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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연초 헤지펀드 '판매 드라이브' 고액자산가 수요 반영, 신생사 상품 위주 세일즈

양정우 기자공개 2023-02-14 08:25:39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8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의 리테일 파트가 연초부터 헤지펀드(일반 사모펀드) 판매 공세를 벌이고 있다. 환매 중단 사태 이후 아직 보수적 스탠스를 고수하는 증권사도 있으나 선제적 세일즈에 나서면서 시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8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삼성증권의 SNI(Samsung & Investment)를 중심으로 국내 헤지펀드를 파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인사이트자산운용의 신규 상품을 하루만에 300억원 어치나 판매했고 그 뒤를 이을 후속 헤지펀드도 검토하고 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리오프닝(reopening)에 나선 'The Time' 시리즈도 삼성증권이 집중적으로 팔고 있는 대표적 상품이다. 소프트 클로징을 단행했다가 다시 제한된 규모로 판매를 개시해 현재 1000억원 가량을 모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 상품을 파는 다른 증권사도 여럿이지만 삼성증권의 판매 비중이 단연 압도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WM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리테일 창구에 올릴 새로운 헤지펀드를 거의 확정했고 리스크 파트의 최종 결정만 남아있다"며 "단번에 완판을 거둔 상품이 나온 만큼 올해 헤지펀드를 판매 라인업의 한 축으로 삼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오랜 기간 업력을 쌓아온 대형사뿐 아니라 실력이 검증된 신생사의 상품을 가판대에 내건 것도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증권사 판매 채널은 각자 설정한 잣대를 통해 적격 운용사라는 내부 기준을 갖고 있다. 운용자산(AUM) 볼륨 등 정량적 요건은 물론 정성적 잣대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최근 삼성증권에서 완판을 거둔 인사이트운용은 내부 적격 운용사 기준에 미달하는 하우스로 파악된다. 그만큼 중첩적으로 리스크를 진단했으나 공격적 판매에 나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삼성증권에서 헤지펀드 판매에 공들이는 배경엔 무엇보다 고액자산가의 니즈가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위축 일로를 걸은 건 고객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개인마다 각자 여건에 맞춰 형성된 투자위험감수도(risk tolerance)는 쉽게 바뀌는 성향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헤지펀드만의 '리스크-리턴' 프로파일에 매력을 느꼈다면 다시 이들 상품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잇따라 불거진 환매 중단 논란에서 삼성증권이 비껴나 있는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라임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 쇼크에 직격탄을 맞았던 증권사는 아무래도 헤지펀드 판매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워낙 큰 이벤트였던 탓에 당시 실무자가 아니었어도 공격적 세일즈에 나서는 게 부담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삼성증권이 선제적으로 세일즈 공세를 벌이면서 다른 대형사도 기존 스탠스를 조정할 채비에 나서고 있다. 일단 삼성증권이 성공적으로 판매한 상품은 공격적으로 판매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물론 이들 헤지펀드뿐 아니라 신생사의 알짜 상품이나 지난해 증시 침체기에 활약한 펀드도 눈여겨 보고 있다.

중소형사의 경우 환매 중단 사태의 여진이 이어진 시기에도 헤지펀드를 꾸준히 판매해 왔다. 메이저 증권사가 세일즈를 엄격하게 통제하는 시점이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절호의 타이밍이기 때문이다. 다만 소형 증권사는 세일즈 기반이 취약하다. 결국 대형사의 판매 재개가 본격화될 경우 특정 증권사를 단일 창구로 활용하는 운용사가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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