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3.0, 포스트 이수만 시대]SM엔터, SMBM·DM과 거래 종료 계획 노림수는⑦연내 계약 해지, 수익성 제고·거버넌스 개혁·하이브로 이익 유출 방지 등 효과 기대
이지혜 기자공개 2023-02-23 14:06:33
[편집자주]
국내 엔터테인먼트시장 터줏대감 SM엔터테인먼트가 'SM 3.0' 시대를 선포했다. 지금까지 경영 전략의 시발점이었던 창업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리더십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다. 앞으로는 단단한 조직의 힘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까지 내비치고 있다. 새로운 변곡점에 접어든 SM엔터테인먼트의 변화상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2일 07:1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가 SM브랜드마케팅(SMBM)과 드림메이커(DM)를 사실상 무력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SMBM과 드림메이커가 현재 SM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어 진행하는 사업을 자체적으로 진행하면서다. 늦어도 올해 안에 이들과 거래관계를 끝낼 계획이다.SM엔터테인먼트가 누리는 효과는 세 가지 정도다. 첫 번째는 SMBM, 드림메이커에 지급하던 대금을 더 이상 내지 않아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SMBM과 드림메이커의 지분을 하이브가 인수해도 별다른 실익을 거두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거버넌스 개혁 효과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SMBM과 드림메이커는 SM엔터테인먼트와 내부거래로 이익을 내서, 이 돈이 이 전 총괄에게 흘러가게 만드는 자금창구라는 혐의를 받아왔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들과 거래를 끝내면 내부거래 문제, 즉 거버넌스 이슈를 해소할 수 있다.
◇SMBM·드림메이커 사업 내재화, 거래단절 목표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CFO가 더벨과 통화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SMBM, 드림메이커와 거래를 끝낼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장 CFO는 시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진 않았지만 늦어도 올해 안에 이런 작업을 끝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날 오전 SM엔터테인먼트 공식 유튜브채널에 게시한 'SM 3.0 : IP 수익화 전략‘의 일환에서 추진하는 일이다.
장 CFO는 이 동영상에서 “SMBM이 진행하고 있는 MD유통 사업을 내재화해서 고수익 핵심사업을 SM엔터테인먼트가 직접 운영할 것”이라며 “드림메이커가 담당하는 공연기획 기능을 내재화하거나, 경쟁입찰로 글로벌 일류기업과 계약해서 SM엔터테인먼트의 매출과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SMBM은 2008년 자본금 5억7000만원으로 설립된 기업으로 SM엔터테인먼트의 브랜드, 상표권 등 IP를 활용해 의류나 상품을 디자인해서 제조·판매하고 국내 팬클럽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이밖에 온라인 플랫폼과 메타버스 등 SM엔터테인먼트의 핵심 신사업도 진행한다. 2021년 말 기준으로 이 전 총괄이 SMBM 지분 42.73%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드림메이커는 2006년 홍콩에 설립된 SM엔터테인먼트의 종속회사로 소속 아티스트의 국내외 공연을 총괄한다. SM엔터테인먼트의 중국 연예 매니지먼트와 방송제작을 담당하는 베이징 법인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SM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드림메이커 지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SM엔터테인먼트는 드림메이커 지분을 68.46% 보유했지만 2022년 3분기 말 지분율은 59.93%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이 전 총괄과 일가가 보유한 지분은 25%(2020년 기준)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SMBM과 드림메이커는 이 전 총괄이 SM엔터테인먼트의 이익을 사적으로 취하는 자금창구 노릇을 한다는 혐의를 받아왔다.
SMBM과 드림메이커의 SM엔터테인먼트와 거래 규모는 결코 적지 않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들어 3분기까지 매출 기준으로 SMBM과 260억여원, 드림메이커과 58억원 규모로 거래를 진행했다.
SMBM의 2021년 연간 매출이 452억원, 드림메이커는 207억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SM엔터테인먼트와 거래 비중이 크다. SM엔터테인먼트가 SMBM, 드림메이커과 거래를 끊는다면 SMBM과 드림메이커의 힘이 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수익성 제고에 거버넌스 리스크 해소까지
SM엔터테인먼트는 표면적으로 SMBM, 드림메이커의 사업을 내재화하는 이유로 수익성을 꼽았다. 장 CFO는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외주 계약을 운영하고 SM엔터테인먼트 자체 역량을 강화할 것을 가정해 2022년 손익에 대입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수백억원 늘어난다”며 “2023년 이후 성과를 고려하면 실적 개선 효과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 CFO는 SMBM, 드림메이커 사업을 SM엔터테인먼트가 직접 영위하거나 경쟁입찰로 외주를 맡기면 연간 매출 300억원, 영업이익 310억원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바라봤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말 이 전 총괄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 거래를 끝내 250억원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데 SMBM, 드림메이커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또 SMBM과 드림메이커의 사업을 내재화하면, 하이브가 이 전 총괄에게 두 회사의 지분을 넘겨받더라도 SM엔터테인먼트의 이익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는 효과도 볼 수 있다. 하이브는 최근 이 전 총괄이 보유한 SMBM과 드림메이커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SM엔터테인먼트가 두 회사와 거래를 차단하면 하이브가 이 전 총괄의 지분을 인수하더라도 별다른 실익을 거두지 못한다는 뜻이다.
동시에 SM엔터테인먼트는 거버넌스 개선 효과도 누릴 수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거버넌스 개혁의 핵심으로 내부거래 리스크를 꼽으며 이사회 산하에 내부거래위원회를 설립하겠다고 밝히는 등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내부거래의 온상으로 여겨졌던 라이크기획에 이어 SMBM, 드림메이커과 거래를 끊으면서 이런 리스크를 해소한다는 의미다.
장 CFO는 “직접 할 수 있는 일을, 100% 자회사가 아닌 다른 기업에게 맡기면 회사의 이익을 남과 나누는 꼴이 된다”며 “이는 SM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 주주 모두를 위하는 길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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