구 및 협업 등 스킨십을 늘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윤 상무는 "오픈이노베이션의 기존 전략이 맞고 틀리고를 따지는 건 현재로선 의미가 없다"면서도 "내부적으로 깔려있는 자본이 많은 건 부담이 되기 때문에 작년부터 전략이 변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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