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틱스 리포트]현대로보틱스, 수익성과 맞바꾼 글로벌 점유율④저가수주 지양 전략으로 221억 적자 극복… 서비스로봇 진출로 매출확대 기대
강용규 기자공개 2023-01-30 07:30:16
[편집자주]
단순한 산업용 로봇에서 레스토랑 서빙이나 헬스케어에 쓰이는 서비스로봇, 그리고 인간의 형태를 한 휴머노이드까지. 로봇은 더 이상 공상과학의 산물이 아니다. 로봇 공학(로보틱스)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고 제조업 중심의 국내 산업계에 로봇의 도입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더벨은 산업으로서의 로봇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그리고 어디로 발전해 나갈 것일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0일 13: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그룹(옛 현대중공업그룹)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로봇사업을 시작한 대기업이다. 현대중공업은 1984년 용접기술연구소 산하에 로봇 전담팀을 구성했으며 1987년에는 연 300대 규모의 로봇공장을 세워 산업용 로봇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1988년 현대로보트산업이 분할 출범하기도 했으나 1993년 다시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본부에 합병됐다.그룹의 로봇 계열사 현대로보틱스는 2017년 현대중공업의 인적분할로 출범했다. 이후 현대로보틱스는 그룹 지주사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가 됐고 이후 2020년 지주사에서 다시 로봇사업만 물적분할해 독립한 것이 지금의 현대로보틱스다.
현대로보틱스의 산업용 로봇은 크게 일반 제조업용 로봇과 FPD(평판디스플레이) 운반용 로봇(클린용 로봇)으로 나뉜다. 업력이 긴 만큼 국산 산업용 로봇 제조사들 가운데서는 성능과 신뢰성 모두 최상위권으로 평가받는다.
한국로봇산업협회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으로 국내 로봇 사업체는 총 2500곳이 있으며 이 중 매출이 100억원을 넘는 곳은 78곳에 그친다. 이해 현대로보틱스는 연결기준 매출 1893억원을 거뒀으며 순수하게 로봇사업만 진행하는 국내 기업들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애초 현대로보틱스는 국내가 아닌 세계무대에서 경쟁하는 기업이다. 글로벌 산업용 로봇시장은 일본 화낙, 스위스 ABB, 독일 쿠카, 일본 카와사키중공업, 일본 야스카와전기 등 ‘5강’이 전체 시장의 60%가량을 점유하는 다자 과점체제다.
일본의 글로벌시장 조사기관 후지경제그룹에 따르면 현대로보틱스는 현재 법인이 출범한 2020년 기준으로 글로벌 점유율 2%의 6위 사업자였다. 5위 야스카와전기(9%)와 격차가 있기는 하나 5강 체제에 균열을 낼 유력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1년 뒤인 2021년에는 일본 다이헨과 덴마크 유니버설로봇이 3% 점유율로 6위와 7위에 올랐다. 현대로보틱스는 7위권 바깥으로 밀려났다.
이 기간 글로벌 산업용 로봇시장은 규모가 2020년 92억달러에서 110억1000만달러로 16% 성장했다. 그러나 현대로보틱스는 매출이 1953억원에서 1893억원으로 오히려 역성장했다. 심지어 2020년 매출이 법인 출범 이후인 5~12월의 누적수치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감소폭은 더욱 컸을 것이다.
현대로보틱스 측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제조기업들의 설비투자 침체를 매출 감소의 이유로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로컬 중심기업의 한계성을 지적했다. 실제 이 기간 글로벌시장의 규모는 성장했으며 현대로보틱스도 수출실적은 519억원에서 614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내수 매출이 1434억원에서 1279억원으로 줄었다.
더 큰 문제는 수익성 악화였다. 현대로보틱스는 2020년 순이익 109억원을 냈으나 2021년에는 순손실 221억원을 봤다. 독립법인으로 출범해 지주사와 재무가 분리된 만큼 이를 자력으로 극복해야 했다.
이에 현대로보틱스는 매출이 줄어드는 것을 일정 부분 감수하더라도 저가수주를 지양하는 수익성 중시의 방향으로 사업전략을 수정했다. 2022년 1~3분기 누적으로 현대로보틱스는 매출 1368억원을 냈다. 연 매출은 지난해의 1893억원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48억원을 거둬 흑자전환이 확실시된다.
남은 과제는 글로벌 점유율 회복이다. 현대로보틱스는 제조업 중에서도 특히 자동차산업의 투자 확대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로보틱스는 2019년 중국 상하이, 2021년 유럽에 각각 판매법인을 설립했으며 지난해에도 중국 장수와 미국에 추가로 판매법인을 세웠다.
매출 성장을 위한 신사업도 진행 중이다. 현대로보틱스는 그간 축적해 온 산업용 로봇의 기술을 활용해 방역로봇, 서빙로봇, 호텔로봇 등을 출시하며 서비스로봇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현대로보틱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서비스로봇에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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