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틱스 리포트]김동관 한화 부회장, 로봇 또 하나의 '히트상품' 만들까⑦美 '4족보행로봇'에 관심, 태양광-방산 등 과거 투자사례도 주목
강용규 기자공개 2023-02-08 07:38:40
[편집자주]
단순한 산업용 로봇에서 레스토랑 서빙이나 헬스케어에 쓰이는 서비스로봇, 그리고 인간의 형태를 한 휴머노이드까지. 로봇은 더 이상 공상과학의 산물이 아니다. 로봇 공학(로보틱스)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고 제조업 중심의 국내 산업계에 로봇의 도입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더벨은 산업으로서의 로봇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그리고 어디로 발전해 나갈 것일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6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의 로봇사업은 2015년 삼성그룹과의 방산-화학 빅딜을 통해 삼성테크윈의 협동로봇 생산라인을 넘겨받은 데에서 시작한다. 현재는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의 모멘텀부문에서 협동로봇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산업용 로봇시장에서는 HD현대그룹(현대로보틱스), 두산그룹(두산로보틱스)와 함께 ‘3강’으로 꼽힌다.최근에는 오너 3세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로봇사업의 영역을 협동로봇에서 로보틱스 전반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로봇이 자체적으로 사업성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방산과 조선업 등 그룹의 제조업 현장에 활용될 수도 있는 만큼 김 부회장의 향후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 김동관 부회장의 미국 로봇기업 시연 참관, 투자의 전조일까
업계에 따르면 미국 로봇회사 고스트로보틱스의 한국 법인인 고스트로보틱스테크놀로지가 1월 한화그룹 사무실에서 4족보행 로봇의 단독 시연을 실시했다. 김 부회장이 제품 확인을 위해 직접 참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스트로보틱스는 공업기업이라기보다 상업기업 단계에 있는 드론봇 회사다. 제품의 판매실적이 증가하고 있으며, 보유기술력도 주목받고 있다.
한화그룹 측에서는 “한화가 만드는 로봇과 고스트로보틱스의 로봇은 다른 종류”라며 “현재 별도의 사업협력이나 투자 등의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에서 로봇을 향후 성장동력 중 하나로 육성하기 위해 유망 로봇기업을 상대로 지분투자나 인수합병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한화그룹에서는 ㈜한화가 진행하는 협동로봇사업 이외에도 로봇과 관련한 분야들이 존재한다. 특히 방산부문에서는 전투체계 무인화 흐름 속에서 로봇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화디펜스가 지난해 11월 성능을 시연한 차세대 로봇 무인체계인 4륜형 보병 전투지원용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스멧(Arion-SMET)’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한화디펜스는 폭발물 탐지·제거로봇, 소형 정찰로봇 등 총 15종의 군용로봇 체계 개발도 국책과제로 수행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현재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시장 진입을 타진하는 조선업 역시 위험작업의 로봇 투입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한화의 협동로봇을 일부 도입 중이기도 하다. 그룹차원에서 로봇사업의 확대에 나선다면 대우조선해양의 추가적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투자에 적극적인 김동관 부회장… 성공사례들 속 ‘아쉬움’ 니콜라
김 부회장과 한화그룹이 그동안 신사업 진출이나 기존 사업의 확장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 왔다는 점에서도 로봇 투자의 가능성을 제기하는 업계 시선에 힘이 실린다.
대표적 사업이 바로 태양광이다. 한화그룹은 2010년 미국 태양광 셀 생산회사 솔라펀파워를 인수하고 한화솔라원을 설립해 사업을 본격화했다. 김 부회장은 2011년 말 그룹 인사를 통해 한화솔라원으로 이동한 뒤 태양광 사업의 육성에 공을 들였다. 이 과정에서 2012년 한화그룹의 독일 태양광 셀 회사 큐셀 인수(555억원 투자)를 지휘하기도 했다.
이후 김 부회장은 한화솔라원, 한화솔라에너지, 한화큐셀코리아 등 파편화돼 있던 그룹의 태양광 법인들을 한화솔루션(당시 한화케미칼) 산하로 한데 모으는 구조 개편작업도 실시했다. 현재 태양광사업은 한화솔루션 연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김 부회장이 만들어 낸 최고 ‘히트상품’으로 꼽힌다.
한화그룹에서 방산사업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021년 인공위성 전문기업 쎄트렉아이의 지분 20%(전환사채 포함 30%)를 590억원(전환사채 포함 1090억원)에 인수한 지분투자 역시 김 부회장이 사내이사로서 추진한 대표적 투자로 알려져 있다. 김 부회장은 2022년 부회장 승진 전까지 쎄트렉아이의 기타비상무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기도 했다.
김 부회장의 투자가 항상 성공으로 이어지기만 한 것은 아니다. 2018년 한화임팩트(당시 한화종합화학)는 모회사 한화에너지와 함께 1억달러를 들여 미국 수소트럭 스타트업 니콜라의 지분 6.13%(2213만주)를 확보했다. 미국에서 수소 사업 관련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니콜라를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니콜라는 2020년 사기 논란이 불거졌고 지난해 12월 창업자 트레버 밀턴의 사기혐의에 대에 뉴욕 연방법원이 유죄 평결을 내렸다. 현재 한화그룹은 니콜라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 중이나 아직 기존 매입분의 절반가량(1100만주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콜라 주가는 전날(2월2일) 기준 2.73달러로 한화그룹의 매입금액인 주당 4.5달러를 밑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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