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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기 꺼내든' 고영, 하이엔드 시장서 존재감↑ 고광일 대표 점지한 미래 먹거리 'DPI', 작년 EV시장 중심 매출 비중 5%까지 늘려

조영갑 기자공개 2023-01-27 09:08:11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5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3D 검사장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고영테크놀러지(이하 고영)가 기존 검사장비 라인업과 차별되는 신규 장비의 매출 비중을 끌어올리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규 장비는 '뼛속까지 엔지니어'인 고광일 대표가 뇌수술 정위로봇(카이메로)과 함께 고영의 미래 먹거리로 점지한 디스펜싱 공정 투명체 검사장비(DPI)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고영은 지난해 총 매출액 기준 DPI의 비중을 약 5%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포트폴리오 다종화에 유의미한 발판을 마련했다. 고영은 지난해 말 매출액 2750억원, 영업이익 442억원을 기록했다. DPI 단일 품목으로만 약 140억원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총 매출 대비 비중이 크다고 볼 수는 없지만, 기존의 공급량과 비교해 보면 괄목할 만한 수치라는 평가다.
▲고영의 넵튠C+(사진=고영 홈페이지)
고영의 DPI(사진)는 지난 2021년 4월에 출시된 신규 장비다. 'Neptune(넵튠)' 시리즈로 불린다. 출시 이후 간헐적으로만 일부 고객사 공정에 공급되면서 유의미한 매출을 만들지 못했으나, 지난해부터 공급량을 늘리면서 고영의 신규 매출원으로 자리 잡았다. 정확한 공급 댓수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2021년 1~10대 수준으로 고객사에 인도되다 지난해 공급량이 대폭 늘어났다.

보통 자동차, LED, 군사, 우주항공, 의료 등 복잡한 회로기판이 채택되는 산업군에서 중용된다. 전자회로 제작 과정에서 수분, 잔해, 부식 및 충격으로부터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공정 과정에서 '컨포멀코팅'을 거치는데, 기존 투명체 검사시스템은 자외선을 이용해 코팅 검사 유무 만을 검사하거나 두께를 일부 측정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고영의 DPI는 검사 유무와 두께 측정은 물론 코팅 공정개선에 필요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동시에 우수한 정확도와 반복성을 구현한다는 평가다. 기존의 레이저 공초점, 전자 현미경 시스템 대비 검사속도 역시 우수해 양산 현장에 최적화됐다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경쟁사 공급단가 대비 최소 30~50%의 프리미엄이 붙거나 최대 2배 이상 비싸게 공급된다.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 자신감의 발로다.

고영은 기존 주력 라인업인 3D 부품실장검사(AOI), 납도포검사(SPI) 장비와 더불어 DPI를 고영의 새 먹거리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고영은 3D SPI, AOI를 앞세워 글로벌 검사장비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기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산업군에서의 점유율을 지키면서 전기차(EV) 등 하이엔드 산업군으로 DPI의 외연을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고영 내부에서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 EV 시장 침투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EV의 경우 전력 구동의 특성상 전장에 이물이나 수분 등이 틈입하면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반드시 컨포멀코팅 공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투명체검사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 DPI가 필요하다. 실제 일부 전장 공급사가 코팅공정 컨트롤에 실패해 잇딴 인명사고를 일으킨 사례도 있다.

고영의 사정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DPI는 고 대표가 글로벌 메디컬 시장을 겨냥해 만든 정위로봇 수술장비 '카이메로(Kymero)'와 더불어 하이엔드 산업 공정 시장을 타겟팅해 개발한 장비"라면서 "EV 시장과 더불어 반도체 적층 공정에서도 도입될 수 있기 때문에 올해부터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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