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이성희 상무 "채권우호적 시장 진입…수익 안정화 과제"⑨JP모건 출신 '글로벌 매크로 전문가', 불확실성 속 수익·리스크 관리 매진
김서영 기자공개 2023-03-10 07:18:10
[편집자주]
KB금융은 윤종규 회장 3기 체제를 9개월가량 남겨두고 순항 중이다. KB금융지주는 2020년 4월 인수합병(M&A)한 푸르덴셜생명과 다른 계열사 간 시너지 증대와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 리스크 관리로 분주하다. KB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부행장단 규모를 5명에서 10명으로 늘렸다. 다소 둔화된 매출 성장세를 다시 끌어올릴 준비를 마쳤다. 더벨이 내년 '리딩 뱅크' 탈환을 목표로 하는 KB금융의 핵심 경영진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4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채권시장은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상황이다.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전체 100%라면 현재 90%까지 온 것으로 본다. 긴 호흡으로 매크로(Macro·거시경제) 상황을 분석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데 주력하겠다."이성희 KB국민은행 채권운용본부장(사진)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선임 첫해를 맞은 소감과 포부를 밝혔다. 20여년간 미국계 은행에서 채권, 외환 등 다방면에서 쌓아온 자산운용 경험을 발휘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올해 채권 우호적인 시장을 활용해 운용 수익을 끌어올리는 게 주력할 방침이다.
◇JP모건 출신 매크로 전문가, "KB 채권운용 안정적으로 이끌겠다"
이 상무는 국민은행 안팎에서 '글로벌 매크로 전문가'로 통한다. 20여년 동안 미국계 은행에서 굵직한 경험을 쌓았다. 1967년생인 그는 진주고등학교 출신으로 서강대 경제학과 학사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직후 1989년 2월 한국산업은행(산은) 국제영업부에 입행해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 상무는 산은에서 8년간 일하다 JP모건 체이스은행 서울지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1997년 3월부터 2005년까지 8년간 외화자금(FX) 팀장으로 일했다. 이후 채권·외환·상품(FICC) 트레이딩 및 미국채(Treasury) 책임자로 활약했다. 2006년 JP모건 체이스은행 서울지점 대표로 선임돼 13년간 자리를 지켰다. 2021년부터 2년간 하이즈에셋자산운용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올해 1월 국민은행 채권운용본부장으로 전격 발탁되면서 4년 만에 현업에 복귀했다. 이 상무는 서영호 KB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 유창범 국민은행 시장운용본부장과 함께 JP모건 출신 인사로 꼽힌다.
이 상무는 "매크로 지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바로 채권시장"이라며 "매크로 분야에서 20년간 FX, 이자율 등 여러 실무를 거치며 분석력을 키워왔다"고 말했다. 또 "매크로는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하는 시장인데 그동안의 경험을 접목해 KB의 채권운용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 상무는 올해 초 조직 개편을 거친 채권운용본부를 이끌게 됐다. 국민은행은 자본시장그룹에 대한 조직 개편을 통해 '총괄'이란 직책을 새로 만들었다. 또한 자산운용1본부는 시장운용본부로, 자산운용2본부는 채권운용본부로 명칭을 바꿔 전문성을 제고하고 역할을 확대했다. 이 상무는 앞으로 유창범 시장운용본부장, 민시성 세일즈총괄 등과 협업하게 된다.
지난해 채권시장은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코로나19 막바지 상황에서 세계 각국 정부는 일제히 유동성 회수에 나섰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 방어를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해운 적체 탓에 전 세계 공급망이 붕괴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치솟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레고랜드 디폴트' 사태가 터지며 채권시장 유동성이 메말랐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0월 정부는 채권시장 안정기금(채안기금)을 발동했다. 이에 국민은행은 채안기금 조성에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국내 모든 금융기관을 통틀어 정부 시책에 가장 적극적으로 협조해 시장 안정에 기여했다고 국민은행은 밝혔다.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과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등 단기사채를 인수를 통해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한 바 있다.
국민은행 채권운용본부의 올해 목표는 바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다. 이를 위해 미래 불확실성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이 상무는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KB금융의 '애자일(agile) 조직'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애자일 조직이란 '민첩한', '기민한' 조직이라는 뜻으로, 부서 간의 경계를 허물고 필요에 맞게 소규모 팀(cell)을 구성해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 문화를 말한다.
이 상무는 "금리 인상은 채권시장에 치명적인데 올 들어 금리 인상 기조가 둔화되면서 채권에 우호적인 시장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순이자마진(NIM) 증대를 최우선으로 삼되 적절한 수준의 순이자수입(NII)을 올려 총포괄수익 관점에서 수익과 리스크를 관리할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이 상무는 올해 채권시장 전망도 잊지 않았다. 이 상무는 현재까지 기준금리를 미국은 450bp, 우리나라는 300bp 정도 올렸다며 앞으로 미국이 50~70bp 정도 올리면 최종 금리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다만 그는 "채권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내 분석이 틀릴 수도 있다'는 자세로 시장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리스크 헤지와 손실 최소화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채권운용본부장은 '야전사령관'으로서 부원들을 지휘하고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아무래도 외국계 은행은 개인플레이가 많은데 국민은행은 부서의 성과를 더 중시하는 분위기라 팀워크가 좋아 큰 힘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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