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K반도체·소부장]김형철 자비스 대표 "2차전지·의료·군수 다 펼친다"②1월 161억 계약 수주 토대 글로벌 시장 공략, 치매치료기·폭발물 탐지 시스템도 기대감↑
조영갑 기자공개 2023-02-10 12:19:17
[편집자주]
올해 반도체 전방산업의 불황이 예고된 가운데 생태계 일원인 소부장 중견기업들은 이 파고를 넘을 항해를 준비하고 있다. 더벨은 국내 최대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코리아2023'을 통해 K반도체·소부장 기업들이 갈고 닦은 신기술과 전략 제품, 그리고 그들의 항로를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8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는 사실 일본과 고(故) 아베 전 총리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일본과 무역분쟁이 본격화되면서 정부 주도의 R&D(연구개발) 지원이 확대됐고, 이것이 팬데믹 기간 동안 자비스가 기초체력을 기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자비스는 일본과의 무역분쟁이 한창이던 지난 2021년 산자부의 국책 프로젝트인 ATC+(우수기업연구소육성사업) 과제에 선정되면서 전기를 마련했다. ATC+ 사업은 중견기업 부설연구소의 R&D를 지원해 글로벌 수준의 연구역량을 갖춘 연구소로 육성한다는 취지의 국책과제다.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근에서 만난 김형철 자비스 대표(사진)는 "일본 정부에 덕을 봤다"면서 웃었다.
2019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약 100억원의 공모자금을 확보한 자비스는 정부의 R&D 지원자금을 추가로 확보, 엑스레이 기반 기술을 고도화하는 마중물을 끌어다썼다.
자비스에 따르면 정부 연구지원 자금은 총 30억원 수준이다. 2024년까지 반도체 후공정용 AI 검사 시스템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지만, 자비스의 엑스레이 검사장비 나노급 화소를 미세화하는 데 '터닝포인트'가 됐다. 전체적 역량이 올라갔다는 평가다.
자비스는 반도체 시장을 비롯해 올해 2차전지, 의료기기, 군수 시장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 역량을 펼친다. 이미 지난달 글로벌 2차전지 메이커로부터 161억원 규모의 2차전지용 엑스레이 검사장비 물량을 수주하면서 관련 업계의 이목을 모았다. 2021년 매출액을 넘어서는 규모(100.29%)의 계약이다. 자비스는 2026년까지 검사장비 캐파(capa)를 확대해 고객사 수요에 대응한다.
김 대표는 "지난해 실적(결산 전) 관련 턴어라운드의 달성이 예상되는데, 2차전지 부문이 전체적인 성장을 견인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161억원의 계약 건을 레퍼런스로 앞세워 북미와 유럽 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주요 메이커 향 대형 계약을 따냈기 때문에 앞으로 2차전지 부문이 전체 회사의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자비스는 지난해 매출액 15%를 반도체 시장, 40%를 식품부문, 45%를 2차전지 부문에서 올렸다.
자비스는 이미 원통형, 각형, 파우치폴리머(Pouch Polymer) 셀타입 등 다양한 형태의 2차전지를 검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국내 주요 메이커인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에 납품한 실적도 있다. 신속한 검사 속도와 높은 정확도를 무기로 글로벌 시장까지 두드리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 8월 장비 출하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161억원 계약 건에 대한 매출액이 산입될 전망이다. 큰 폭의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의료기기, 군수 산업에서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자비스는 지난해 7월 국내 한 바이오벤처와 손 잡고 탄소나노튜브 기반 저선량 방사선 치매치료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수주를 받아 장비를 제작하고 있는 단계다. 올 상반기 개발 및 제작을 완료하고, 이르면 내년 초 시장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환자의 두경부에 저선량 엑스레이를 조사하면 퇴행성인 치매의 진행이 멈춘다는 컨셉"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조달과제 역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폭발물 탐지 및 제거를 위한 엑스레이 모듈 시스템이다. 관련 기존 시장은 미국의 군수업체 G사가 독점하고 있던 시장이다. 자비스가 본 조달에 성공하면 최초로 국산화할 수 있다. 자비스는 이와 관련 국방부와 총 500억원 규모의 수의 계약을 맺고, 2025년까지 엑스레이 모듈 시스템을 납품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 조달 계약의 특성상 납기가 완전히 완료돼야 관련 대금이 지급된다. 2025년 이후부터 신규 매출원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자비스 관계자는 "사실 치매치료기기 보다 더 신속하게 시장 침투를 할 수 있는 영역이 군수영역"이라면서 "내년부터 기존 반도체, 식품, 2차전지 등의 영역에 더해 의료기기, 군수사업 등 사업다각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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