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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 홍진근 대표 항명…임준택 회장과 3개월 만에 재격돌 '동반퇴임' 확약서 3개월 만에 폐기 의사…치가 수장 후임자 선임 갈등 불씨

김형석 기자공개 2023-01-16 08:17:54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3일 1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협중앙회의 1·2인자인 임준택 중앙회장과 홍진근 지도경제사업 대표가 3개월 만에 다시 격돌했다. 홍 대표가 지난 9월 작성한 확약서 철회 의사를 밝힌데 따른 것이다. 확약서는 노량진개발사업과 관련해 양측의 갈등을 봉합한 결과물이다. 확약서 철회가 자칫 양측의 갈등이 재점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홍 대표가 확약서 철회 입장을 표명한 이유는 최근 임 회장이 차기 지도경제사업 대표 선임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홍 대표 측은 차기 대표 선임을 임 회장이 아닌 차기 중앙회장이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상호금융권에 따르면 홍 대표는 최근 이사회에 확약서 철회 입장을 전달했다.

(왼쪽부터) 임준택 수협중앙회장과 홍진근 지도경제 대표이사. 사진=수협중앙회

홍 대표가 철회한 확약서는 지난해 9월 이사회가 임 회장과 갈등을 중재한 결과다. 확약서에는 홍 대표가 임 회장 퇴임 시 회장과 대표 동반 퇴임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기존 홍 대표의 임기는 오는 8월까지다. 또 모든 경영 현안 사항 회장에게 사전 보고 및 협의 등에 합의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대신 임 대표는 논란이 됐던 노량진개발사업을 임기 내에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수협 안팎에서는 홍 대표가 확약서 철회를 선언한 데에는 차기 대표 선임 문제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수협중앙회가 차기 대표 선임을 서두르면서 차기 대표 선임에 임 회장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홍 대표 측은 후임 선임권을 차기 중앙회장이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수협중앙회는 지난 5일 이사회 안건으로 인사추천위원회(인추위) 구성을 상정했다. 수협법에 따르면 수협중앙회는 대표이사와 상임이사, 사외이사 선임을 위해 인추위를 구성하도록 돼 있다. 현재 임기 만료를 앞둔 대상자는 확약서에 따라 홍 대표가 유일하다.

인추위원은 총 5명이다. 위원은 △비상임이사 조합장 중 이사회에서 추천하는 위원(2명) △비상임이사 조합장이 아닌 조합장 중에서 해양수산부와 수협중앙회가 협의해 추천(3명)이다. 이중 이사회는 지난 5일 조합장 추천 인사로 장영수 부경대 총장과 김성호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을 확정했다.

이달 26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나머지 3명의 인추위원이 확정되면 차기 대표 선임을 절차가 본격적으로 개시될 수 있다.

인추위 구성이 완료되면 사실상 임 중앙회장이 차기 대표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중앙회 2인자인 지도경제사업 대표 선임은 공식적으로 인추위에서 진행하지만, 그간 관행을 봤을때 선임 시 중앙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 홍 대표는 지난 2021년 7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노조 등의 반발이 거셌다. 하지만 인추위는 홍 대표의 연임을 확정했다. 인추위가 홍 대표의 연임을 승인한 데에는 임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홍 대표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당초 계획대로 이달 말 인추위 구성이 완료되면 임 회장 임기가 끝나기 전인 다음달 안에 차기 대표 선임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다.

다만 홍 대표의 반발로 이사회는 당초 일정을 미루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사회는 내달 20일 회의에서 나머지 3명을 추천키로 결정했다. 내달 16일 선출된 차기 중앙회장과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상호금융권 한 관계자는 "3개월 만에 임 회장과 홍 대표의 갈등이 다시 표면화된 것은 차기 대표 선임 과정에서 임 회장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홍 대표의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며 "이는 두 인물이 신뢰가 깨졌기 때문으로 지난해 9월 확약서 작성만으로 둘의 사이가 봉합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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