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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 경영' 닻 올린 싸이노스, 美 신설공장이 승부처 조철형 회장 장남 조승준 대표 경영 전면…최소 200억 투입 프로젝트 매니징 능력 검증대

조영갑 기자공개 2023-02-22 07:38:35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0일 08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반도체 장비 부품 세정, 코팅 전문기업 싸이노스가 '2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1월 초 창업자 조철형 회장의 장남 조승준 대표가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경영능력을 검증 받는 시험대에 섰다. 조 대표는 최대 4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예상되는 미국 신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관리하면서 고객사를 확장해야 하는 '특명'을 부여 받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싸이노스는 최근 조승준 사내이사가 신임 대표이사 등기를 완료하면서 2세 경영의 닻을 올렸다. 신임 조 대표는 창업자 조철형 회장의 장남으로 10여년 전부터 싸이노스에 입사,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싸이노스는 조 대표의 선임으로 서덕현 총괄사장(미등기)과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조 회장 역시 계속 경영에 관여하면서 회사 발전의 큰 그림을 그린다.

싸이노스는 반도체 장비의 파츠(정밀부품) 세정, 코팅 전문기업이다. 파운드리 양산 장비의 경우 고온, 고압 및 케미칼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사용연한이 한정돼 있다. 싸이노스는 고객사의 설비 챔버 내부의 부품 재사용 연한이 도래할 경우, 세정 및 코팅을 통해 이른바 리컨디셔닝(re-conditioning) 해주는 기술에 특화돼 있다. 파운드리 고객사의 생산 수율과 원가관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벤더사다.

2002년 삼성전자 출신의 조 회장이 설립했다. 1953년 생인 조 회장은 1979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 입사, 10년 이상 근무하면서 반도체 초정밀 세정, 코팅 분야의 성장성에 주목했다. 싸이노스는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 수준인 0.01µm(마이크로미터)의 미세 파티클을 제거하는 동시에 초고밀도 코팅을 통해 파츠의 수명과 수율을 상승시킨다. 약 50 종의 자체 기술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 램리서치(Lam Research) 등이다. 매출액의 70% 가량이 삼성전자로부터 발생한다. 특히 식각(etch), 증착(ALD·CVD), 세정 장비 분야의 글로벌 톱티어 제조사 램리서치와는 지속적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008년 램리서치의 정식 협력사로 등록된 이래 2013년, 2022년 우수 협력사로 선정되면서 기술력을 공인받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식각 장비 상당량을 램리서치에서 조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삼성-램리서치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셈이다.

비상장사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내실 있는 재무구조로도 명성이 높다. 2021년 매출액 1044억원, 영업이익 231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매출액 1200억원, 영업이익 180억원(감사 전) 가량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영업이익만 15~20% 수준에 이른다. 챔버 파츠의 세정, 코팅이 인력밀집 사업 임을 감안할 때 원가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싸이노스의 올해 화두는 미국공장 완공이다. 싸이노스는 2013년 고객사 지원을 위해 중국 시안 일대에 현지법인(Cinos Xi-an Cleaning technology Co., LTD)을 설립한 이후 10년 만에 두 번째 해외법인 설립에 나선다.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싸이노스 본사 전경(출처=싸이노스 홈페이지)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향후 20년 간 약 250조원을 투입해 텍사스주 일대에 11곳의 신공장을 건설, 파운드리 부문의 초격차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와 관련, 싸이노스는 선제적으로 텍사스주 일대에 미국법인을 신설하고, 대규모 초정밀 세정 및 코팅 설비를 조성하겠다는 복안이다. 고객사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팹(fab) 지근거리에 설비를 구축해야 하는 벤더사의 숙명이기도 하다.

싸이노스의 초기 투입비용은 약 200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부지를 확보하고, 올해 말까지 신공장을 완공하겠다는 목표다. 신임 조 대표가 이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다. 새내기 대표의 첫 대형 프로젝트인 셈이다.

싸이노스에서는 총 공사비용이 최대 400억원 까지 늘어날 것을 대비하고 있다. 2021년 말 기준 싸이노스는 이익잉여금 641억원, 현금성자산 288억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자기자본으로 비용을 충당하고, 경우에 따라 차입금을 끌어온다는 계획이다. 영업현금흐름이 우수하기 때문에 신공장 건설에 따른 재무리스크가 올 가능성은 낮지만, 단기적으로 당좌비율, 부채비율 등이 악화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조 대표는 미국 신공장 공사현황과 회사 재무건전성을 동시에 챙겨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여기에 향후 미국법인을 통한 현지 영업까지 책임질 가능성이 높다. 싸이노스의 매출구조가 특정 고객사에 편중있기 때문에 신설 미국법인을 통해 고객사를 다변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 반도체 업계의 사정을 잘 아는 조 대표의 역할론이 커지는 배경이다.

조 대표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고객사 요청에 따라 올해 말까지 완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현지 건설업계의 사정이 좋지 않아 프로젝트 일정이 조금씩 지연되는 상황"이라면서 "(고객사 다변화와 관련해서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기대감과 동시에 우려감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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