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IPO 회계 점검]채권 쓸어담던 토스뱅크, 평가손실 '십년감수'출범 이후 원화 채권 '17.4조' 매수…금리 안정기 접어들며 평가손실 절반 가량 감소
남준우 기자공개 2023-02-07 10:54:12
[편집자주]
밀리의 서재, 쏘카 등 플랫폼 기업들이 공모주 수요예측에서 좋지 못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시장 호황기였던 작년까지 조 단위 몸값을 부르며 IPO 기대감을 드러내던 것과는 상반된다. 플랫폼 기업을 표방하는 곳 대부분 좋지 못한 실적이나 기대 이하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일부 기업은 플랫폼이라는 허울 속에 사업의 본질을 숨겨 재무제표에서 '착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벨은 플랫폼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각 기업들의 현 상황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2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스뱅크는 출범 이후 원화 채권을 중심의 유가증권 자산을 공격적으로 늘려나갔다. 채권 유통 시장에서 '큰 손'으로 등극했다.금리 변동성이 높아진 시기에는 매입한 채권의 평가손실이 커졌다. 실제 현금 유출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실적에 반영되기도 한다.
다행히 당기순이익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나 '상각후원가' 계정으로 유가증권을 분류했기에 실적 변동성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 안정기에 들어서면서 관련 손실이 꽤 희석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량채·짧은 만기' 중심으로 매수
2022년 3분기 기준으로 토스뱅크의 유가증권 자산은 총 17조6041억원이다. 현금·예치금, 총여신, 총수신 등을 포함한 총자산(27조3589억원) 중 64.3%다.
보유 중인 유가증권은 대부분 원화 채권이다. 2021년 10월 출범 이후 자산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채권 유통 시장에서 매수에 나섰다. 2022년 3분기말 기준으로 국채 11조2697억원, 금융채 6조1573억원, 사채 1770억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대응 목적도 있다. 은행이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얼마나 갖췄는지 평가하는 지표다.
고유동성자산은 현금성 자산, 예수금, 채권 등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는 항목들로 구성된다. 대출규모가 늘어날수록 고유동성자산이 줄어드는데, 그만큼을 유동성이 높은 자산으로 채워야 한다. 토스뱅크의 대출채권은 2022년 3분기말 기준으로 7조1292억원이다. 전년 동기(45억원)와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증가했다.
토스뱅크는 채권 유통시장에서 큰 손으로 불렸다. 중소형 하우스 채권 트레이더들과도 자주 소통하면서 다양한 상품을 매수했다. 만기가 상대적으로 짧고 AA등급 이상의 우량채를 엄선했다.
한 채권 트레이더 관계자는 "토스뱅크의 경우 2021년말부터 2022년까지 은행업에 맞는 채권 투자 북을 만들고 공격적으로 자산을 늘렸다"며 "아직 금융당국의 비교적 자유로운 만큼 공격적인 매수가 가능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022년 3분기말 기준 평가손실 2385억원
다만 금리 상승기에 평가손실이 커졌다. 채권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토스뱅크가 주로 매수했던 채권 상품은 이자율이 2~3%대가 주를 이뤘다. 한때 이 금리가 5~6%대까지 올라가면서 평가손실 폭이 커졌다는 의미다.
유가증권은 재무제표상 '당기손익-공정가치(FV-PL)',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FV-OCI)'. '상각후원가(AC)' 등의 계정에 편입시킨다. FV-PL, FV-OCI와 AC의 가장 큰 차이는 '공정가치' 측정 유무다. 유형자산이나 재고자산의 '취득원가'를 금융자산에 대입한 개념이다.
보유 중 매도할 계획이 있는 자산의 경우 공정가치 변화에 따른 자산 가격 변화를 회계에 반영해야한다. FV-OCI는 FV-PL과 달리 당기순이익에는 영향이 없고, 총포괄이익에만 영향을 준다. 반면 AC는 만기까지 보유할 금융자산에 대한 계정이다. 만기까지 보유하기 때문에 공정가치 변동을 반영하지 않는다.
2022년 3분기말까지 토스뱅크는 FV-OCI로 8조4411억원, AC로 9조980억원을 보유했다. 같은 시기 평가손실로 2385억원을 기입했다. 금리 변동성이 커졌던 4분기에는 이보다 더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금리가 안정되며 관련 손실이 일정 부분 희석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채권 평가손실이 2022년 3분기말 대비 절반 가량 준 것으로 파악된다. FV-PL 규모가 미미한 만큼 당기순이익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AC 물량 만기도 짧은 만큼 매도 후에는 관련 손실도 없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금리 안정기에 들어서면서 채권 평가손실이 일정 부분 희석된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 만기가 짧기 때문에 보유 채권을 매도하면 관련된 손실은 재무제표상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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