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M&A]'주연에서 단역으로' KCGI, 고수익 불구 명확한 한계 '확인'공개매수 참여 공식화, 수익률 150% 찍고 퇴장…'행동주의도 결국 돈' 지적도
김경태 기자공개 2023-02-13 08:11:40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0일 1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GI가 오스템임플란트 분쟁에서 퇴각한다. UCK 컨소시엄이 등장하던 초반에는 대등한 기세를 유지하는 듯 했지만 결국 공개매수에 응하기로 하면서 뒤로 물러섰다. KCGI는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간에 높은 수익률을 거뒀지만 한계도 명확히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KCGI는 UCK 컨소가 추진하는 공개매수에 참여한다고 10일 밝혔다. KCGI는 "기관전용사모집합투자기구의 업무집행사원으로서 투자자에 대한 신의성실 및 선관주의 의무를 다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KCGI는 지난해부터 물밑에서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매집했다. 올 1월 5일 공시를 통해 지분 5% 이상 보유를 공식화했다. 같은 달 18일에는 오스템임플란트에 주주서한을 보내며 행동주의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수면 위로 떠오른 시점부터 따지면 불과 한 달 만에 회군을 결정한 셈이다.
짧은 기간 동안 KCGI의 고민은 깊었다. UCK 컨소는 지난달 25일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공개매수한다고 공표했다. 그날 강성부 KCGI 대표는 기자와 문자 답변에서 공개매수에 당연히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같은 날 KCGI는 UCK 컨소의 지분 매입을 환영한다면서도 "KCGI는 이와는 별개로 금번 횡령사건에 대한 책임 추궁은 물론 회사가 안고 있는 다양한 기존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한 법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개매수에 대한 KCGI의 입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UCK 컨소의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여러 복잡한 변수가 상존한 탓으로 풀이된다. 강 대표는 이달 초 공개매수 참여에 관한 질문에 "미정"이라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최종적으로 UCK 컨소에 힘을 실어주게 되면서 오스템임플란트 분쟁의 주연이 아닌 단역으로 퇴장하게 됐다.
KCGI의 공개매수 참여는 자칫 갈지(之)자 행보에다가 단기이익 실현에만 집중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정교한 퇴각 방안이 필요했다. 이날 KCGI가 배포한 입장자료에도 고민이 뭍어난다는 평가가 나온다. 출자자(LP)에 대한 선관주의 의무뿐 아니라 일반 주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과 제도 개선까지 언급하며 논리 마련에 부심했다.
KCGI는 입장자료에서 "저희가 금번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음으로써 향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주가 하락 또는 상장폐지의 위험을 투자자들이 감수하도록 하는 것은 투자자에 대한 선관주의 의무에 반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KCGI를 믿고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은 일반주주들이 공개매수 단가보다 낮은 교부금 단가로 인해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 역시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야심차게 내세운 명분은 미완에 그쳤지만 KCGI는 철저히 계산적인 행보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KCGI는 공개매수 가격인 주당 19만원에 보유한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매도하면 펀드 내부수익률(IRR)이 1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에서는 KCGI가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매집하기 시작한 시기로 작년 8월말에서 9월경을 지목한다. 당시 기타법인의 주식 매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 시기에 오스템임플란트 주가는 주당 10만~14만원대였다.
올 1월 5일 공시에는 작년 12월 21일부터의 주식 매입이 공개됐다. 그 전에 이미 83만511주를 보유했다. 여기에 주당 10만~14만원을 적용하면 총 금액은 831억~1163억원으로 추산된다.
작년 12월 21일부터의 주식 매수는 공시 의무로 매입 단가가 공개됐다. 주로 13만원대에서 매수했고 지난달 20일에는 주당 16만1504원에 매입했다. 이 기간 동안의 매입 금액은 293억원이다. 마지막 공시가 이뤄진 1월 27일 총 보유 주식 수는 103만8256주로 증가했다.
이를 고려하면 KCGI는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약 1124억~1456억원 수준의 금액을 투입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KCGI가 103만8256주를 그대로 보유한 상태에서 공개매수에 응하면 회수 가능 총 금액은 1973억원이다. 1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500억원이 넘는 차익을 남기는 셈이다.
한 국내 대형 기관투자가 고위관계자는 "주주관여 펀드(Engagement fund)는 기업의 행동을 바꿔야 하는데 KCGI는 한진칼에서도 그랬지만 금융공학적으로 접근을 하는 것 같다"며 "종목을 잘 고른 것이고 (이익이 남으니) 안 팔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신균 LG CNS 사장 승진, 'IPO 완수' 중책
- [2024 이사회 평가]'호황 수혜' 일진전기, 부진 속 희망 '경영성과'
- [2024 이사회 평가]'행동주의 타깃' DB하이텍, 선방 항목 수두룩
- LG전자, 달라진 인사코드 '최소 승진·대폭 재편'
- '침묵 길어진' 이재용 회장, 최후진술에 쏠린 눈
- [조주완의 밸류업 승부수]기업가치 상승 키워드 '신사업·주주환원·인도'
- [조주완의 밸류업 승부수]저평가 극복 시급한데…'EV 캐즘·중국 LCD 공습' 고심
- 물적분할·유증 넘치는 국장, 삼성전자가 보여준 '격'
- [Company Watch]'M&A 대어' HPSP, 호실적·고객사 다변화 잰걸음
- '삼성전자 이어 물산까지' 주담대 초유의 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