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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시장 분석]DC형 외형 팽창 지속…은행 '10조 클럽' 속속[제도별 분석]전체 적립금 80조 돌파…보험사 수익률 싹쓸이

양정우 기자공개 2023-02-01 09:47:41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7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시장은 2022년에도 외형 팽창이 지속됐다. 최상위 플레이어인 KB국민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적립금 10조원 대를 돌파한 뒤 신한은행과 IBK기업은행도 '10조 클럽'에 속속 진입했다.

본래 DC형 수익률은 줄곧 증권사의 성적이 가장 탁월했다. 하지만 글로벌 자산시장이 폭락하자 이들 기관이 내건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이 줄줄이 마이너스 성적을 기록했다. 그 대신 주로 보장형 상품을 취급하는 보험사가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0조 대 선두' 국민은행 추격전…신한·기업은행, 적립금 10조 돌파

더벨이 은행·증권·보험 등 퇴직연금 사업자 43곳이 공시한 퇴직연금 적립금을 분석한 결과 2022년 말 기준 DC형 적립금은 81조735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과 비교해 7조8777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수년째 DC형 적립금은 폭발적 증가세를 고수하고 있다. 2018년 말 47조원 대에서 2019년 말 55조원 대, 2020년 말 60조원 대로 진입했다. 그 뒤 2021년 곧바로 70조원 대 고지를 밟았고 지난해 말 80조원 대에 안착했다. 4년여 만에 30조원 이상 불어난 데 이어 여전히 증가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


DC형은 전체(295조8685억원) 적립금에서 24.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5% 대였던 2021년과 비교하면 소폭 낮아졌다. 60% 대 벽이 깨진 확정급여(DB)형의 점유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으나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비중이 드라마틱하게 늘어난 탓이다. 물론 중장기적 트렌드 흐름에서는 DC형의 존재감이 여전히 커지고 있다.

은행의 DC형 강세는 여전했다. 2022년 상반기 말 DC형 적립금은 53조1396억원을 기록해 2021년 말보다 5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누적 적립금은 계속 증가세를 고수하고 있고 전체 비중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2019년 말 은행의 DC형 적립금은 37조1760억원에 불과했다.

KB국민은행은 사상 최초로 적립금 10조원을 넘어선 뒤에도 성장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2021년 말보다 9699억원을 추가해 10조9755억원으로 규모를 키웠다. 2020년 9조원의 문턱을 넘은 지 1년만에 10조원 대 벽을 허물면서 DC형 최강자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엔 국민은행에 이어 2위 그룹인 신한은행(10조3371억원)과 IBK기업은행(10조2606억원)도 적립금 10조원 대를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신한은행은 2020년 DC형 적립금 8조원 대를 달성한 데 이어 2021년부터 9조원 대에 진입했다. DC형에서는 국민은행과 그 뒤를 쫓은 신한은행의 경쟁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역시 10조원 대를 돌파한 IBK기업은행은 한층 더 빠른 속도로 적립금을 쌓고 있다. 증감 규모 자체만 따지면 신한은행을 넘어섰을 정도다. 2021년 무려 1조3000억원 이상을 늘린 데 이어 지난해도 9525억원이나 추가했다. 신한은행을 턱밑까지 추격한 상태다. 하나은행도 7조원 대 반열에 올라서면서 선전을 벌이고 있다.

증권업에선 단연 미래에셋증권이 눈에 띈다. 적립금(7조625억원)을 폭발적으로 늘리면서 은행권 4위인 하나은행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보험업의 경우 삼성생명보험(5조4794억원)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원리금보장형 DC형 수익률 2% 대…비보장형 증권사 주춤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가운데 최근 1년(2022년 말 기준) DC형 단순평균 수익률은 원리금보장형이 2.07%, 비보장형이 -14.5%로 각각 집계됐다. 2020년 말과 2021년 말 기준 1년 수익률은 모두 플러스 성적이었으나 증시 급락세에 비보장형은 마이너스 흐름으로 전환했다.

그간 DC형 수익률은 줄곧 증권업이 강세를 보였다. 2021년엔 상위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증권사가 차지했을 정도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국내외 주식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수혜를 누렸다. 하지만 지난해엔 정반대 양상이 전개됐다. 자산시장이 하락 일로를 걸으면서 비보장형의 경우 보험사와 은행보다 공격적으로 운용한 증권사의 수익률이 유독 저조했다.

가장 탁월한 성과를 거둔 건 단연 원리금보장형이었다. 한화투자증권과 KB증권,
IBK연금보험, 신한투자증권, 동양생명보험, 한국투자증권 등이 2.3~2.7%의 수익률을 거뒀다. 원리금보장형 중에서도 DGB대구은행, KDB산업은행, NH농협은행, 하이투자증권, 제주은행, 유안타증권 등은 1.34~1.76%의 성적을 냈다.

비보장형의 경우 그나마 성과가 우위로 나타난 건 보험사로 집계됐다. 롯데손해보험(-7.41%), DB생명보험(-8.36%), DB손해보험(-8.99%), 흥국생명보험(-9.07%), 동양생명보험(-10.96%), KB손해보험(-11.32%) 등의 순이었다. 마이너스 수익률이 두자릿수가 아닌 건 4곳에 불과했다.

수익률 최하위권엔 증권사가 주로 이름을 올렸다. 한화투자증권(-21.61%)의 성적이 가장 저조했다. 그 뒤를 현대차증권(-20.74%), 신한라이프생명보험(-19.31%), KB증권(-19.13%), 삼성증권(-18.51%), 미래에셋생명보험(-18.29%) 등이 이은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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