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중앙회장 선거 리뷰]호남 후보 실종…차기 회장 둘러싼 '표심' 향방 관심④김청룡 목포조합장 불출마 선언…4년 전엔 호남 지지 받은 임준택 회장 당선
김형석 기자공개 2023-01-18 08:31:17
[편집자주]
26대 수협중앙회장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새로 선출된 수협중앙회장은 16만명의 조합원을 대표해 45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총괄한다. 하지만 중앙회장 선거 제도와 관련해서는 개정 논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조합장이 선출하는 간선제의 특성상 조합원의 투표권이 보장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협중앙회장 선거제도 변천사를 살펴보고 차기 중앙회장 후보자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7일 10: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6대 수협중앙회장 선거에 유일한 호남 출신 후보가 불출마를 선언했다. 호남 지역은 영남 지역에 이어 두번째로 조합이 많다. 결선투표까지 갔던 4년 전 중앙회장 선거에서 호남표심이 큰 영향을 미쳤던 바 있다. 이번 선거에선 후보자들의 호남 표심 잡기 전략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임준택 지지한 김청룡 목포수협조합장 불출마
26대 수협중앙회장에 도전했던 김청룡 목표수협조합장(사진)이 지난달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조합장은 불출마를 이유로 목포지역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협 안팎에서는 임준택 현 중앙회장과의 면담이 불출마 선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임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임 회장이 중앙회장 선출권한을 가진 조합장들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김 조합장은 임 회장과의 면담 이후 불출마를 선언했다. 임 회장은 지난달 13일 중앙회장 선거일 변경을 놓고 현직 조합장 출마자 3명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날 면담에는 김 조합장은 김덕철 통영수협조합장과 노동진 진해수협조합장이 참여했다.
이날 임 회장은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이 발의한 수협법 개정안에 대해 3명의 조합장들의 의견을 물었다. 수협은 중앙회장 선거 20여일 뒤 조합장 선거를 치른다. 퇴임할 조합장이 중앙회장 선거에 참여하면서, 신임 중앙회장과 조합장 간에 정책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때문에 수협법 개정안을 발의한 주철현 의원과 임 회장은 중앙회장 선거를 조합장 선거 이후로 미루는 방안을 지지해왔다.
하지만 노동진 조합장과 김덕철 조합장은 선거일 변경을 강하게 반발했다. 기존 조합장들은 선거 일정 변경 시 중앙회장 투표권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수협 내 한 관계자는 "임 회장이 김 조합장의 출마를 전격적으로 지지한 만큼 김 조합장은 임 회장의 지원이 필요했다"며 "하지만 면담 이후 임 회장이 사실상 조합장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회장 출마보다는 차기 조합장 선거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후보자 3명 모두 영남권…호남 표심 집중
김청룡 조합장의 불출마로 차기 중앙회장에 출마할 인물은 김임권 전 수협중앙회장과 김덕철 통영수협조합장, 노동진 진해수협 조합장 등 3명으로 좁혀졌다. 이들 3명은 모두 부산과 영남권 인물로 지지세력이 겹친다.
김임권 전 회장은 부산과 고성군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혜승수산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이에 앞서 부산에 위치한 대형선망수협의 16·17대 조합장을 역임했다. 김덕철 조합장은 경남 통영시, 고성군, 거제시 인맥을 갖추고 있고 조동진 조합장은 마산과 진해 출신이다.
호남지역은 광주(1곳), 전북(4곳), 전남(18곳) 등 총 22개 조합이 분포하고 있다. 경남지역(부산·울산 포함 26곳)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중앙회장 선출권이 각 조합장에게 부여되는 만큼, 호남지역 표심이 차기 중앙회장 선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호남표가 큰 영향을 미쳤던 중앙회장 선거는 지난 2019년 25대 중앙회장 선거였다. 당시 1차 투표에서 임준택 현 회장이 받은 표는 36표로 임추성 후보(32표)보다 4표 차이에 불과했다. 전북 부안 출신인 김진태 후보는 24표를 받았다. 과반의 득표자가 없어 진행된 2차 결선투표에서는 임준택 회장이 과반인 54표를 얻어 37표에 그친 임추성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1차 투표에서 김 후보를 지지했던 호남표 23표 중 18표가 임 회장을 지지했다. 반면, 임추성 후보는 5표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임 회장이 4년 전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다수의 호남표를 획득했기 때문"이라며 "김청룡 조합장 역시 이 때문에 임 회장의 지원을 바랬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26대 중앙회장 선거에서도 3명 모두 영남권 출신 인물인 만큼, 호남권 조합장들을 포섭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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