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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콜 Q&A 리뷰]LG디스플레이, 위기 속 '재무 전략'에 집중된 의문LCD 추락에 실적 악화…지출 최소화, 비용관리 중요성 두각

고진영 기자공개 2023-02-10 07:22:25

[편집자주]

컨퍼런스콜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의 백미는 기업 관계자와 시장 관계자 사이에 오가는 질의응답(Q&A)이다. 투자자를 대변하는 시장의 관심이 무엇인지 드러나고 기업 입장에서 되도록 감추고 싶은 속살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자사 홈페이지에 IR 자료와 음성파일을 올릴 때 Q&A 부분만 제외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THE CFO가 IR의 백미 Q&A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7일 14:3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몇년 사이 LG디스플레이가 처한 상황은 급격히 달라졌다. 2년 전만 해도 ‘하늘이 돕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코로나19 수혜 덕분에 판가 상승 효과를 누렸지만 이제 전례없는 수요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기업설명회(IR) 질의응답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드러났다. 과거 LCD 판매 호조나 수익성 개선에 집중됐던 관심이 이번엔 재무전략과 비용관리에 쏠렸다. 김성현 최고재무관리책임자(CFO)의 역할이 주목되는 배경이다.

◇'효자'에서 '애물단지' 된 LCD TV패널

2021년 1월 열렸던 LG디스플레이 컨퍼런스콜에서 Q&A(질의응답)는 실적 호조의 원동력을 묻는 질문으로 시작했다. 당시 LG디스플레이는 LCD TV와 IT패널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요를 보이면서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LCD TV 패널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가이던스를 너무 보수적으로 잡은 게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장밋빛 전망에 그림자가 진 것은 그해 하반부터다. 부활했던 LCD 업황이 고점을 찍고 다시 다운사이클(down cycle)로 접어들었다. 결국 LG디스플레이는 2021년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냈지만 LCD TV 패널에 대한 기대가 아직 완전히 식지는 않은 상황이었다. 2022년 1월 컨퍼런스콜에선 애널리스트들이 LCD 가격 전망과 수익성 관련 전략 등을 관심있게 물어봤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LCD 패널은 팔수록 손해를 보는 골칫덩이가 됐다. LG디스플레이는 LCD사업에서 더 이상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출구전략을 가속화하는 중이다. 국내 7세대 LCD TV 팹은 작년 말 생산을 종료했으며 중국 8세대 LCD TV 팹도 올 초부터 생산능력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 운영하고 있다.


◇달라진 컨콜 분위기…"실적 나빠졌는데 재무관리는?"

올해 개최한 컨퍼런스콜에서 Q&A가 시작되자마자 재무적 대응을 묻는 질의가 나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현금흐름, 차입 전략에 대한 시장의 걱정이 반영됐다. 첫 질문자인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 악화에 따른 향후 차입 등 재무계획과 CAPEX(설비투자) 전략은 어떤지”를 물었다.

답변은 CFO 김성현 전무가 직접했다. 김 전무는 2019년에 LG디스플레이 CFO부문 산하 금융담당 임원으로 합류, 2021년 말 CFO에 임명됐다. 디스플레이업계의 호시절이 끝나가던 시기에 재무를 총괄하게 된 셈이다.

그는 “부진사업인 LCD 사업종료를 가속화해서 손실을 최소화할 계획이며 단순히 생산 축소뿐 아니라 관련해 투입되는 비용들을 같이 줄일 것”이라며 “1분기에 운전자본 관리 등 비용 효율화를 통해 1조원 정도를 절감하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돈이 새 나가는 틈을 최대한 틀어막겠다는 골자로 요약된다.


올해와 내년 CAPEX를 두고는 생산설비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경상 투자, 수요와 매출이 거의 확정되어 있는 수주용 프로젝트에 관해서만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작년 초 컨콜에서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수준의 설비투자를 집행한다는 방침을 유지할 경우 현금이 빠듯하지 않겠냐"는 의문이 나오자 김 전무가 “염두에 두고 운영하겠다”면서도 축소를 이야기하진 않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당시 김 전무는 투자원칙을 6가지로 정리해 답변했었다. 사업적 측면에선 전략과 맞아떨어지는지(정합성), 공급과 캐파(capacity) 측면에서 판매능력이 되는지(적합성), 지금 투자할 체력이 있는지(적시성), 돈이 되는지(경제성), 투자에 걸맞은 기술을 가지고 있는지(기술타당성) 등 5가지로 축약했다. 또 재무적으로는 투자할 돈이 있는지, 없다면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재무구조 악화 가능성이 고개를 들면서 이를 불식시키려고 공들여 준비했던 답변이지만, 1년 뒤인 현재는 이런 원칙보단 ‘최소화’로 투자 키워드가 바뀌었다. 그만큼 사정이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출처 = thecfo.kr

◇순차입 11조…"차입에만 의존 않겠다"

실제로 업계에선 올해 1분기 LG디스플레이가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감소, 영업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 4조원 안팎의 자본조달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차입 규모가 시장의 우려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불어난 상태다. 2022년 연말 연결 기준으로 총차입금이 14조9910억원을 찍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플러스(+)로 유지하고 있지만 투지비용 지출에 따라 잉여현금흐름이 지난해 마이너스(-)로 전환하면서 차입을 확대한 탓이다.

작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3조5470억원, 총차입금에서 가용현금을 뺀 순차입금은 11조4440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6조원 수준이었는데 4년 새 2배에 가깝게 늘었다. 연말 재고자산이 2조873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조6000억원 이상 줄어들었다는 점은 현금흐름에 긍정적이지만 부채 규모에 대한 불안은 여전하다.

김 전무는 컨콜 질의응답을 통해 “투자나 실적 부진에 따른 자금 부족을 걱정하는 시선이 있는데 우려하지 않아도 되도록 준비하고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며 “부족자금을 자기자금이나 차입에 의존하지 않는 방법을 활용해서 현금관리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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