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2월 03일 07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름 모를 개인들이 중소형 헤지펀드 운용사에 유혹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와 경기침체로 투자금 조달이 어렵지 않냐며 적자에 허덕이는 대표들을 찾아가 경영권 매각 의사를 묻고 있다는 후문이다.최근에는 평소 알고 지내던 비(非) 운용업계 관계자로부터 "헤지펀드 운용사 인수에 관심 있는 지인이 있다"며 "경영권을 매각하려는 운용사가 있다면 알려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기자에게까지 이런 문의가 들어올 정도니 실제 지분 양수도 주체간 논의는 더욱 빈번히 이뤄지고 있을 게 자명하다.
다만 한 가지 이해하기 힘든 점은 왜 굳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주면서까지 기존 운용사의 인수를 추진하냐는 것이다. 일반사모운용사 등록에 최소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넘게 걸렸던 과거와 달리 최근 라이선스 인가를 받기 위한 대기줄은 그리 길지 않아 금융당국에 등록을 신청하고 대주주 심사를 받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특정 운용사의 투자철학이나 트랙레코드를 보고 인수에 나서는 것도 아닌 듯 했다. 운용사 M&A 과정을 들여다 보니 A사, B사, C사 등으로 표현된 후보 리스트에는 회사별 등록 업무단위와 자기자본 및 납입자본 규모, 예상 인수가격 등이 나열돼 있었을 뿐이다.
한 헤지펀드 운용사 대표는 "최근 한 개인으로부터 펀드로 할 비즈니스가 있으니 운용사 지분 100%를 통매각하지 않겠냐는 문의를 받았다"며 "다만 구체적인 사업 내용에 대해선 함구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여 제안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자칫 운용업계의 물을 흐릴 수 있는, 비적격 대주주가 난입할지 모른다는 업계의 우려가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다. 기존에 사업을 영위하던 운용사를 인수할 경우 인수자는 일반사모집합투자업 신규 등록에서 요구하는 까다로운 대주주 요건을 대부분 회피할 수 있다는 허점이 존재한다.
대주주 변경은 자본시장법이 아닌 금융사지배구조법의 적용을 받는데 일반사모집합투자업자는 금융사지배구조법상 대주주 변경승인 대상 금융회사에 해당하지 않는다. 일반사모운용사의 대주주가 변경될 경우 해당 사실을 2주안에 사후보고만 하면 그만이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이후 쪼그라든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은 코로나19발 유동성 공급에 가까스로 부흥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고강도 규제와 운용업계의 자정작용에도 불구하고 헤지펀드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사모운용업계의 신뢰회복을 위해서라도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사태를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 가뭄난에 시달리는 운용사들이 지분 매각을 고민 중인 지금 M&A 과정을 더욱 강도 높게 심사해 혹시 모를 비적격 대주주의 난입을 걸러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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