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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소송 당한 '자사주 공개매수' 이사회 멤버 살펴보니영풍, 고려아연 이사 상대 주주대표소송…"법률 검토 충분히 거친 사안"

김지효 기자공개 2024-11-19 08:21:44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4일 15:5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이사진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적 분쟁에 다시 한번 불씨를 지폈다. 영풍 측이 앞서 두 차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은 이미 기각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사진을 대상으로 주주대표소송에 나서면서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법적 공방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사외이사의 책무가 적지 않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면서도 "해당 사안은 충분한 법률적 검토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 이사 10명 대상 소송, 권순범·황덕남 변호사 포함

영풍은 최근 고려아연 이사진을 상대로 67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과도한 금액으로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해 회사가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소송 대상이 된 고려아연 이사진은 총 10명이다. 고려아연 이사회에 등재된 13명 중 영풍 측 인사인 장형진 고문과 최근 열린 이사회에 번번이 불참한 김우주 현대차 기획조정1실 본부장, 성용락 전 감사원장 직무대행은 제외됐다.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 재직중인 그는 일신상의 이유로 최근 열렸던 이사회에 불참한 것으로 전해진다.

10명 중 사내이사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박기덕 TD사업부문 사장, 정태웅 제련사업부문 사장 등 3명이다.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중인 최내현 켐코 대표이사도 포함됐다. 그는 최 회장의 사촌으로 지난해 고려아연 이사회에 합류했다.

나머지 6명은 모두 사외이사다. 법률전문가와 교수, 환경전문가, 재무전문가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모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의 추천으로 고려아연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앞서 성 고문을 포함한 사외이사 7명은 고려아연 측을 지지하는 입장문을 내놓기도 했다.

눈에 띄는 건 고려아연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법률전문가다. 고려아연 사외이사 중 법률 전문가는 2명이다. 권순범 변호사와 황덕남 변호사다. 권 변호사는 지난해부터, 황 변호사는 올해 3월부터 고려아연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권 변호사는 현재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다. 그는 1993년 제35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후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를 시작으로 부산지방검찰청 검사장,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 등을 지냈다. 황 변호사는 노무현정부 청와대 법무비서관 출신이다. 앞서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사외이사를 지냈고 2021년에는 하나은행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현재 롯데웰푸드 사외이사로도 재직중이다.


이민호 사외이사는 환경공학 박사로 환경부 정책실장을 지냈다. 현재는 법무법인 율촌 ESG센터장으로 재직중이다. 서대원 사외이사는 국세청 차장을 지낸 세무전문가다. 1990년 행정고시를 통해 행정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한 이후 26년간 국세공무원으로 일했다. 현재 BnH세무법인 회장을 맡고 있다. 교수도 2명 포함됐다.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와 김보영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도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영풍 측 이미 두 차례 가처분 신청 기각, “사외이사 법적 책임 관심 높아져”

고려아연 측은 이미 이사진들의 법적 리스크와 관련해 충분한 법적 검토를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한 재계 관계자는 “앞서 영풍 측이 이번 주주대표소송과 똑같은 사안으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은 이미 두 차례나 기각됐다”며 "법률 대리인과 이사회 내부 법률전문가들이 이사진들의 배임 혐의 등과 관련해 충분한 검토를 거쳤다"고 말했다.

영풍 측은 앞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회사에 손해를 끼친다며 두 차례 가처분 신청을 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이번에 영풍 측이 다시 문제제기를 한 공개매수 가격과 관련해 법원은 고려아연 적정주가 산정의 어려움을 지적하며 영풍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판결문에 “고려아연 적정주가는 현 단계에서 명확히 산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이사회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소송까지 진행되면서 사외이사를 비롯한 이사회 구성원들의 법적 책임과 관련한 관심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법적 책임감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한번 더 확인시켜준 셈”이라며 “사외이사의 무게가 적지 않지만 이사회에 참석해 적절한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책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 측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MBK파트너스 측은 “원고가 아니라 잘 모르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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