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 윤건수 DSC인베 대표 "VC협회장 끝까지 완주하겠다""인선에 비선 개입 문제 개선해야"…벤처기업 위한 VC협회 본질 강조
이종혜 기자공개 2023-02-09 10:13:53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9일 09: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VC협회장 인선이 '비선'에 의해 이뤄져 온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경선을 끝까지 종주할 예정이다. 당초 회추위(안)으로 잘 마무리 돼 혼선이 없어지고 누가 협회장으로 선출되든 협회가 하나로 뭉쳐 이 어려움을 잘 이겨낼 수 있게 되길 바란다."제 15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협회장 후보인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는 8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복수의 후보자가 협회장에 입후보 해 첫 경선까지 치르는 원안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과정의 공정성에 입각해 치러지는 경선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뜻이다.
설립 33년 만에 최초로 경선으로 치러질 예정이었던 VC협회장 인선이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2차례의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 논의 끝에 두 후보는 경선을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1차 이사회가 열리기 전에 지성배 현 VC협회장과 윤 대표와 김대영 케이넷투자파트너스 대표 등 두 후보가 사퇴서 제출에 합의했다. 실제로 김 대표는 사퇴서를 제출하면서 이사회에 나오지 않았다.
사퇴서를 제출하지 않은 윤 대표는 지난 7일 열린 1차 이사회에 참석하면서 사퇴 합의를 번복한 것 아니냐는 업계의 오해를 샀다. 그러나 윤 대표는 "이사회에 직접 나가서 인선 과정을 설명을 하고 후보 사퇴 의견을 밝힐 예정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대표는 "그간 VC협회장 후보 선발을 위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 '비선'에 의해 이뤄져온 것이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다"라며 "내가 중도하차하면 이 문제가 쉽게 고쳐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사진 앞에서 합리적인 과정인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그간 관행으로 진행돼 온 후보 선정 절차에 대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퇴 결심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경선까지 이르는 과정을 보면 윤 대표는 후보 등록부터 쉽지 않은 결심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VC가 산업이 되고 협회도 커졌는데, 금융시장 불안정성이라는 변수가 생겼기 때문에 업계의 질적 발전을 위해 신임 협회장 후보로 나설 '결심'을 어렵게 했다"라고 말했다.
사실 VC딜은 '클럽딜' 형태로 이뤄지다보니 VC간 네트워크가 끈끈한 편이다. 첫 경선이 진행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VC업계가 각각의 후보를 지지하는 쪽으로 나뉘면서 잡음이 발생하는 모양새로 비춰질까 우려했다는 것이다.
VC협회는 200여개 VC회원사들의 의견을 골고루 반영해야 한다. 실제로 의사 결정권 확대에 대한 목소리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커졌다. VC협회장은 업계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인물이 VC업계 발전을 위해 '무보수'로 봉사하는 자리다. 관행적으로 전임 협회장이 후임 협회장을 추천해 '단일 후보자'가 지원하는 형태였지만 이번에는 예년과 달랐다.
지난해부터 김대영 대표가 차기 협회장 후보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VC 대표 다수가 윤 대표를 어렵게 설득해 복수의 후보자가 등록했다. 최초로 경선까지 치렀다. 두 후보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해관계자들 간에 여러 잡음이 발생했고 현 회장의 중재로 두 후보가 동반 사퇴를 합의했다.
윤 대표는 VC의 본질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VC협회가 이익집단으로 머물러있으면 안 된다"면서 "협회의 본질적인 역할은 벤처기업의 밸류업을 위해 컨설팅해주고, 그 기회를 제공해 장기적 관점으로 국가의 신산업 물줄기를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VC업계가 성숙기에 도래하면서 '자금 공급' 이상의 역량이 요구된다. 많은 VC들이 인사(HR), 홍보(PR), 법률(Legal), 재무(Accounting) 각 분야의 컨설팅을 늘려가고 있다.
윤 대표는 예비 협회장으로서 갖춰야 할 역량을 밝혔다. 그는 "후임 협회장은 신산업, 기술에 대해 정책기관들에 잘 설명하고, 설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협회와 업계의 정량적인 데이터 확보가 관건인데 예를 들어 투자금 대비 고용창출 효과를 수치화 할 수 있어야한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취임할 신임 VC협회장의 과제는 산적해있다. 대내외 금융시장 변동으로 VC에 대한 출자가 크게 위축된 데다 IPO 심사 문턱이 높아지며 투자, 회수의 난이도가 이전 보다 높아졌다. 때문에 벤처 생태계의 각 플레이어들의 노력도 중요해진 시점이다.
해결해야할 과제는 총 3가지로 압축된다. △모태펀드 예산 확대 △민간 모태펀드 활성화 방안 △벤처펀드에 출자하는 법인에 대한 세재혜택 등이다. 그는 "경제는 심리인데, 모험자본에 들어가는 정책자금이 많아져야만 모험자본으로 돈이 흘러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출자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라고 설명했다.
내실 다지기를 해내야만 하는 스타트업들의 자구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윤 대표는 "기업가치가 본질가치보다 높아져있기 때문에 밸류 대폭 조정이 일어나야한다"라면서도 "닷컴버블과 금융위기를 통해 보면 결국 버블을 잠재우는 것은 테크였기 때문에 테크기업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또 다른 건전한 버블을 만들어야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엑시트 시장의 중요한 플레이어인 코스닥 시장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기업공개(IPO)에 나설 기업을 정량적으로 맞추는 것보다는 신산업, 신기술에 중점을 두는 등 방향성에 대한 노력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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