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PF 대주단, 대우건설과 순순히 결별한 까닭은 대우건설, 보증섰던 후순위채권 변제…대주단, 신규 시공사 찾거나 토지공매 가능성
이상원 기자공개 2023-02-08 10:16:13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7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울산내 주상복합 건축사업을 위한 브릿지론에서 대우건설이 발을 뺐다. 분양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본PF 단계로 넘어갈 경우 공사비까지 더해 손해가 눈덩이 처럼 커질 것을 감안한 결정이다.대우건설은 후순위채까지 대위변제하면서 해당 사업을 손절했다. 대주단은 순순히 결별을 선택했다. 본PF에서 책임준공 의무를 져야 하지만 브릿지론 단계에서는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선순위 대출에 참여한 대주단은 선순위채 3개월 연장에 합의하며 일단은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당장은 새로운 시공사 찾기가 급선무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 토지 공매를 통해 대출금 회수에 나서게 된다.
◇대주단, 선순위 3개월 연장…사업지속 의지 드러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울산동구일산동푸르지오' 주상복합 건축 사업을 위한 브릿지론에서 대우건설이 빠졌다. 울산 분양시장 분위기가 침체된 가운데 644세대의 분양까지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자칫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다 최악의 경우, 1000억~2000억원으로 추정되는 미수 공사비만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브릿지론은 건설 사업 인허가를 받기 이전 토지를 확보하기 위해 대출받는 자금을 가리킨다. 이후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사업 승인을 받으면 본PF 단계를 거쳐 분양 등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울산동구 일산동푸르지오 브릿지론 구조는 선순위 460억원, 후순위 440억원, 에쿼티 100억원 등 총 1000억원으로 구성됐다. 대우건설은 선순위 대출에 대한 보증없이 후순위에 보증을 섰다. 그리고 향후 본PF 단계로 넘어갈 때 책임준공 의무를 지기로 했다.
선순위 대주단으로는 유안타증권, 우리금융캐피탈, 아이파트너스자산운용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대우건설의 이번 결정에 따라 일단은 3개월 연장에 합의하고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대주단 간에 협의를 통해 선순위 채권을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며 "이 사업을 계속 끌고 가기 위한 결정이다. 일단 현재로서는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대주단의 앞날은 험난하다. 당장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서 새로운 시공사를 구해야 하는 처지다. 하지만 기존 시공사가 빠지며 사업성에 흠집이 난 만큼 쉽지 않은 과정이 예상된다. 토지 공매를 통한 대출금 회수 가능성이 큰 가운데 토지가 선순위 금액에 못 미칠 경우 막대한 손해가 불가피하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3/02/06/20230206171821452_n.png)
◇합리적 선택한 대우건설…"책임 다했다"
대우건설의 이번 결정을 놓고 일각에서는 책임준공 회피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대주단 입장에서도 아쉬움은 크다. 하지만 본PF 단계로 넘어갈 경우 높아진 금융비용과 함께 책임준공으로 대우건설의 손해는 커질 수 밖에 없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사업을 계속 추진하려고 했지만 본PF를 앞두고 이자비용은 2배, 수수료는 10배 이상 오르면서 모두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시행사도 자금보충을 하기에는 어려운 만큼 정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4분기 실적에 선반영하면서 추가적인 금융비용 리스크는 없다"고 덧붙였다.
통상적으로 브릿지론 단계에서 시공사가 책임준공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대우건설은 손해를 감수하고도 의무를 모두 이행했다. 이로 인해 대주단이 선순위를 가져갔고 그만큼 론 구조상 대우건설보다 대주단이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부동산금융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후순위 440억원을 대위변제했다. 사실상 후순위 채권을 들고 있는 셈"이라면서 "리스크를 감수하고도 후순위채를 변제하면서 의무는 다했다. 이를 놓고 뭐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를 탓하기 위해서는 본PF를 바로 체결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을 계기로 부동산금융 시장에 대한 여파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후순위 보증에 대한 약속을 지켰다. 손해를 보더라도 손절하겠다는 의미"라며 "시장에 대한 여파는 없을 것이다. 합리적인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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