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고영을 움직이는 사람들]'머신비전 전문가' 박윤원 상무, 세계 최고 '로봇 눈' 만든다③삼성테크윈 출신, 하이엔드 투명체 검사·의료장비 개발 앞장

조영갑 기자공개 2023-03-07 07:53:18

[편집자주]

고영테크놀러지(고영)는 글로벌 SMT 분야의 최강자다. 세계 3200여개 고객사에 3D 검사장비를 공급하면서 점유율 50%를 유지하는 필드의 챔피언이다. 하지만 창업주 고광일 대표와 키맨들의 눈은 필드 그 너머에 있다. 더벨은 '10년 후 미래를 창조한다'는 정신으로 오늘을 임하는 고영의 사람들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3일 08: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머신비전 기술의 선도자, 전문적인 소프트웨어 아키텍쳐, 효율적인 프로세스, 업계 최고의 맨파워! (Leading Machine Vision Technology, Professional SW Architecture, Efficient Process, Topnotch Manpower!)"

고영 머신비전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박윤원 상무(연구소장)가 꼽은 연구소의 비전이다. 16년 상 SMT(표면실장) 검사 부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고영은 전체 그룹을 아우르는 미션과 비전, 각 조직을 관통하는 미션과 비전을 디테일하게 갖고 있다. 단, 그 기저에 흐르는 목표의식은 동일하고, 간명하다. 유일무이(Unique), 세계 최고(Top-tier)다. 글로벌 시장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3D SPI(납도포검사기), AOI(자동광학검사기)는 그렇게 탄생됐다.

박 상무 역시 군수, 산업부문을 두루 경험한 업계 최고 수준의 머신비전 개발자다. KAIST 전기전자공학 박사 출신의 박 상무는 2000년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입사, 2016년까지 수석연구원으로 재직하며 무수한 로봇비전 솔루션을 개발했다. 철책선 감시로봇, 서산석유비축기지 감시로봇이 그의 작품이다. 반도체 칩마운터, 플립칩 마운터, OLED 결함 검사기 등의 개발에도 깊게 관여했다. SW 구조화 전문가이기도 하다.

◇ 군사장비, 산업 두루 거친 AI 머신비전 SW 설계 베테랑

머신비전(Machine Vision)은 쉽게 빗대면 '로봇의 눈'이다. 메카트로닉스(Mechatronics)가 산업로봇의 심장, 근육을 조직해 로봇의 생명력을 불어넣는 영역이라면, 머신비전은 로봇 근육의 방향성과 목적성을 설정해주는 시신경의 영역이다. 시력이 없는 근육질의 몸은 제한된 힘 밖에 쓰지 못한다. 여기에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 기술이 결합하면 정상 범주에서 벗어난 특이 패턴 혹은 불량(defect)을 스스로 학습하며 판별하는 '브레인'이 된다.

2016년 머신비전 부문 보강을 위한 인재영입 케이스로 발탁된 박 상무는 고영의 AI 머신비전 지능형 검사장비, 고정밀 의료 비전 시스템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박 상무는 고영에 합류한 계기에 대해 "이미 테크윈에서도 많은 신기술을 제품화했지만, 고영은 3D 이미지를 단순히 재건하는 수준이 아니라 실시간 3D 측정(Real 3D Measure) 기술에 특화돼 있었기 때문에 나의 도전의식을 일깨웠다"고 말했다.

고영 머신비전연구소는 국내를 비롯, 미국, 캐나다, 베트남 등에 연구소 조직을 설치하고, 각국의 개발자들과 함께 협업을 하고 있다. AI 기반 머신비전 기술의 경우 축적한 데이터가 많을수록 비전 SW의 성능이 향상되기 때문에 방대한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다. 증례가 많은 의사가 집도 실력도 앞서는 이치와 비슷하다.
머신비전연구소는 기존 주력 제품인 산업용 검사장비 SPI, AOI를 비롯해 자동 광학검사 장비인 MOI(Machining Optical Inspection) 장비의 비전 알고리즘, SW 개발 등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고영의 새로운 매출 라인업으로 가세한 디스펜싱 공정 투명체 검사장비(DPI) 개발에 박 상무를 비롯한 머신비전연구소의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DPI 장비는 2021년 상반기 출시된 장비다. 'Neptune(넵튠)'이라는 제품명으로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되고 있다. 전기차(EV), 군수장비, 우주항공, 헬스케어 디바이스 등 복잡한 회로기판을 사용하는 영역은 부식, 충격으로부터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컨포멀 코팅' 과정을 거치는데, 고영의 DPI는 기존 장비와 달리 코팅 두께 측정은 물로 공정 개선에 필요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AI 머신비전 SW 성능 개선 덕택이라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고영은 지난해 EV 투명체 검사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면서 "EV의 경우 전력 구동 특성상 코팅 공정 수율이 매우 중요한데, 이와 관련 고영의 DPI 장비가 확대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고영의 DPI 단일 매출 비중은 약 5%(140억원) 가량으로 파악된다.

◇ 비접촉식 혈류검사 기술 앞장 의료시장 '뉴 웨이브' 포부

박 상무와 머신비전연구소는 의료비전센서 기술을 토대로 헬스케어 장비의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당초 의료비전센서 측정 시스템은 생체 검사용 의료장비 개발로 착수했으나, 개발 과정에서 범용성을 확인하고 DPI 개발에 적용됐다는 점이다. 박 상무는 "해당 기술이 비전기술이 의료, 산업 등 다양한 부문에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사례"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기존 고영의 메인마켓인 산업용 검사측정 부문에서의 비전기술을 심화하는 동시에 의료기기 사업에도 역량를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단순한 생체시편(검체) 3D 이미징을 벗어나 비접촉식 혈류검사 기술을 개발, 관련 헬스케어 제품을 의료시장에 선보인다는 포부다. 구체적인 품목은 기술 보안상 공개하지 않았다. 출시되면 기존 수술 프로세스에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박 상무는 "머신비전연구소는 의료, 산업분야의 다양한 센서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컨셉의 알고리즘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향후 모든 산업에 적용될 수 있는 제너럴(General) 머신비전 알고리즘 개발 연구소의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