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존 이사회 점검]공구용 줄자 1위 코메론, 이사회 독립성·견제기능 무색오너일가 강동헌 대표·강남훈 사장 이사회 참여, 지분 늘리는 2대주주 행보 ‘주목’
김지효 기자공개 2024-11-13 08:20:28
[편집자주]
상장법인은 주식시장에 기업을 공개하면서 불특정 다수 투자자의 자금을 끌어온다. 그 대가로 상장사 이사회는 건전한 경영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여러 가지 의무를 부여받는다. 사외이사 선임과 감사위원회 설치 의무, 각종 공시 의무 등이다. 다만 별도기준 총자산 2조원 미만 기업은 의무강도가 약하며 당국의 감시망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다. '회색지대(Gray Zone)'에 존재하는 이들 기업의 이사회를 면밀히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8일 09:5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메론은 국내 공구용 줄자 1위 기업이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에 수출로 얻는 매출이 국내 매출의 3배 가량에 이르는 수출 중심 기업으로 연간 8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1963년 설립된 한국엠파이어공업사가 강의조 창업주가 설립했다.2001년에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사지만 현재 대표이자 오너 2세인 강동헌 대표와 그의 아들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상장사 이사회에 요구되는 독립성과 최대주주에 대한 견제기능을 담보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오너일가 장악한 이사회, 이사회 개최 횟수도 적어
코메론 이사회는 3인으로 구성돼있다. 사내이사로는 강동헌 대표와 강남훈 사장이 등재돼있다. 강 사장은 강동헌 대표의 장남으로 미국 인디아나주립대를 졸업하고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다 12년 전 코메론에 합류했다.
코메론의 유일한 사외이사는 민경래 ㈜티웨이브 이사다. 그는 다담인베스트먼트 전무를 역임했다. 그는 2022년 3월 정기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코메론 측에 따르면 민 사외이사는 이사회를 통해 추천됐다.
이사회 개최 횟수도 사외이사가 의견을 피력하기에는 현저히 적다. 코메론은 지난해 이사회를 총 5회 개최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2회차부터 4회차까지는 지난해 2월28일 하루에 열렸다. 사실상 이사회가 열린 횟수는 3회인 셈이다. 올해도 같은 방식으로 4차례를 열었다고 공시에 기재했다. 하지만 1~3회차는 모두 2월 26일로 같은 날에 열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사회 개최 횟수는 2회에 그친다.
이사회 횟수가 많지 않은 만큼 사외이사에게 부과되는 출석에 대한 무게는 더 크다. 하지만 올해 민경래 사외이사는 한 차례 회의에 불참해 출석율 67%를 기록했다.
코메론 측은 이와 관련해 “같은 날 열리긴 했지만 안건의 성격이 각각 달라 이사회 회차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사외이사 출석과 관련해서는 “한 차례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이사회 참석률이 낮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시총에 버금가는 현금성 자산, 2대주주 '소정' 지분 꾸준히 확대
코메론은 시가총액보다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알짜 기업으로 꼽힌다. 현재 시총은 955억원 수준이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올 6월 말 연결기준 913억원이다. 차입금 비중이 현저하게 낮은 탓에 최근 5년간 순현금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순현금은 912억원이다.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코메론이 보유 자산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인 상태인 데다 아직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장남이 이사회에는 참여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분이 미미한 상황에서 2대 주주가 지분을 꾸준히 사모으고 있어 향후 경영권 분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코메론 최대주주는 강동헌 대표다. 강 대표는 314만7258주(34.79%)를 들고 있다. 그의 장남인 강남훈 사장이 보유한 지분은 3만8494주(0.43%)에 불과하다. 차남인 강성훈 부사장은 고작 8823주(0.1%)만 들고 있다.
반면 2대 주주인 ‘㈜소정’은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소정은 국내외 주식 투자와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하고 있다. 2020년부터 코메론 지분을 꾸준히 늘려오고 있다. 소정은 지난달에도 장내에서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 현재 68만5699주(7.58%)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자인 김형자 소정 대표이사와 손석효씨, 손승현씨 등 특수관계자 지분까지 더하면 지분율은 9.58%까지 늘어난다.
지배구조 전문가는 “코메론은 국내 대표 알짜기업으로 현재 시가총액보다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며 “아직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2대 주주가 지분을 확대하고 있어 향후 경영권 분쟁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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