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북미·유럽 공략법 'TL 아마존 퍼블리싱' '아시아 제외' 글로벌 배급 계약금 최소 570억 투입…스마일게이트 IP흥행 사례 가점
손현지 기자공개 2023-02-27 12:28:17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4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씨소프트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글로벌, 그 중에서도 북미·유럽 등 서구권 입지는 미약했다. 그런데도 콘솔 등 확장성 좋은 시장인 만큼 외면할 순 없었다. 내부적으론 서구권 진출을 '숙원사업'처럼 여기고 전략을 모색해왔다. 그 중심에 있던 게임이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신작 게임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 TL)'다.TL은 엔씨소프트의 모든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개발 역량을 집대성한 작품이다. 애초부터 글로벌 출시를 염두에 두고 개발을 했던 만큼 개발비만 수천억원을 쏟아부었을 정도다. 대작 '리니지' IP를 이을 대작으로 기대를 모으는 만큼 퍼블리싱에도 심혈을 기울일 수 밖에 없었다.
서구권 노하우가 풍부한 퍼블리셔를 찾는 과정에서 글로벌 빅테크 아마존의 자회사, 아마존게임즈와 손을 잡았다. 아마존게임즈는 퍼블리싱계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서구권에서 현지화 마케팅 등 퍼블리싱 역량을 갖춘 만큼 엔씨 TL의 서구권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다.
◇'가보지 않은 길' 북미유럽 도전
엔씨소프트가 22일 공시를 통해 아마존 게임즈와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 TL)'의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마존게임즈는 이번 계약으로 TL의 북미, 남미, 유럽, 일본 등을 포함한 글로벌 서비스 판권을 확보했다. 국내와 대만을 포함한 아시아 권역은 엔씨가 직접 서비스한다.
계약 금액은 비공개다. 지난 2021년 연결 매출액(2조3088억원)의 2.5% 이상이라는 점만 밝혀진 가운데 최소 계약 금액이 570억원 이상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양사 협력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북미·유럽 시장 확장을 원하는 엔씨소프트와 게임 사업 강화에 나선 아마존의 이해가 부합해 성사됐다.
엔씨소프트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대부분 국내에 집중돼 있다. 내수 중심의 모바일·리지니 IP(지식재산권)에 지나치게 의존적이란 한계를 탈피하기 위해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비중 확대에 나섰다. 리니지W와 길드워2 등 성과를 주춧돌 삼아 2020년 7.7%에 불과하던 해외 매출 비중을 작년 30.7%까지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드라마틱한 성장을 한 아시아와 달리 북미·유럽쪽 비중 확대는 미미했다. 해당기간 아시아 매출 기여도가 3.8%에서 24.3%로 확대되는 사이에, 북미유럽은 3.8%에서 6.4% 증가하는데 그쳤다.
결국 서구권 확장을 위해 TL 프로젝트에 사활을 걸었다. TL은 PC와 모바일만 집중해오던 엔씨가 처음으로 개발한 '콘솔' 게임이다. 최소 수백억원 이상의 개발비를 투입했고, 지난 2012년 ‘블레이드&소울’을 내놓은 이후 11년 만에 선보이는 AAA급 대작으로 평가될 정도다.
리니지W 이후로 이렇다할 흥행작이 없는 엔씨소프트 입장에선 TL의 성공이 절실하다. 엔씨소프트는 구원투수로 신규개발 총괄역 최문영 수석개발책임자(PDMO)를 선임하고 언리얼엔진4과 개발을 진행해 왔다.
◇흥행 보증수표 찾아라, 유명 배급사 '아마존게임즈'와 맞손
최문영 PDMO는 유명 해외 유통사인 아마존게임즈에 주목했다. 해외 현지화, 운영, 마케팅 등 탁월한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을 강점으로 봤다. 2021년에는 자체 개발작 '뉴월드'가 흥행가도에 오르며 게임사업에 탄력이 붙은 상태다.
아마존게임즈는 아마존이 2011년 설립한 회사로 '게임' 등 콘텐츠 사업에 공을 들여 왔다. 킨들 전용 '아마존 앱스토어'를 만들고, 해당 스토어 전용 캐주얼 게임 개발과 수급에 나서는가 자체 제작 역량도 갖췄다. 현재 샌디에이고, 시애틀, 어바인 등에 개발 스튜디오를 두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시장에서도 눈도장을 찍었다. 작년 스마일게이트 스팀 '로스트아크'의 북미·유럽 퍼블리싱을 맡아 흥행을 성공시킨 것이다. 로스트아크는 스팀에 출시된 지 2일 만에 동시접속자 수 132만명을 넘어서며 스팀 동시접속자 수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크리스토프 하트만 아마존게임즈 부사장도 계약 후 "엔씨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오랜 기간 유명 온라인 게임을 선보여 온 검증된 개발사"라며 "TL이 현재 세계적으로 큰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는 MMORPG인 만큼, 모든 글로벌 서비스 운영 역량을 동원해 전세계 이용자에게 게임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TL'도 '로스트아크' 처럼 스팀을 통해 북미·유럽 등 서구권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파이널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한창이다. TL은 입체적이고 전략적인 게임성이 특징이다. 낮과 밤, 비와 바람 같은 환경 요소들이 게임 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기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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