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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모니터]'재무건전성 악화' 나노팀, 공모자금으로 빚부터 갚는다영업현금흐름 경색 차입으로 충당…투자심리 위축 리스크 우려

강철 기자공개 2023-01-27 13:26:28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0일 11: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음달 중순 공모주 수요예측을 앞둔 나노팀이 공모자금의 약 40%를 차입금 상환에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시장에 각인될 경우 수요예측 흥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노팀은 지난해 영업실적 악화가 유발한 현금흐름 경색을 금융권 차입으로 만회했다. 이 과정에서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를 비롯한 주요 재무 건전성 지표가 업종 평균을 크게 상회할 정도로 악화됐다.

◇공모자금 40% 차입금 상환 책정

나노팀은 다음달 14일부터 공모주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전체 공모 물량의 75%에 해당하는 153만7500주에 대해 매입 주문을 받을 예정이다. 공모가 밴드는 1만1500~1만3000원(액면가 500원)을 제시했다. 공모 업무는 한국투자증권 IB1본부가 총괄한다.

공모 구조는 신주 발행 100%로 결정했다. 최윤성 나노팀 대표와 기술신용보증기금을 비롯한 기존 주주의 구주 매출은 없다. 그 결과 상장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250억원 안팎의 공모자금이 전액 나노팀으로 유입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나노팀은 공모자금을 공장 부지 매입, 연구개발(R&D),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토지 매입과 방열패드 라인 확충에 106억원 △R&D 인력 충원과 장비 매입에 30억원 △차입금 상환에 86억원 △해외 진출에 10억원을 각각 책정했다.

공모자금 책정 비율은 설비 증설 45%, 차입금 상환 37%, R&D 13%, 해외 진출 4%다. 예산의 대부분을 토지 매입과 차입금 상환에 투입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차입금은 오는 4월 28일 도래하는 기업은행 대출 만기부터 당장 공모자금으로 갚을 계획이다.

예비 상장사는 통상 공모자금을 R&D 투자와 인력 충원같은 미래 성장 재원으로 사용한다. 차입금을 갚겠다고 밝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에 나노팀이 공모자금의 약 40%를 차입금 상환 예산으로 책정한 것이 상당히 이례적인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자금 사용 계획은 수요예측에서 기관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 공모자금을 당장 차입금 상환에 사용해야 할 정도로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기업이라는 유쾌하지 않은 낙인이 찍힐 수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공모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투자자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업사이드 포텐셜을 가지고 이를 부각시킬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짜야 한다"며 "그런데 공모자금을 당장 차입금을 갚는데 사용하겠다고 하면 이를 긍정적으로 볼 투자자가 과연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마도 상장 전에 투자 유치를 추진했다가 시장이 급격하게 침체되는 바람에 자본 확충에 실패했고 결국 차입을 통해 운영자금을 충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금 확보가 시급하다 보니 업황에 개의치 않고 상장을 강행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금성 자산 2억 불과

나노팀은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매출액 266억원, 영업이익 2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50% 가까이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약 3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9.3%에서 9.2%로 떨어졌다.

수익성 저하는 주요 원재료인 실리콘의 가격 상승이 유발했다. 실리콘 단가는 중국이 전력 공급 차질을 이유로 3개월간 생산을 중단한 지난해 1분기 이후 3배 넘게 급등했다. 이로 인해 2021년 3분기 116억원이던 나노팀의 매출원가는 작년 3분기 195억원으로 불어났다.

저하되는 수익성은 현금흐름을 빠르게 경색시켰다. 여기에 2022년 7월 대덕 R&D특구 신공장을 가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초기 비용은 자금 운용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그 결과 2021년 말 기준 25억원에 달했던 현금성 자산은 작년 9월 말 2억원으로 급감했다.

나노팀은 원활하지 않은 캐시플로우를 차입으로 개선했다. 기업은행, 신한은행,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에서 4~5%의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만기 1년에 금리 5.13% 조건으로 신한은행에서 30억원을 추가로 빌리기도 했다.

그 결과 작년 말 기준 차입금은 193억원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56.2%, 차입금의존도는 42.6%를 기록했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모두 업종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 지난해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나 규모가 8억원으로 크지 않았던 탓에 재무구조 개선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 침체로 영업 실적이 감소하는 와중에 금리까지 급등하면서 많은 기업이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러한 악조건으로 인한 현금흐름 경색이 나노팀에만 해당하는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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