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신사업 점검]하림지주, NS쇼핑서 넘겨받은 '자회사' 득실은속도 못내는 '신사업' 적자경영, 인프라 마련 불구 시장 반응 '냉기류'
김선호 기자공개 2023-02-08 08:16:30
[편집자주]
1978년 닭고기 전문기업으로 시작한 하림그룹이 육류가공은 물론 유통, 물류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오랜기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모펀드와 파트너십을 비롯한 인수합병(M&A), 자본 출자 등 방법과 영역을 가리지 않고 변신을 모색 중이다. 여전히 하림은 성장에 목마르다.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을 위해 공격적으로 신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하림그룹의 현주소와 남은 과제를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7일 09: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그룹의 지주사인 하림지주는 2022년 12월 27일 NS지주를 합병하고 6개 법인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기존 홈쇼핑 계열사 NS쇼핑이 창출한 수익으로 사업 기반을 마련한 곳들이다. 하림지주로서는 이러한 지배구조 변경으로 신사업을 통한 신규 수익을 얻을 계획을 세웠다.지난해 하림지주 자회사로 위치한 법인은 엔바이콘(외식업), 에버미라클(의료용 물질·의약품 제조), 하림산업(부동산개발·식료품 제조), 엔디(홈쇼핑 카달로그 제작), NS홈쇼핑미디어센터(홈쇼핑 영상물 제작), 글라이드(전자상거래) 등이다.

이 가운데 하림그룹의 신사업은 시장에서 기대와 다른 평가를 받는다. 2021년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직접 '일일 주방장'으로 나서며 'The미식 장인라면'을 소개했지만 기대만큼 흥행을 이끌어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먼저 윤석춘 전 하림 육가공총괄 대표 사장이 임기 만료 2년을 앞두고 2021년 12월에 사임한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했다. 윤 전 대표는 라면사업 중책을 맡았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하림그룹은 라면 1개당 2200원의 프리미엄 라면으로 시장을 공략하면서 2022년 매출 목표액으로 700억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누적 하림산업의 매출은 318억원에 그쳤다. 이는 라면뿐만 아니라 'The미식' 브랜드의 가정간편식 매출이 포함된 수치다.

즉석밥 '하림 순밥'을 생산했던 곡물 가공품 제조 전문업 HS푸드도 소멸 수순을 밟았다. HS푸드는 하림지주와 일본 농산물 가공기업인 신명홀딩스의 합작법인으로 출범했지만 최근 하림산업에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하림그룹은 하림산업이 HS푸드를 흡수합병하는 것은 경영효율화 차원으로 한 지역 안에 있는 공장들을 하림산업이 총괄 운영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즉석밥을 출시하면서 시장점유율 10%를 목표했지만 업계에는 5% 정도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미라클과 엔에스홈쇼핑미디어센터를 제외할 경우 신사업을 맡은 대부분의 법인이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3분기 하림산업은 729억원, 엔바이콘은 20억원, 엔디는 3328만원, 글라이드는 7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해당 법인들은 그동안 NS쇼핑의 자회사로 위치하며 홈쇼핑사업에서 창출되는 자금으로 사업 인프라를 구축했다. 특히 NS쇼핑이 가장 큰 규모로 자금을 출자한 곳은 하림산업이다. 이를 통해 하림산업은 양재 물류단지를 매입하고 하림푸드콤플렉스를 건립했다.
양재 물류단지 매입과 전북 익산에 위치한 식품 제조공장 하림푸드콤플렉스 건립에 투입된 비용만 단순 합산으로 9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양재 물류단지의 경우 서울시와 갈등으로 제 속도를 못 내고 있지만 가정간편식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NS쇼핑이 수익성 저하 위기에 처하자 신사업을 맡은 법인을 하림지주 자회사로 위치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 10월 1일 NS쇼핑을 유통사업부문(NS쇼핑)과 투자사업부문(NS지주)로 분할하고 그중 NS지주를 하림지주가 흡수합병하면서다.
하림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해 출혈이 이어질 경우 하림지주가 짊어져야 하는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물론 식품 생산 인프라를 완료해 NS쇼핑처럼 대규모 자금을 출자하지 않더라도 적자누적에 따른 추가 운영자금이 필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사업은 축산업에서 시작해 자산총액 기준 재계순위 27위까지 하림그룹을 일궈온 김 회장의 제2의 경영시험대이기도 하다. 올해부터 하림지주가 직접 신사업을 진두지휘한다. 특히 핵심 계열사 하림산업은 김 회장의 형인 김기만 대표가 수장을 맡고 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가정간편식 등 신사업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시장에 완전히 안착하는데 시일이 걸리는 것뿐"이라며 "경쟁사에 비해 빠른 속도로 성장을 하고 있는 중으로 현재 추가적인 자금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부고]이진우(더벨 편집국장)씨 부친상
- 율호머티리얼즈, 아쿠아메탈스·한양대연구소 MOU 체결
- [Company Watch]잘 나가던 인텔리안테크, 돌연 수익성 '주춤'
- [스팩 합병 디스카운트 점검]매출 300억 약속한 라온텍, 3분기 누적 '70억' 불과
- [기술특례 코스닥 재점검]'지분 11%'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 지배력 높일 묘수는
- [스팩 합병 디스카운트 점검]'시총 30%' 뛴 엑스게이트, 400억 매출목표 달성 '글쎄'
- [thebell note]"피곤하지만 싫진 않아"
- 로우카본 “한국 특성 고려한 DACCS 기술 필요”
- '나스닥 상장' 캡티비전, 합병구조 '독특하네'
- [thebell note]스팩, '공급 과잉'의 그림자
김선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우종웅 모두투어 회장, '퇴직금 중도정산' 보수 5억 넘었다
- [한화갤러리아를 움직이는 사람들]정일규 재무실장, 독립법인 재출범 '투자 도안' 짠다
- 대림통상 최대주주 디앤디파트너스, '차입 만기' 대책은
- GS리테일, 각자대표교체 유력 '후임에 전략가 급부상'
- [한화갤러리아를 움직이는 사람들]오너 3세 김동선 부사장, 경영전면에 선 '3사 전략가'
- 대림통상, 최대주주 디앤디파트너스와 '내부거래' 채권 급증
- 농심, '가격 인하' 불구 원가절감으로 영업익 증가
- 신세계그룹 '잇따른 인사' 신세계SI 지원본부장 공석으로
- 롯데그룹, '신동빈 유럽출장' 2024년 정기인사 연기
- [한화갤러리아를 움직이는 사람들]김영훈 대표, 믿고 맡기는 브레인 '신사업마다 중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