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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해외영토 확장기]영그는 SK온의 광물 독립, 레이크리소스 투자 '성큼'아르헨 광물 자원 추정치 2배 상향…원재료 리스크 완화

김동현 기자공개 2023-01-19 07:52:30

[편집자주]

지난해 8월 시행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배터리 업계에 위기이자 기회다. 미국 산업·일자리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IRA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지만 반대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미국에서의 사업 확대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됐다. 구체적인 IRA 하위 규정이 오는 3월 발표 예정인 가운데 더벨이 국내 배터리 업계의 변화하는 미국 시장 진출 상황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3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8월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배터리 업계는 핵심광물 관리 방식에 변화를 줬다. 80%를 웃도는 중국 의존도를 탈피하기 위해 핵심 광물을 직접 관리하고 비(非)중국 국가의 광물 확보에 열을 올렸다.

SK온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호주 기업과 손을 잡고 배터리 핵심광물을 공급받기로 했다. SK온은 여기서 나아가 자원개발 기업에 지분 투자 가능성까지 열어놓으며 공급계약을 넘어 핵심광물 내재화도 시도하고 있다.

◇카치염호 리튬 추정치 2배 상향, 상반기 투자 가능성↑

SK온은 지난해 호주 자원개발 기업 2곳과 리튬 공급 계약을 맺었다. 리튬은 배터리 가격의 40~50%를 차지하는 소재인 양극재의 핵심 광물 중 하나다. 양극재 원가에서 리튬이 차지하는 비중은 60~70% 정도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시행된 IRA에 따르면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으려면 배터리 원소재를 미국이나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조달해야 한다. 해당 비중은 올해 40%로 시작해 2027년까지 80%로 차츰차츰 올려야 한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이에 광물을 직접 관리하기 위해 국내외 소재업체들과 손을 잡고 '탈중국' 시도를 이어갔다. SK온의 호주 기업 계약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상이다. 다만 여기서 차이점을 보인 점은 SK온은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까지 계획하며 장기적인 공급망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레이크리소스 리튬 프로젝트(자료=레이크리소스)

SK온은 올해 상반기 중에 호주 자원개발 기업 '레이크리소스'에 대한 지분투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레이크리소스는 아르헨티나에 리튬 염호 4곳과 리튬 광산 1곳을 보유해 개발 중이다. 체결된 계약에 따르면 SK온은 이중 카치염호에서 나오는 리튬을 최대 10년 동안 총 23만톤 공급받는다.

지분투자 여부는 레이크리소스의 리튬 개발 프로젝트 성과에 따라 결정된다. SK온이 밝힌 지분 취득 시점은 오는 6월로, 레이크리소스의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발행주식 총수의 10%를 취득한다. 다만 레이크리소스의 리튬 생산 프로젝트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경우'라는 단서가 붙었다.

현재까진 긍정적인 기류가 흐르고 있다. 호주 상장사인 레이크리소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간) 프로젝트 개발 현황을 업데이트하며 카치염호의 리튬 매장 추정치를 기존보다 2배 많은 220만톤으로 올렸다. 주변 자원의 매장 추정치도 310만톤이라 공지했다. 이와 함께 레이크리소스는 SK온과 주식 취득 계약과 관련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불안정한 리튬가격, 원재료 리스크 떨칠 기회

SK온이 예정대로 레이크리소스의 지분 10%를 취득하게 되면 자원개발 회사의 주요 주주로 자리 잡는 첫 사례가 된다. 지난해 10월 기준 레이크리소스의 상위 20개 주주 구성을 보면 Citicorp Nominees Pty Ltd(11.47%)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의 지분율은 모두 5% 미만이다. SK온이 지분을 취득할 시 레이크리소스의 주요 주주로서 보다 안정적으로 배터리 핵심광물을 공급받을 수 있다.

리튬 광물 확보는 IRA 대응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 해결 차원에서도 필요한 작업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말 배터리 핵심광물 요건에 대한 제정 방향을 담은 백서를 발간하며 광물 추출·가공 기준을 개별 광물이 아닌 전체 광물의 가치 창출로 안내했다.

구체적인 요건은 오는 3월 발표되지만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의 광물도 미국이나 미국의 FTA 체결국에서 가공하면 IRA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 배터리 업계의 부담은 다소 줄어든 상태다.


다만 핵심광물의 가격 변동성 위험은 여전한 상황이다. 지난해 배터리 업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 심화로 실적 악화를 경험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연초 ㎏당 264위안 수준이던 탄산리튬 가격은 2월 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를 전후로 ㎏당 470위안까지 올라갔다. 이후 400위안선에 머물던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해 11월 ㎏당 581위안까지 치솟았다. 현재는 450위안까지 내려왔지만 여전히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70% 정도 높은 수준이다.

원가 상승분을 판가에 조정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까지 SK온의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2조5479억원과 6000억원이었다. 2021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매출(1조1565억원)은 2배 이상 늘었지만 영업손실(2746억원)도 같은 기간 2배 이상 확대됐다.

3분기부터 원가 상승분을 판가에 반영하며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여기에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리튬까지 직접 관리하며 원재료 조달 측면에서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SK온은 레이크리소스에서 공급받는 리튬을 북미 사업장 중심으로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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