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 시프트]'10년만 엑시트' 피에스엠씨, 이번엔 무사 완주할까②인수인 'HLB' 자금 납입 자신, 2021년 매각 불발 경험 있어
김소라 기자공개 2023-02-14 08:28:01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0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리드프레임 제조사 '피에스엠씨'의 최대주주 '에프앤티'가 12년만에 엑시트(자금 회수)를 추진한다. 이를 위한 주식 양수도 작업을 진행 중이다. 표면적으로 주인이 바뀌는 것은 약 2년만이다. 에프앤티 지배체제 하에서 여러 차례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노출되며 대주주 손바뀜이 일어난 탓이다.피에스엠씨는 자체적으로 진행한 지분 이양 작업도 한 차례 실패한 경험이 있다. 해당 거래는 원매자 측의 납입 불발로 최종 결렬됐다. 금번 오너십 변동 작업의 성공 여부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인수자인 에이치엘비(HLB) 그룹에서 자금력을 자신하고 있는 만큼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피에스엠씨는 HLB를 대상으로 최대주주 변경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추진 중이다. 지난 1일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을 승인, 오는 15일 거래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양수도 계약 완료 후엔 현 2대 주주인 김현석 에스티에스도시개발 대표가 최대주주가 된다. HLB는 예정된 유상증자에서 자금을 추가로 더 투입해야 최종적으로 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이처럼 이번 경영권 양수도 작업은 여러 단계에 걸쳐 이뤄지는 구조를 보인다. 구주 거래를 통해 대주주 지분 및 경영권을 양수하고 파생거래로 지분을 더 확보해야 한다. 관련된 전체 거래에서 HLB가 오롯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약 200억원이다. 나머지 나머지 360억원은 HLB의 계열 법인과 외부의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분담한다. 대주주 변경 최종 성사 여부는 내달 10일 유증 대금 납입일에 결정된다.
인수자인 HLB는 이번 거래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실탄을 충분히 확보한 만큼 잔금 납입엔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유상증자를 통해 2300억원의 자금을 수혈했고 체외진단의료기기 제조사 '에프에이'(현 HLB헬스케어사업부)를 인수해 실적이 개선된 덕에 재무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200억원에 대해 금융기관 대출 없이 전액 유보자금으로 납입한다는 계획이다.
HLB 관계자는 "앞서 M&A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덕에 지난해 영업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된 상황이다"며 "이번 M&A도 일정에 따라 무리없이 진행할 계획"이라 설명했다.
납입이 예정대로 이뤄지면 피에스엠씨 경영권은 12년만에 변동이 이뤄진다. 현 최대주주인 '에프앤티'는 2010년 '풍산홀딩스'가 계열사였던 피에스엠씨(구 풍산마이크로텍)를 매각할 당시 대주주로 들어오며 처음 연을 맺었다. 당초 '하이디스'가 지분을 매입하기로 돼 있었지만 잔금 납입에 실패, 이를 대신 소화했다. 2011년 3월 최대주주에 올라 이사진을 재편하고 사명도 현재 이름으로 바꿨다.
다만 지난 10년간 적대적 M&A에 따른 지배구조 리스크가 뒤따랐다. '엔지케이파트너스', '리차드앤컴퍼니', '이에스브이' 등이 장내 매수로 지분을 대거 확보하며 여러 차례 대주주 변경이 일어났다. 에프앤티는 2020년 11월 다시 최대주주 자리를 가져온 후 지배체제를 유지해왔다.
그러면서 엑시트(자금 회수) 기회를 엿보기도 했다. 에프앤티는 2021년 4월 '지일이삼공교육'과 '티씨에스코리아'를 대상으로 보유 지분 1346만5902주(33.65%)를 230억원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과거 하이디스와의 주식 양수도 계약에 27억원을 지불했던 것과 비교하면 유리한 조건에 엑시트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계약은 원매자 측에서 잔금 207억원을 최종 납부하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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