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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명신산업, 조달 특명 완수한 임동신 CFO②부임 이후 순차입 1600억 늘어…외국계 은행 거래 확대 성과

이경주 기자공개 2023-03-03 07:47:57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8일 08:0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명신산업은 최근 4년 동안 연평균 50%에 달하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테슬라에 부품을 납품하기 시작한 것이 직접적 이유지만 숨은 공신이 있다. 재무적 측면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임동신 이사 역할이 컸다.

명신산업은 현금창출력보다 성장 속도가 더 빨랐다. 수주가 밀려들어 대규모 설비투자를 해야하는데 돈이 부족했다. 부족분을 외부에서 적기에 끌어와 대응한 것이 임 이사다. 3년 새 차입을 두 배 가까이 늘렸다. 특히 외국계 은행과 거래를 새롭게 트거나 확대한 것이 성과다.

◇IPO 직후 부임, 상장 후 조달 중책

임 이사가 CFO로 선임된 것은 2021년 1월이다. 상장 후 재무관리를 위해 외부에서 특별히 기용한 인재다. 명신산업은 2020년 12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실무를 이끈 강래인 전 CFO(이사)는 내부출신이다. 관계사 명신과 MS오토템 경리팀장을 거쳐 심원개발 그룹관리총괄직을 수행하다 2020년 3월부터 명신산업 CFO가 됐다.

임 이사는 재무적 역량에 더해 업에 대한 이해를 갖춘 인물이다. 완성차 업체인 르노코리아(옛 삼성자동차) 재무팀(1995년~1999년)이 첫 직장이다. 직후 삼성증권(1999년~2002년)에서 IB(투자은행) 업무 경험도 쌓았다. 이후 알티전자와 시맨틱, 토필드, 에스알바이오텍 등 다양한 기업에서 재무직을 수행했다.

명신산업은 IPO로 1022억원을 공모했지만 구주매출이 과반(공모액의 66.7%)이라 회사로 들어온 현금은 340억원으로 많지 않았다. 상장 후에도 조달이 CFO의 최대과제였다. 임 이사 부임 직후 회사는 투자에 쓸 현금이 크게 부족했다.

2021년 영업으로 창출한 현금(영업활동현금흐름)은 179억원이었는데 설비투자비(CAPEX)는 785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248억원으로 같은 기간 CAPEX 795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다른 수단을 강구해 투자비를 메운 것인데 핵심은 '차입'이었다. 2020년 말 순차입금은 737억원이었는데 2021년 말엔 1141억원, 지난해 3분기 말엔 2361억원으로까지 늘어났다. 임 이사 재직기간 순차입금 규모가 1600억원 불었다.

남의 돈을 끌어다 쓰는 방식의 조달은 비용(이자)이 발생한다. 다만 대기업이 아닌 중견사 체급에선 빚을 지는 것도 능력이다. 공인된 신용등급이 없거나 받는 것이 의미 없을 정도로 열위한 탓이다. 금융기관이 쉽게 대출을 해주지 않는다. 명신산업은 성장을 위한 골든타임을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적기 조달을 해냈다.

한 중견사 CFO는 “중견사는 재무담당자의 발품이 조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평시 금융기관 여신담당자와 수시로 소통하며 사업과 재무현황에 대해 업데이트 해주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야 신용우려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필리핀 이스트웨스트 등 외국계와 거래 확대

임 이사는 재직기간 대형 외국계 은행과 거래를 크게 확대한 것이 성과로 뽑힌다. 금융기관 대출액은 2020년말 1049억원에서 2022년 3분기말 2214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는데 외국계 덕이었다.

2020년 말엔 국책은행이 주 거래처였다. 최대 대출처가 산업은행으로 253억원 규모다. 이어 수출입은행 197억원, 필리핀 대형은행 이스트웨스트뱅크(EastWest Bank) 138억원, 신용보증기금 100억원, 기업은행 87억원 순이다. 상위 5곳 가운데 이스트웨스트뱅크만 민간 금융기관이다. 정부에 기댄 측면이 컸다.


반면 2022년 3분기 말 기준으론 최대 거래처가 이스트웨스트뱅크로 대출액이 566억원이다. 이어 기업은행 488억원, 씨티은행 368억원, 수출입은행 229억원, 산업은행 206억원 순이다. 외국계와 거래를 크게 확대하거나 새 관계를 트면서 국책은행 일변도에서 탈피했다.

이스트웨스트뱅크 거래액(566억원)은 2020년말(138억원) 대비 4배 이상 불어난 규모다. 씨티은행은 2020년엔 거래처 명단에 없던 곳이다. 국책은행과도 더욱 긴밀해졌다. 기업은행 거래액(488억원)은 2020년말(87억원) 대비 5배 이상 커졌다.

차입을 크게 확대하면서도 만기구조는 비슷하게 유지해 낸 것도 성과로 평가된다. 통상 신용도가 열위 할수록 장기차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2020년말엔 단기성차입금이 992억원으로 총차입금(1623억원)의 61.1%였다. 2022년 3분기 말엔 단기성차입금이 1866억원으로 총차입금(3085억원)의 60.4%를 차지하고 있다.

비용 통제에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자비용은 2020년 330억원이었지만 2021년 100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 3분기까지는 7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연환산으로는 약 98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하다. 같은 기간 차입이 크게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비용절감을 이뤄낸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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