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이커머스 진단]'상장 보다 성장' 컬리, '뷰티컬리' 고도화 나선다블랙핑크 '제니' 모델 공격적 마케팅, 올 상반기 비수도권 물류센터 열어
이윤정 기자공개 2023-01-25 07:56:52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한 이커머스업계가 갈림길에 섰다. 양적 팽창을 통한 매출 증대 수혜를 누리면서 오프라인을 위협하는 거대 시장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외형성장에 따른 규모의 경제 실현이 수익 증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엔데믹 기조와 맞물려 변곡점에서 '흑자경영'을 목표로 변화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이커머스의 현주소와 과제를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0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이커머스업계에서 '새벽배송'을 들고 유통과 배송 혁명을 이끈 컬리가 결국 상장을 접었다. 지난해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하며 IPO를 본격화했지만 글로벌 경제 악화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 등으로 몸값을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게 됐다 상장 철회로 돌아섰다.상장 재추진 시점이 아직 논의되지 않은 가운데 컬리는 일단 성장에 집중할 방침이다. 스타트업에게 가장 중요한 지표가 성장이기 때문이다. 높은 변동비, 만성 영업적자 등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 여전하지만 당장 성장을 우선한다는 방침이다.
◇2023년 새해 상장 철회, 스타트업 본질 성장에 올인
2014년 신선식품 온라인 유통업체로 설립된 컬리는 '샛별배송'으로 불리는 새벽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며 유통업계에 혁명을 이끌었다. 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을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 전까지 배송하는 샛별배송에 소비자들의 호응은 폭발적이었다.
자연스럽게 기관투자가들의 투자도 이어졌고 기업가치도 크게 상승했다. 2021년 7월 시리즈F 투자유치에서 기업가치 2조5000억원을 인정받은 컬리는 2021년 12월 프리IPO를 통해서는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기업가치 4조원을 인정받으며 2500억원을 투자받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3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컬리는 5개월만에 승인을 받았지만 2023년 새해가 밝자마자 철회를 결정했다.
설립 이후 컬리는 가파른 매출 증가 추이를 보여왔다. 2015년 29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020년 9531억원, 2021년 1조5614억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컬리의 빠른 매출 증가는 컬리의 유통 구조 영향이 크다. 이커머스사업의 매출 구조는 직매입과 중개로 나눌 수 있다. 직매입 구조를 선택하고 있는 컬리는 거래액과 매출액 사이의 시간차가 적고 상품 관리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매출에 비례해 영업적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 1163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적자는 2021년 2177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직매입의 경우 매출원가율이 높고 폐기 손실 등 재고에 대한 비용 부담으로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신선식품의 경우 포장비, 인건비의 비중도 높다"라고 덧붙였다.
수익성 개선이 여전히 숙제지만 컬리는 올해에도 성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컬리 관계자는 "스타트업에게 가장 중요한 지표는 성장"이라며 "사업 방향에 대한 고민과 협의가 계속 이뤄지고 있지만 전제가 성장"이라고 거듭 밝혔다. 효율적인 비용 운영으로 수익성 관리도 병행하겠지만 성장을 최우선한다는 설명이다.
◇'뷰티컬리' 사활, '평택·창원 물류센터 확충' 비수도권 확대
컬리는 비용 절감에 이은 수익상 개선과 매출 증대를 견인할 카드로 '뷰티'를 꼽고 잇다. 지난해 11월 '뷰티컬리'를 선보였다. 컬리의 야심작답게 서비스 런칭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블랙핑크의 제니를 모델로 내세운 뷰티컬리는 국내 브랜드는 물론 글로벌 명품까지 대거 입점시켰다. 약 1000여개의 브랜드가 뷰티컬리에 올라와 있다.
컬리 관계자는 "가오픈 기간인 작년 9~10월과 비교해 명품 뷰티 판매량이 3.2배 증가했다"며 "뷰티컬리가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업 고도화가 올해 계속 이뤄질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올해 물류센터 확충도 계획하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경기도 평택과 경상남도 창원에 물류센터 두 곳을 확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수도권에 설립하는 첫 물류센터로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권역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류센터 확충, 신규 서비스 강화 등으로 대규모 자금 소요는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프리IPO로 유치한 2500억원의 투자금이 상당부분 남아 있어 계획 중인 신사업을 펼치기에 무리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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