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테를 움직이는 사람들] 패션 호기심 품은 청년 정승탄, 명품 소싱 플랫폼 창업①이탈리아 소재·상품개발·영업 경험, 내실성장 '일등공신'
양용비 기자공개 2023-02-24 08:14:49
[편집자주]
젠테가 명품 커머스 플랫폼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 후발주자이지만 풍부한 부티크 네트워크 기반의 소싱 역량이 빛을 발하고 있다. 명품 커머스 플랫폼 업계에서 외형 확장과 내실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젠테의 핵심 구성원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1일 08: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명품 커머스 플랫폼 기업 젠테의 힘은 풍부한 부티크 네트워크에서 나온다. 국내 명품 커머스 플랫폼 기업 중에 가장 많은 부티크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타 플랫폼과 차별화된 제품을 소싱하고 가격경쟁력에서도 우위를 가질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젠테 부티크 네트워크의 중심에는 정승탄 대표(사진)가 있다. 유럽의 부티크로부터 직접 제품을 조달하는 비즈니스 구조를 설계한 인물이다. 유럽에서 활동하면서 명품 부티크와 맺었던 인연이 젠테 설립 이후 큰 자산이 됐다. 2020년 설립 이후부터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젠테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탈리아서 축적한 노하우, 창업 자산으로
정 대표는 글로벌 5000여개 기업과 함께 협업한 영업 전문가다. 영어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어도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다. 언어뿐 아니라 현지 문화와 특성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현지 부티크들과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
1989년생인 정 대표는 사회경제학도였다. 휴학하긴 했지만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사회경제학을 공부했다. 패션에 대한 관심도 처음엔 사회학적인 접근에서 시작됐다. 패션이 존중이나 존경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 늘 호기심을 가져왔다.
패션업계에 발을 들인 이유도 이런 호기심과 관심에서 기인한다. 정 대표가 당시 경험하고 싶었던 것은 패션 제품의 제조부터 유통에 이르는 모든 단계였다. JS코퍼레이션과 피스톨레시 등 국내외 패션 관련 기업에서 근무했던 이유다.
카투사 군 복무를 마친 이후 입사한 JS코퍼레이션은 상품 개발을 배웠던 곳이다. 뉴욕 브랜드 '케이트 스페이드 제조사로 유명하다. 당시 그는 유럽에서 원단과 지퍼, 단추 등 소재 소싱과 함께 상품 개발을 담당했다.
JS코퍼레이션에서 3년간 경력을 쌓았던 그는 더 많은 공부를 원했다. 이를 위해 향한 곳은 바로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였다. 소재 소싱을 위해 협력할 일이 많았던 이탈리아는 소재의 완성도를 중요시하던 곳이었다. 이탈리아에서 풍부한 경험과 공부를 하기 위해 피렌체 가죽학교를 다녔고 명품 브랜드 불가리에서 인턴십을 했다.
이후 이탈리아 가죽 기업 ‘피스톨레시(Pistolesi)'에서 근무하면서 부티크 네트워크의 진수를 경험했다. 피스톨레시는 이탈리아 소재 기업 가운데 가장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 곳이었다. 에르메스와 샤넬 등 명품 중에서도 명품으로 꼽히는 기업이 피스톨레시의 가죽을 취급하기 때문이다.
피스톨레시에서의 경험은 보약이었다. 소재 영업을 하면서 국내 대기업, 유명 명품 브랜드와 직접 만나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었던 기회였다. 부티크 네트워크를 본격적으로 확장했던 시기도 이 때부터였다.
그는 10년 넘게 국내외를 오가면서 명품의 모든 생산 과정을 경험했다.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명품 커머스 플랫폼에서 자문을 담당하기도 했다. 명품 플랫폼 기업 자문은 유통 플랫폼에 대해 고민했던 계기였다. 고민의 끝에 내린 결론은 한국엔 명품 본질에 충실한 플랫폼은 없다는 것이었다. 그가 2020년 젠테를 시작한 이유였다.
◇얼리어답터+ERP 구축, 차별화 전략 진두지휘
정 대표는 2020년 설립 이후 타 명품 커머스 플랫폼과는 다른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유통 과정에서 중간 에이전트를 거치지 않고 부티크에서 제품을 100% 직접 소싱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가품제로는 부티크 직소싱을 통한 유통 단계 최소화 구조를 구축한 덕분에 가능했다. 기존 플랫폼들은 유통 단계에서 수차례의 에이전트를 거치는 만큼 가품의 우려가 컸었다. 유통 단계가 많아질수록 가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 대표가 구축한 풍부한 부티크 네트워크가 직소싱의 핵심이었다. 부티크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관계 형성에 초점을 맞춰 개발한 자체 ERP 시스템 ‘젠테 포레’도 그가 구상했다.
젠테 포레를 통해 부티크의 재고가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구조를 구축했다.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툴도 제공해 부티크와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젠테가 모든 유통 과정을 직접 컨트롤 할 수 있는 것도 젠테 포레 때문이다.
얼리어답터 상품을 공략한 것도 부티크와의 관계를 끈끈하게 만드는 젠테만의 차별화 포인트다. 스테디셀러 상품이 아닌 얼리어답터 상품은 자칫 부티크에게 재고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 젠테가 얼리어답터 상품을 소화하는 만큼 부티크 입장에선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정 대표는 “지난해 매출은 4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했다”며 “올해부터는 일본을 비롯한 해외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코스닥 상장사 매물 분석]'투믹스 지분 70% 확보' 수성웹툰, 우회상장 가능성은
- [i-point]에스넷시스템, '쌍용레미콘 통합정보시스템' 전환 지원
- [i-point]아이티센 지원 '라잇웨잇', 중기부 '팁스' 최종 선정
- 농금원 "2027년까지 농식품펀드 1조원 추가 조성"
- 머스트운용, 영풍에 주주제안 "자사주 소각하라"
- 코스닥 장수기업의 '뚝심'
- 'MBK 투자처' 메디트, 3Shape와 특허 소송 종결 합의
- [i-point]덕산그룹, 채용 연계형 외국인 유학생 동계 인턴십 모집
- 조병규 행장 연임 불발, 차기 우리은행장 '안갯속'
- [여전사경영분석]한국캐피탈, 업황 악화에도 순이익 경신…빛 본 다각화 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