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맥도날드 품는 동원그룹, 알짜 부동산은 빠졌다 맥도날드 본사에 임대료 계속 지급, 매각가 낮춰 딜 종결성 제고 의도도
김지효 기자공개 2023-02-08 08:17:33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7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맥도날드 글로벌 본사가 한국맥도날드가 보유한 일부 부동산을 매각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그간 한국맥도날드가 보유한 알짜 부동산은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투자 하이라이트로 부각돼왔다. 부동산 투자 기회가 사려졌다는 점이 흥행 실패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맥도날드 글로벌 본사는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부동산을 새주인 측에 계속 임대해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매각가격을 낮춰 딜 종결성을 높이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새주인으로 유력한 동원그룹 역시 임대료 비용까지 감안해 인수 시너지 검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는 이번 거래에서 보유한 부동산 중 3곳을 매각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맥도날드는 1300억원대에 이르는 부동산 자산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매물로 나온 다른 햄버거 프랜차이즈 기업들보다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21년 말 장부가 기준으로 한국맥도날드가 보유한 토지는 1027억원, 건물은 693억원 규모로, 이 중 토지는 공시지가 기준으로 1368억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번 거래에서 부동산 일부가 제외되면서 그 배경을 두고 시장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먼저 글로벌 본사에서 한국맥도날드가 보유한 알짜 부동산를 계속 보유하면서 임대료 수익을 챙기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맥도날드는 통상적으로 지역의 중심상권에 100평 이상의 대형 매장을 내기 때문에 임대수익만 해도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매각가를 낮추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부동산 일부가 빠지면서 당초 예상가보다 가격대를 낮출 수 있어 협상의 여지가 매각 측과 인수 측 모두에게 생겼다는 설명이다.
미국 본사는 한국맥도날드를 6년 만에 다시 매물로 내놨지만 현재 자금 시장의 상황은 우호적이지 않다. 이 때문에 인수 측의 가격 부담을 덜고 거래 종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격대를 낮춰야 할 필요성이 있다. 2016년 당시에도 매각 측은 5000억원대를 희망했지만 원매자들은 3000억원대를 제시하면서 가격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고 결국 매각이 무산됐다.
인수 측에서 한국맥도날드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을 안아도 이를 원하는 대로 활용하기 쉽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이번 거래 대상은 맥도날드 한국법인 지분 100%이기는 하지만 글로벌 본사의 통제 속에서 사업을 진행해야하는 제약이 있다.
맥도날드가 보유한 100평 이상의 토지 등은 오피스텔과 같은 상업시설로 개발한다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글로벌 본사가 매장 입지 선정, 연간 출점 조건, 드라이브 쓰루 매장 출점 등을 조건으로 내거는 상황에서 부동산 자산을 개발하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언이다.
동원그룹이 이 같은 조건에서도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이유를 두고는 맥도날드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보다 장기적인 사업적 시너지를 더 고려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동원홈푸드는 이미 조미식품 사업부인 삼조쎌텍을 통해 한국맥도날드에 소스를 공급하고 있다. 향후 축산 도매업 사업부인 금천을 통해 추가적인 시너지도 확보할 수 있다. 동원홈푸드를 비롯해 동원그룹이 전국에 확보하고 있는 물류망을 활용해 맥도날드의 수익성도 개선할 수 있다.
맥도날드를 운영하며 노하우를 축적해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동원홈푸드의 외식사업을 키울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 동원홈푸드는 현재 샐러드 카페 크리스피 프레시와 샌드프레소 스페셜티, 이탈리안 가정식 포르투7, 카페&다이닝 브랜드 라운지 디/라운지 오 등 다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모든 브랜드를 통틀어도 현재 전국 매장은 20개가 채 되지 않는다.
회장 슬하 2세들에게 물려줄 사업을 마련하기 위해 인수전에 참여했다는 관측도 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슬하에 2남2녀를 두고 있다. 일찌감치 계열 분리를 통해 금융은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에게, 비금융사업은 차남인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에게 맡겼다.
두 딸은 동원그룹의 핵심사업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장녀인 김은자씨는 동원그룹 계열사인 동원와인플러스 지분 100%를 들고 있으며 사내이사로 이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동원와인플러스는 2021년 기준 연매출이 200억원대에 불과해 핵심사업을 물려받은 형제들과 비교해 한참 체급이 떨어진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지효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그룹 & 보드]'2세 경영' 덕산홀딩스, 오너의 계열사 대표 겸직 확대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소송 당한 '자사주 공개매수' 이사회 멤버 살펴보니
- [thebell interview]“이사회 다양성, 기업 생존과 성장 위한 전략적 요소”
- [그레이존 이사회 점검]동오그룹, 오너 3세로 핵심계열사 경농·조비 엮었다
- [그레이존 이사회 점검]공구용 줄자 1위 코메론, 이사회 독립성·견제기능 무색
- [Board change]DS단석, 자산 2조 기준 웃도는 이사회 소위원회
- [그룹 & 보드]코오롱그룹, 이사회 중심엔 '오너 4세' 이규호 부회장
- [2024 이사회 평가]빙그레, 발군의 경영성과…아쉬운 이사회 구성
- [2024 이사회 평가]IMM PE 체제 하나투어, 평가 없는 이사회 운영 '아쉬움'
- [2024 이사회 평가]롯데렌탈, 적극적 이사회 활동… 경영성과 '옥의 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