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Credit Forum]격변의 자본시장, '유망한' 산업과 '우울한' 업종은'2023 Credit Forum' 롯데호텔서울에서 21일 개최
강철 기자공개 2023-02-22 07:33:26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1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리 급등과 레고랜드 사태가 촉발한 크레딧 시장 위기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가늠이 어려운 금리 흐름과 불안정한 실물경제 지표가 다시금 위기감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위기가 상존하는 시장에서 국내 경제 주체들은 어떠한 전략 수립을 통해 변동성에 대응해야 할까.더벨은 21일 롯데호텔서울에서 '2023 Credit Forum'을 열고 중장기 크레딧시장을 조망하는 자리를 가졌다. 발표자들은 거시경제 지표, 산업별 크레딧 전망, 리스크 요인 등을 분석하는 한편 기업을 위시한 경제 주체가 극심한 변동성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과 대안을 제시했다.
곽준희 한국금융연구원 부연구위원(사진)은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당분간은 지금의 3.5%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가 정점을 찍었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고 민간의 신용 규모도 크게 불어난 만큼 더는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 분석했다.
곽 위원은 "현재 크레딧 시장의 뇌관이라 할 수 있는 부동산 가격이 급락할 수 있는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의 추세적 하락을 감안하면 지금보다 더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예상치 못한 또다른 외부 충격이 발생해 인플레이션이 심해지거나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올린다면 한국은행도 인상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를 인플레이션율에 맞춰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테일러준칙'을 적용하면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올라야 하는데 이를 감안할 때 4%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어느 정도 열어둬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회사채 발행은 지금보다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가 하향 안정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고 크레딧물 투자 심리도 살아나고 있는 만큼 현금이 필요한 기업을 중심으로 직접조달에 나서는 빈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증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유상증자나 기업공개(IPO)가 적절한 조달 수단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곽 위원은 "경기 침체와 성장률 둔화가 장기간 지속되면 수익성이 저하되고 현금흐름이 경색되는 기업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회사채와 은행 대출이 자금 조달 채널로서의 기능을 보다 활발하게 수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업종별 전망은 현재 처한 사업 환경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통신, 민자발전, 제약, 식음료는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한 구조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선, 정유, 해운, 자동차, 항공, 호텔, 면세는 향후 몇년간 산업 싸이클이 상당히 우호적일 전망이다.
반면 건설업의 전망은 어둡다. 분양 시장 침체로 개별 건설사의 매출액이 급감하고 있고 단기간에 주택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도 낮기 때문에 향후 몇년간은 어려운 사업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개별 건설 프로젝트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가 상당한 점도 건설업의 신용도 부담을 가중시키는 리스크다.
석유화학도 건설과 함께 사업 환경이 비우호적인 업종으로 꼽혔다. 최대 시장인 중국의 수요가 점차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증설, 불안정한 유가, 판매가 하락 등의 변수가 업종 턴어라운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주욱 한국기업평가 기업본부평가1실장(사진)은 "건설업은 주택사업 집중도가 높은 곳과 비주택 포트폴리오가 많은 기업 간의 신용도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가 상승으로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프로젝트 발주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나 최근 국내 건설사의 트랙 레코드를 감안할 때 수혜를 입는 기업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석유화학은 원재료인 납사(naphtha) 가격 하락으로 부정적 래깅(lagging) 영향이 축소될 전망이나 전반적인 수요 부진으로 인해 실적 개선이 더딜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감안해 지난해 여천NCC와 롯데케미칼에 '부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크레딧 전략 애널리스트는 국내 기업의 부채 규모가 실적 대비 과중하다고 분석했다. 회사채 금리가 많이 떨어지긴 했으나 여전히 4~5%로 높기 때문에 기업이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회사채 투자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AA등급 우량채보다는 A등급 하위채에서 더 많이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AA등급과 달리 A등급은 아직 레고랜드 사태 이전 수준의 크레딧 스프레드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수익 창출 기회의 근거로 제시했다.
한 애널리스트(사진)는 "2022년의 경우 금리 급등과 레고랜드 사태라는 이벤트 때문에 일부 은행채를 제외하고는 채권 투자 실적이 크게 저조했다"며 "다만 금리가 작년 말을 기점으로 하향 안정화 추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작년처럼 마이너스가 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위 등급 회사채에서 수익 기회가 생기고 있는 것은 분명하나 그래도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실제로 최근 대기업 계열이나 금융지주 산하의 A등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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